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국 문인들에 대한 공개 서한 남진원
가을이 깊어가더니 어느새 겨울로 접어들었습니다. 단풍이 사랑보다 진한 붉은 마음을 드러낼 듯이 산야의 화려한 모습이 어제런 듯 합니다. 곳곳에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월동준비는 다들 마치셨겠지요.
실은 제가 문인 여러분께 부끄러운 저의 모습을 서한으로 공개하는 것은 저를 아껴주시는 문인들에 대한 송구함 때문입니다.
저는 젊을 때 치기 어린 생각에 글을 쓰기 위해 교단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 결과, 산전수전 겪으며 풍상에 찌들어가며 가난한 삶이 저의 유일한 벗이었습니다. 하여, 즐겨 활동하던 한국아동문학회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를 비롯하여 그 밖에 여러 문학 단체에서 회비를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잠정적으로 모두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 남의 촌집을 빌려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학을 할 수 있어 늘 행복합니다.
다행히 카톡방이 열려 정겹게 지내던 김남형 형이 초대를 하였고 존경하는 박상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님께서 카톡방에 초대해 주셔서 두 문학 단체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강원문인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3년 전에 원로 회원들이 권유를 하여 입후보하였습니다. 모든 회원님들이 무투표 당선으로 추대를 해 주어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강원문인협회의 회비는 어떤 귀한 분이 평생 회비를 기부해 주어 회비를 지금은 내지 않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비를 낼 수 없기에 각종 문학회에 참석은 못하지만 문학에 대한 저의 열정은 50년이 된 지금에도 활화산처럼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난이 저의 문학생활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가난이 먼저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문학을 위해 저의 한 생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한국아동문학회 김남형 선생님의 배려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박상재 이사장님의 매려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일전에 외람되이 문학인과 신문사의 신춘문예 심사 문제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였지만 저의 소신은 지금도 굳건합니다. 이는 일 개인에 대한 지적이 아닙니다. 우리 정치사는 민주화를 겪어 나가고 있지만 문단의 장기 집권은 문단의 민주화를 가로막는 암적 요소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문인 여러분, 여러분 한 분 한분의 목소리가 거대한 한국문단의 흐름을 바뀔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 문학의 현실 문제에 대해 방관하지 마시고 비판의 목소리에 함께 동참해 주십시오. 문학을 함께 하는 여러분이 곁에 있어서 더욱 행복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문학으로 행복한 나날 열어가시길 바랍니다. 11월 19일 남진원 드림 |
첫댓글
좋은 글쓰시는 김도식 동화작가님!
감사합니다
한국동화를대표하는작가가되리라 봅니다
어려움 이기면서 문학에 매진하시는 정열 후학들이 본받기를 바라며 응원합니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