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대종사의 대각(1916) 후 구술(口述)한 가사(歌辭)와 한시(漢詩)를 엮은 책. 소태산은 대각한 심경과 그 지견으로 내다 본 세계상에 대하여 많은 글을 읊으면서 김광선에게 붓을 잡아 기록하게 하여 《법의대전》이라 이름 붙였다. 1920년(원기5)에 이르러 불에 태워 파기했으며, 현재는 후인들이 외우고 있던 내용 일부가 전한다.
[구성]
원불교의 초기교서는 1927년(원기12)에 발간된 《수양연구요론(修養硏究要論)》이 효시이며, 이전을 흔히 소태산의 대각에 의한 구세경륜(救世經綸)을 구두로 설한 구술시대로 불린다. 이 구술시대에도 많은 시가와 교설이 베풀어졌으며 《백일소(白日嘯)》ㆍ《심적편(心迹篇)》ㆍ《감응편(感應篇)》 등이 전하고, 1919년(원기4) 이후의 봉래산주석기에 있어서도 《회성곡(回性曲)》 등 다양한 소태산 친찬 가사가 전한다. 《법의대전》은 구술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소태산은 학식이 있는 김광선에게 붓을 잡게 하여 작문과 시가 등을 읊어 편집하게 했는데, 의리가 신비하여 보통지견으로는 알아보기 어려운 내용이었으며, 교강(敎綱) 발표를 전후하여 불사르게 했다. 그 대강은 곧 도덕의 정맥(正脈)이 끊어졌다가 다시 난다는 것과 세계의 대세가 역수(逆數)가 지내면 순수(順數)가 온다는 것과 장차 회상 건설의 계획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 책이 전하지 않도록 한 것은 한 때의 발심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식 교과서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교강발표(1920)를 통해 구세경륜의 교리적 체계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미]
《대종경》 전망품 2장에는 《법의대전》의 첫 절과 구송(口誦)으로 전해진 한시 11구를 수록하고 있다. 첫 절은 ‘개자태극 조판으로 원천이 강림어선절후계지심야(蓋自太極肇判元天降臨於先絶後繼之心也)’로, 번역하면 ‘대개 태극으로 천지가 열리면서부터 원천은 선천시대를 끊고 후천시대를 잇는 마음에 강림한다’는 뜻이다.
한시는 “만학천봉답래후 무속무적주인봉(萬壑千峰踏來後 無俗無跡主人逢) 야초점장우로은 천지회운정심대(野草漸長雨露恩 天地回運正心待) 시사일광창천중 기혈오운강신요(矢射日光蒼天中 其穴五雲降身繞) 승운선자경처심 만화방창제일호(乘雲仙子景處尋 萬和方暢第一好) 만리장강세의요 도원산수음양조(萬里長江世意繞 道源山水陰陽調) 호남공중하처운 천하강산제일루(湖南空中何處云 天下江山第一樓) 천지방척척수량 인명의복활조전(天地方尺尺數量 人名衣服活造傳) 천지만물포태성 일월일점자오조(天地萬物胞胎成 日月一點子午調) 방풍공중천지명 괘월동방만국명(放風空中天地鳴 掛月東方萬國明) 풍우상설과거후 일시화발만세춘(風雨霜雪過去後 一時花發萬歲春) 연도심수천봉월 수덕신여만괵주(硏道心秀千峰月 修德身如萬斛舟)”이다.
이를 번역하면 “만 골짜기 천 봉우리 모두 밟아본 후에 속도 없고 자취도 없는 한 주인을 만났도다. 들풀은 우로의 은혜로 점점 자라나고 천지에 돌아오는 도운을 바른 마음으로 기다리더라. 활로 창천 가운데 일광을 쏘니 그 구멍에서 오색구름 내려 온 몸을 감싸더라. 구름을 탄 신선이 경치 좋은 곳을 찾으니 만상은 화창하여 제일 좋도다. 만리장강에는 세상 뜻이 서려 있고 도가 근원되어 산수음양의 조화를 이루더라. 호남공중을 어느 곳이라 이르는고, 천하강산에 으뜸가는 곳이더라. 천지도수를 척수로 재어 인명에 맞춰 의복을 지어 전하도다. 천지만물은 한 포태에서 이루어졌고, 해와 달의 일점은 밤과 낮을 고르더라. 허공에 바람을 날리니 천지가 진동하고, 동방에 달이 걸리니 만나라가 밝아지도다. 비바람, 눈서리 스쳐간 후에 일시에 꽃이 피니 만세상에 봄이 왔도다. 도를 연마하니 마음은 천 봉우리의 말보다 빼어나고 덕을 닦으니 몸은 만섬이나 실은 배와 같더라”는 뜻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법의대전 [法義大全] (원불교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