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를 산다
최 화 웅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 아니다. 미래는 어제가 만든 오늘일뿐이다. 오늘은 인공지능이 열어가는 새로운 혁명의 분기점이다. 인공지능시대란 수수깨끼 같은 전지전능한 신의 시대를 허물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시대정신의 아침놀이 붉게 탄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등장한 AI는 과학기술분야 용어로 인공지능을 뜻하는 Artifical Intelligence를 줄인 말이다. 인공지능(人工知能)이란 컴퓨터에서 인간처럼 사고하고 학습하며 판단하고 행동하는 고급 컴퓨터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다. 인공지능이란 인간이 구현하는 미래의 청사진이다. 그 예가 알파고(AlphaGo)로 나타났다. 알파고는 ‘구글’의 인공지능(AI) 전문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으로 9단의 이세돌과 겨루어 4대1로 승리했다. 유명 병원에서는 IBM에서 제작한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인 인공지능 의사 왓슨(Watson)을 도입하여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을 담당한다. 인공지능이 영화를 만들고 시와 소설을 쓰며 작가를 대신하여 창의적인 영역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인류학자 메리 그레이와 컴퓨터공학자 시다스 수리는〈고스트워크(ghost work)〉를 통해 우리에게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진화, 그 끝자락에 과연 인간이 존재하는가? 라고 묻는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대다. 인공지능이 신과 인간을 대신하고 언론사에는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 기자가 이미 등장하였다. 언어능력을 갖추고 소통하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놀랍게 변화시키고 있다.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에서 선보인 대화형 인공지능 ‘샤오빙(Xiaoice)'이 시집을 출간하고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도전하고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문학상에 응모하여 예심을 통과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며 영화를 만든다. 인공지능이 예술가의 역할을 대신해 창작 활동을 하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방송국에서는 인공지능이 드라마와 기사를 쓰고 리포트를 하는 시대다. 인공지능이 신의 대리자, 주례 사제의 역할을 대신할 인공지능 사제의 시대가 머지않았다. 상상 속 미래가 현실이 된다. 창작 분야에서 인간은 아이디어 제공과 사후관리 등 협업의 수준에 머물 것이다.
2015년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호시 신이치(星新一)를 기념하여 일본 경제신문이 제정한 제3회 호시이 신이치 문학상에 모두 1400여 작품이 응모하였다. 그 중에는 인공지능이 쓴 네 편의 소설이 응모하여 그 중 두 편이 예심을 통과하였다. 이 소식을 접한 하코다테 미래대학의 ’AI 소설 창작 프로젝트팀‘은 2016년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인공지능이 소설을 쓰는 방식은 인간이 줄거리와 세부 구성을 기획하면 인공지능이 정해진 방식에 따라 글을 쓴다. 여러 절로 구성된 다양한 문장을 데이터에서 선택하여 재조합하여 글을 완성하는 것이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이 글을 쓰는 시대다. 작가 대신 IT대기업이 문학 작품을 양산할 상황을 상상해 보라. 특히 초고밀도 집적회로 분야와 프로그래밍 분야의 발전이 인공지능 영역으로 확대되었다.인간을 대신한 인간지능 로봇이 스스로 인간이라는 착각으로 세상을 활보하게 되었다. 이제 초입에 들어선 인공지능 문학시대가 인간과의 협업 단계를 넘어서서 새로운 길을 열어갈려고 한다.
인공지능이 펼칠 문학 장르는 결과적으로 문학작품을 소비하는 독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인간이든 AI든 누가 쓰더라도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감동을 주는 내용이 독자에 의해서 선호되고 소비될 것이다. 독자는 언제 어디서든 작품을 저장한 중앙컴퓨터에 접속만 하면 원하는 작품을 읽을 수 있다. 문학은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삶을 통해서 스스로의 위치를 잡고 제 길을 찾아가게 되리라. ‘대낮에 등불을 들고 신을 찾아 거리로 나섰던’ 디오게네스(Diogenes)로부터 “신을 숭배하는 것은 시간낭비다.”라고 선언한 에피쿠로스(Epicouros)는 오늘도 우리에게 ‘저 세상’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의 행복을 살아라.’고 외친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깨우침은 하이데거와 헤겔을 거쳐 니체에 이르러 마침내 ”신은 죽었다(Gott is tot).“고 선언하고 ”절대적인 진리가 없다.“는 인식이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말은 신이 인간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지어내어 퍼뜨린 이야기일 뿐 인간에 대한 무한한 긍정과 가능성을 부추긴 인간해방선언이다. 세상은 엄청나게 변해간다.
종교는 새로운 과학기술시대와 더불어 지구가 돌지 않는다는 교리로 계속 버틸 수 있었을까? 아울러 ‘신이 죽었다.’는 생각은 타락한 현실 교회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프랑스 비평가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가 일찍이 예견했듯이 “수필이 미래의 모든 문학 장르를 흡수할 것”이라는 예상처럼 인공지능이 우리 앞에 모든 것을 구현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그 길이 곧 인간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니체가 “신이 죽었다.”고 했던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신은 죽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 삶속에 깊숙이 파고들어와 자아를 지닌 인간형 인공지능으로 인간을 대신하리라. 머지않아 인공지능 사제에 의해 명강론을 듣게 될 날이 기다려진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신과 더불어 인공지능시대를 성찰하면서 오늘을 제대로 인식하고 깨어나서 제대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신과 더불어 인공지능시대를 성찰하면서 오늘을 제대로 인식하고 깨어나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