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외곽 집값이 들썩이는 현 상황을 두고 ‘과열 끝물’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 서울 부동산 거래에서 2030세대가 ‘큰 손’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집합건물(아파트,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매매 거래 5만9455건 중 40세 미만 매수자의 비율은 37.1%로 조사됐다.
40세 미만 매수자 중 생애 처음으로 부동산을 산 비율은 61.2%로, 2015년 이후 6년 만에 60%대를 기록했다. 더 늦으면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생애 첫 주택 구매에 나선 청년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연령대에서 부동산을 구매할 만한 사람이 모두 사고 나면 그 이후 수요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30 수요 몰리는 지역은
요즘 2030은 어느 동네 집을 살까. 지난해 2030의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서울과 수도권 동남권(성남·용인·수원·과천)의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요즘은 인천·안산·시흥 등지에서 거래가 활발하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연초부터 4월 19일까지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 순위에서 의왕(14.6%), 안산(11.33%), 시흥(10.61%)이 1~3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1.2%)의 10배에 달한다. 인천도 6.45% 올랐다.
이 지역 아파트 값은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안산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월 첫 주 0.06%에서 4월 넷째 주 0.8%로 오름세가 10배 넘게 커졌다. 시흥 아파트값 상승률은 1.08%로 0.18%이었던 연초의 6배에 달한다.
수도권 서부 아파트값 상승은 2030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인천 아파트 매수자 중 20~30대 비율은 지난달 33.8%로, 작년 동기(23.3%)보다 대비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의왕(40.9%), 안산(38.1%), 시흥(32.1%)도 모두 지난해보다 20~30대의 매수 비율이 증가했다.
◇청년층이 서쪽으로 가는 이유
청년층이 수도권 서부 지역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집값이다. 매매·전세가가 동반 급등하고 청약 시장도 과열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비싼 동네로 눈을 돌린 것이다. 시흥시 시흥대야역 인근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매도 호가는 7억원대 중반으로 형성돼 있다. 가까운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나 경기 광명시의 동일 면적 신축 아파트보다 4억원가량 낮다. 안산 역시 역세권 신축 아파트 84㎡의 시세가 7억~8억원대로 수도권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들 지역의 교통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점도 20~30대의 매매 수요를 자극했다. 2018년 안산 단원구 원시동과 부천 원미구 소사동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서해선’ 전철이 개통되면서 두 지역 간 이동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24분’으로 단축됐다. 안산·시흥 거주자들은 소사역에서 1호선을 타면 서울 구로, 영등포, 용산, 서울역 등으로 한 번에 갈 수 있게 됐다.
월곶판교선 노선도
안산·시흥에서 여의도로 직접 연결되는 ‘신안산선’도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의왕은 ‘월곶판교선’과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등 수도권 서남부 교통 대책의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인천 역시 서울 도심으로 연결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노선이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젊은층 위주로 수도권 외곽 집값이 들썩이는 현 상황을 두고 ‘과열 끝물’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과거 집값이 하락기에 접어들기 전 상황을 보면, 수도권 외곽 등 비인기 지역 집값이 급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수도권 서부 집값 급등 역시 대세 하락의 징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후에는 매수 세력이 바닥난다는 것이다. 다만 매수세가 돌고 돌 것이란 반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