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최고의 철학자 아리스토 텔레스가 "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 인간은 절대로 혼자서 살 수가 없고 서로를 받쳐 주면서
조금의 거리를 두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을까...
몇 년 동안 개인 사정으로 타의든 자의든 동창 친구들 얼굴도 잊을 정도로 지냈다
햇빛 하나 들어오지 않은 긴 터널 속에서 소리없이 얼마나 발버둥을 쳤던가,,,
그러나 몰랐던 것이다
터널의 작은 구멍으로 실날 같은 빛이 소리 없이 다가왔음을
어리석은 나는 미쳐 깨닫지 못하고 원망하고 자책하면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냐면서 큰 소리를 질러보기도하고
스스로의 설움에 혼자서 소리내어 엉엉 울기를 몇 번 했던가
그러나 지나고 보니 모두가 얼마나 어리석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그냥 세상의 이치에 모든 걸 맡기고
오늘 하루만 바라보고 살다보니 세월이란 친구가 찾아오면서
해결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주는 해결사임을 알았던 것이다
이제는 조금씩 나에게 조금의 시간들이 주어지기 시작하자 망설이지않고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초등 동창들을 만났다
예전의 생기 발랄하고 찬란했던 젊음은 세월의 흔적에 묻히었지만
그동안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한 친구들이기에
아무리 세월이 우리를 할퀴어 가도 타고난 본 모습에
이제는 인생살이 연륜까지 합쳐져 건강하고 중후한 멋짐이 풀풀 넘치는
우리 친구들의 모습이 참으로 정겨웠다
어제 내 눈에 보이는 우리 남자 친구들
이제까지 지내 온 세월 동안 어깨에 짊어진 가장의 무게가 버거워
흔들거리는 날도 있었을텐데도 어제 본 친구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 볼 수 없었고 하얗게 내린 은빛의 머리 숱이 오히려 멋스러워 보였다
그 많은 세월들이 친구들을 비껴 갔는지 모두가 건강하고 여유로움도 보였고
이제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장공수, 노철인 , 백기수, 김재복, 유홍규, 송광국, 정대식, 나선하, 김원경,이재신
그리고 항상 변함없이 텁텁한 개구쟁이 같은 심한선 남자 친구들 11명과
이은행, 송인순 그리고 나 열 네명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말 오랜만에 보았지만 항상 그자리에서 말없이 응원하면서
변함없이 기다리고 있었던 죽마고우 내 친구들 모습에 감사하는 마음이 앞섰다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다
장점만 있는 사람도 없고 단점만 있는 사람도 없다
살다보면 보이고 싶은 것만 보여 주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을 분별 할 수 없어 실망하고 상처받고 그래서 사람인 것이다
젊음이 한창 일 때는 친구간에도 자신의 취향에 맞지않아서
오해를 하고 언쟁을 하는 겨우도 있었겠지만
지금의 우리들 내일 모래 칠십을 바라보면서 뭘 따지고 따지면서 꼭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당시의 오해가 있었다면 이제는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 주면서
서로의 등을 토닥여 주는 우리 나이의 모습이 아닐까한다
" 크게 성공하지 못해도
사방 곳곳에 이름을 날리지 못해도
그냥 살아가는 것 조차 얼마나 아름다운가 "
어느 시인이 쓴 시 한 줄처럼
그냥 자리에 함께 있기만 해도 좋은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셔 웃고 지내는데
어쩌면 그렇게 시간은 빨리 가는지 우리가 헤어진 시간이 오후 4시쯤 되었던 것 같다
이번 모임에 김재복 친구의 훌륭한 자제분 이야기도 들으면서 나도 이렇게 기쁘니
그 친구의 행복함은 우리 친구들 축하하는 마음까지 합쳐져 배가 되었을 것이다
올 한해를 마무리 하는 전남 광주 친구들의 모임
김재복 친구의 찬조금으로 넉넉한 상차림이 되었고
노철인의 사랑의 차가 배달되어 친구들 입술을 사르르 훔쳐 갔고
총무인 은행이의 노력으로 달콤한 감귤의 속삭임과 함께 한 즐거운 시간들
친구들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데 마음에는 따뜻한 강물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