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냉방이 안되는 곳에서는 잠시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 쏟아지기에 시원한 곳만 찾아 다니게 된다.
평소 같으면 걸어가던 가까운 거리도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승용차나 냉방버스·택시를 타고 가게 되고, 어쩌다 냉방이 잘되는 은행이라도 들르게 되면 몸이 다 식을 때까지 에어컨 바람을 쐬고 가곤 한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렀던 얼마전 한 아주머니가 입을 움직일 때 한쪽으로만 움직여지고 눈을 깜빡이는 것도 한쪽이 부자연스럽다고 하며 외래로 찾아왔다.
팔다리에는 전혀 증상이 없는데 얼굴만 한쪽이 마비를 보이는 전형적인 '안면신경 마비' 증상을 보이는 것이었다. 병원에 오기 며칠 전 차를 타고 장거리를 가면서 에어컨을 강하게 얼굴로 향해 틀고 잠이 들었었다고 한다.
안면신경 마비의 흔한 원인인 벨스 팔시(Bell's Palsy)는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고 있지 않으나 바이러스에 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이러스 등의 원인으로 신경에 염증이 생겨 부을 경우 신경 손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갑자기 얼굴이 돌아가게 되면 대부분 크게 당황해 걱정하게 되는데 약 80%에서는 회복이 되며 초기에 스테로이드 등의 소염제를 적절히 쓸 경우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아주머니에게 발생된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이 차가운 바람이 직접 신경에 손상을 주었을지, 아니면 찬바람으로 감기가 걸려 바이러스가 신경에 손상을 주었을지는 단순히 판단할 수는 없다. 어쨌든 무더위를 피하려고 차가운 바람을 지속적으로 직접 얼굴에 쏘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