처가에 도착하니 정오이다.
이번 처가 방문은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졌다. 장인어른께서 평소 서운했던 것이 있었는 지 어제 오지마라고 하여 출발하기 직전에 가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8시경 전화가 다시 걸려와서 어제는 미안했다면서 동기간들 않가고 있으니 특별한 약속없으면 오라는 것이다. 자초지종을 블로그에 다 적을 수는 없지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상주에 도착하여 세배를 드리는데 기분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있는데 장인께서 먼저 나에게 '많이 서운했지?'하면서 말을 거신다. 나도 평소 연락 못드려 죄송하다며 사과를 한 후 몇 말씀 올렸다.
막내 처제 식구들이 가지 않고 그대로 있다.
막내처제는 딸둘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데 맏딸 현민이가 이번에 한양대 공대를 진학한 것이다. 그래서 박서방과 처제에게 크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현민이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덕담으로 교수가 될 것을 권하였다. 사실 한양대학교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참 가고 싶은 학교였는데 실력이 모자라 가지 못한 학교이기에 기억에 더 남아있는 학교이다. 그런 학교에 시험을 쳐서 입학하게 되었으니 경사중 경사이다. 비록 나의 아이는 자랑할 것이 없지만.... 내가 막내처제를 처음 보았을 때가 1991. 2월 상주여고 졸업식장에서이다. 동생 석우랑 같이 참석하여 축하도 하고 사진촬영을 한적이 있다. 그 당시 모습이 지금 고3졸업하는 현민이의 얼굴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참 세월은 잠깐이다. 점심식사를 간단히 하고 윷놀이를 한 후 우리는 모서 큰집으로 향한다.
큰집에 도착하니 큰아버지 내외분이 계신다.
우리 집안의 최고 어른이다. 세배를 드린 후 봉투에 10만원을 넣어 드린다. 큰 집에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 후 저녁을 먹는다. 큰아버지는 시사에 관심이 많아 만나면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이번에는 보장성 80%, 장기요양보험, 국민연금, 기초노령연금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었다. 큰형님도 다음달 부터 국민연금을 60만원 정도 수령한다고 한다. 철우형님 아들 인광이는 전면장학생으로 대구대 수학교육학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아 그 길을 택하였다고 한다. 참 대단하다. 인한이 내외 인사도 받고. 인한이 댁이는 서울 사람인데 참 예쁘고 목소리도 좋다. 인한이가 나하고 '당질'이니 인한이 댁이는 정확히 표현하면 '당질부'가 된다. 당질부와 주방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친정 아버지가 교회 장로님이라고 한다. 구리에 있는 구리목양교회에 시무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내외는 인한이를 꼭 교회에 데리고 나가라고 하니 아직 의지가 부족한 것 같아 집사람이 교육을 시킨다. 나보고 교회 장로님 처럼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연세가 40대 초반으로 보인다고 하니 참 이쁘다.
맛있게 저녁을 먹은 후 오후 7시30분경 떠난다.
쌀쌀한 날씨지만 큰아버지 내외분을 비롯한 모든 식구들이 대문앞까지 나오셔서 배웅한다. 몸은 힘들어도 오늘 잘 다녀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 설날 교통체증을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해진다. 나는 추풍령까지 가서 고속도로에 올려 대구까지 가는 길을 선택하였고 대구까지 오는데 한번도 정체없이 무사히 잘왔다. 도착하니 오후 9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