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한.일 친선여자테니스대회가 6월3일 올림픽코트 실내 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날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린 전야제에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갖은 양국의 선수들은 친근하게 눈인사를 했다.
양 이틀 행사에서 지난 27년 동안 한국여자테니스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 고 배준영 회장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특히 일본의 이이다 회장의 대회사는 눈물겨웠다. 이이다 회장은 "존경하는 분이 떠나니 적적함을 금할 수가 없다. 고 배준영회장의 뜻을 받들어 돈독한 우의를 바탕으로 한일교류전을 지속시키는 것이 후배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년 간격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각 국의 아마추어 대표가 선발이 되고 한 해는 한국에서 또 그 이듬해는 일본에서 교류전을 펼쳐 온 33년 동안 일본어에 능통했던 고 배준영 회장님과 이이다 회장님과의 깊은 우정과 이별의 슬픔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한국여자테니스연맹을 이끌게 된 정희자 회장은 "양국 선수 모두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며"오랫동안 연맹을 이끌어 오신 고 배준영 회장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연맹을 위해 혼신을 다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간단한 입장식이 끝나자 3장조 선수들이 먼저 경기에 들어갔다. 한국 팀은 홍수진 구선미조였다. 3세트 경기 중 첫 세트를 가볍게 이기더니 두 번째 세트를 내주었다. 일본팀 하마구찌 요시미는 포핸드가 정확했다. 연타와 강타를 섞어 드라이브 로빙까지 한국 선수들을 자유자재로 요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호인 대회에서 오랫동안 단련된 한국 선수들은 끈질긴 수비와 공격으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1로 일본팀을 제압했다. 경기를 관전하던 갤러리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하였다.
2장조는 유현화 이권희조가 지고 마지막에 들어간 김하정 김선영조가 일본팀을 가볍게 이겨 총 세트 스코어 2대1로 한국이 승리하였다.
첫 게임부터 마지막 게임까지 관전하던 김문일 시니어 회장은 "양측 선수들의 실력은 비슷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실전 경험이 많아서 노련한 반면 일본 선수들은 기본기가 앞선다"며 "이이다 일본 회장이 표현한대로 일본은 20대부터 나이별로 선수들을 육성시키고 있다고 하듯이 앞으로 교류전을 할 때 30대 40대등 나이별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양 이틀 행사를 지켜보던 전 대한테니스협회 김두한 회장은 "역사가 34년 된 한일 교류전을 보니 양측 임원단들의 열의를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행사 규모가 커질 필요가 있다. 3복이 아닌 5복 정도 하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또 "주최 측에서는 10팀, 방문하는 팀은 5팀으로 해서 양 이틀간 다양한 선수들의 볼을 받아 본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것 같다"고 전했다.
유현화 주장은 "처음 한국대표로 선발되었을 때 매우 긴장되고 불안했다. 하지만 이순오 한윤자 감독님께서 잘 지도해 주시니 자신감이 생겼다"며 "팀원들이 좋아 연습기간 동안 즐겁게 행사 준비를 했다. 기량이 좋은 일본 선수들을 확실하게 이기려면 발리와 스매싱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긴장하며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양정순 전무는 "5년 만에 일본팀을 이겨서 기쁘다. 올해는 그동안 한일전 대표로 뛰었던 선수들까지 오픈하여 선발전을 했다. 내년 일본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올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을 시킬 것이다"고 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전무를 맡아 앞으로 연맹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한윤자 이순오씨등 젊은 임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테니스로 민간 외교를 쌓는 한일 테니스 교류 현장에는 위안부 문제나 독도문제도 문제시 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누구나 하나가 되게 하는 스포츠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제34회 한.일 친선여자테니스대회는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다.
한국팀 대표
김하정 김선영
유현화 이권희
구선미 홍수진
일본팀 대표
후쿠타하루카, 가나마루 사토코
오이께시에미, 마스토모에리
하마구찌요시미,가와노히로꼬
글 사진 송선순 사진일부 김도원기자 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