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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방송사에서도 윤흥렬씨의 정치광고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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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와 춤을’이라는 노래는 광고기획사 ‘코래드’에서 근무하는 조운경씨의 아이디어. 그룹이름에도 DJ가 들어가니 이보다 딱 들어맞는 노래가 없다는 것이다. 보수주의의 수장격인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까지 “아무렴” “좋지”하는 모습을 연출한 이 정치광고 CF는 원래 DJT연합 이후 떨어진 지지도를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를 궁리한 끝에 탄생한 것이라고 한다. “DJT연합에 대한 국민의 오해를 풀고 3명이 화합해서 화기애애하게 국정을 꾸려간다는 이미지를 전달할 생각이었습니다. 이렇게 히트할 줄 몰랐습니다.”
그러나 윤씨가 선거전에서 쐐기를 박았다고 평가하는 작품은 ‘DOC와 춤을’편이 아니다. 부도난 아들을 바라보던 아버지가 “내 아들 망하게 해놓고 내가 용서할 것 같으냐”며 경제파탄의 책임을 꾸짖는 ‘아버지와 아들’편이다.
윤씨는 실제로 부도난 충무로 편집실 때문에 더 가라앉은 톤으로 만들어진 ‘아버지와 아들’편이 ‘DOC와 춤을’보다 더 위력적이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수해로 군대간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고백인 ‘어머니의 눈물’도 압권이었다. 상대후보의 병역시비를 인신공격이 아닌 정치쟁점으로 격을 올린 작품이다.
이에 비해 타후보측의 ‘은퇴번복’ CF에 대해 윤씨는 “광고인에게 치욕을 안겨준 CF”라고 단언했다. 그런 광고를 만든 사람도 문제지만 그런 광고를 요구한 사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글쎄요. 네거티브로 끝났으면 모르겠는데 그쪽 후보가 환한 모습으로 떠오르는 부분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 것 같군요.” 상대의 패착은 나의 승착. 윤씨와 그의 팀원들은 “조금 더 틀지”라는 농담까지 주고받았다.
윤흥렬씨는 LG애드의 전신인 럭키홍보실과 동방기획을 거쳐 광고계에서 알아주는 실력자다. ‘아침건강 노루모 내복액’에서부터 ‘세계경영’까지 수많은 CF와 광고카피가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87년에는 도투락 만두 CF로 광고대상까지 수상한 이력의 소유자다.
더구나 김후보와는 개인적으로는 사돈지간. 윤씨의 동생 윤혜라씨(46)가 바로 김당선자의 큰아들 김흥일 의원(49)의 아내이다.
김구선생의 경호실장을 지낸 부친 윤경빈옹(76)의 “니들 좋으면 결혼해라”는 한마디로 윤씨와 김당선자간은 사돈지간이 된 것이다. 게다가 차남 김홍업씨(48)와는 경희대 법학과 동기동창이다. 윤씨가 김대중 당선자를 위해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한 원인을 이러한 인간관계에서 찾아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그러나 윤씨와 김당선자 간의 인연은 눈도장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당선자는 87년 대선 당시 미국에서 귀국한 선우동훈 마케팅 박사에게 “선거 마케팅시스템을 맡길 적임자를 한명 물색해 달라”고 요청했고, 선우박사는 당시 광고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던 윤씨를 추천한 것이다.
김당선자는 선우박사와 동행한 윤씨를 보고 “우리 사돈 아닌가? CF감독인데, 언제 정치마케터가 됐냐”며 놀라워했다. 그후 윤씨는 87대선, 92대선, 95지자제선거를 거치면서 정치마케터로 역량을 쌓았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상대방의 약점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서양식 정치광고가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윤씨는 “향후 미디어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신공격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흥렬씨는 다가올 지자제 선거에서 다시 한 번 뛰어야 할 것 같다며 밝게 웃는다.
글·이창근(자유기고가)/사진·조영철 기자
첫댓글 97년 대선은 대통령님도 덕을 톡톡히 보았던 사상 처음있는 미디어선거였지요. 2007년 대선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선거 전 3개월이나 1개월 아니면 보름만에 뒤집어 질 수 있는 게 미디어선거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그래서 후보도 정해지지 않은 지금의 지지도는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