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들' 故 양소라 성폭력 사건...단역배우 자매 자살에 얽힌 사연은?
서문영 기자 승인 2019.06.29 00:45 입력 2019.06.29 00:45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인 고 양소라의 억울한 죽음이 누리꾼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최근 방송된 ‘제보자들’에서는 두 딸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한 맺힌 호소를 하고 있는 한 어머님의 사연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연록(66세) 씨는 도심의 한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자신의 두 딸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대학원생이었던 큰딸 故 양소라 씨가 방학을 맞아 시작한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가 비극의 시작이 됐다. 이는 평소 연예계에 관심이 많았던 둘째 딸 故 양소정 씨의 건의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이후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이상하게 변한 큰딸은 정신과 진료를 받던 중 성폭력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큰 딸 양소라 씨 주장에 따르면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보조 출연 담당자와 술을 마시게 됐다. 술을 잘 못 했지만 담당자의 권유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다. 담당자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딸을 모텔로 데려가 협박과 폭언으로 성폭행했다.
비극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른 담당자로부터 또 한 번의 성추행이 있었던 것. 비슷한 성추행 가해자들은 12명이나 됐다. 성폭력 사건을 전해 들은 어머니는 12명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그 후 1년 8개월간 기나긴 수사가 시작됐다. 양소라 씨는 자신의 억울함과 가해 남성들의 강력한 처벌을 원했다. 그런데 갑자기 수사가 멈추고 혐의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고 말았다. 양소라 씨가 성폭행 사건의 진실을 더 기억하기 힘들어 고소를 취하했던 것이다. 어머니는 우리 아이들을 죽인 것은 경찰이라고 주장한다. 수사관의 질의에 문제가 많아서 결국 여자 수사관으로 교체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당시 수사관은 “피의자가 양쪽 가슴을 움켜잡지 않았다고 하는데 입증할 수 있나?”라고 물어봤으며 “반항하고 소리라도 질러야 하지 않나?”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진술조서를 살펴본 공정식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가 받는 충격이 더 컸을 것이라며 자극적인 질문에 대해 지적했다. 게다가 가해자 남성들과 서로 목소리가 들리는 가벽만으로 대질 조사가 이루어진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어머니는 당시 조사관이 양소라 씨에게 신음까지 내라고 했다는 충격적인 증언까지 했다. 제작진은 문제가 된 수사관을 찾아가려 했으나 이미 은퇴한 상황이었다. 당시 두 번째로 수사한 경찰관은 문제가 된 질의에 대해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그 후 2014년, 가해 남성 1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3년의 소멸시효 때문에 기각되고 보상이나 사과도 받지 못했다. 이 사건은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제발 재조사를 해주세여’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진상조사 TF였고 사건 전반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없었다. 진상조사 TF 관계자는 이미 공소시효 기록이 폐기됐을 정도로 이미 지난 사안이었으며 당시 여청수사과와 진술녹화실도 없어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제작진은 가해 남성 12명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모두 대답을 회피하기 급급했다. 이 사건으로 故 양소라 씨는 아파트 18층에서 뛰어내렸고 동생 양소정 씨 역시 충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둘째 딸까지 떠나자 남편마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이제 남은 사람은 어머니 장연록 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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