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한가는 전체 분량이 많으므로, 준비되는 대로 11회에 걸쳐 나누어
이어서 첨부 해 나갈 예정이오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
長恨歌(장한가: 긴 한을 노래함)
- 白居易(백거이)
長恨歌: 唐 玄宗의 楊貴妃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詩. 白居易 詩의 代表作일 뿐만 아니라
長篇 詩로서는 唐詩를 代表한다고도 할 것이다.
(1)
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하되,
당나라 임금 여색 중히 여기어 뛰어난 미인 생각하였으나,
漢皇: 漢나라 皇帝. 본시 漢 武帝를 뜻하나 여기서는 唐 玄宗을 가리킨다. 뒤의 傾國이란 故事 인용으로 漢皇이란 말을 썼다.
傾國: 나라를 기울어뜨릴 만한 미인. 漢 武帝 때 李延年이 임금에게 자기 누이 (李夫人)를 추천하며
‘북방에 미인 있으니 세상에 다시없이 빼어났네. 한번 돌아보면 성을 기울게 하고
또 돌아보면 나라를 기울게 한다네[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라고 노래 부른 데서 나온 말.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이라.
천하를 다스린 지 여러 해 되도록 구하지 못하고 있었네.
御宇: 온 천하를 다스리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하니,
양씨 집안에 딸 막 장성하였는데,
楊家: 楊씨 집안. 楊貴妃는 본시 蜀州 司戶 楊玄璜의 딸로, 어렸을 때 숙부인 楊玄珪의 집에서 자랐으며, 小名은 玉環이었다.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이라.
깊은 규방에서 자라 아무도 알지 못하였네
天生麗質難自棄(천생려질난자기)니,
하늘이 낸 고운 자질은 스스로 버리기 어려운 것이니,
一朝選在君王側(일조선재군왕측)이라.
하루아침에 뽑히어 임금 곁에 있게 되었네.
一朝: 하루 아침. 楊貴妃는 開元 23년(735) 玄宗의 아들 壽王의 妃로 책봉되었으나, 현종이 보고 반하여 28년(740)에
양귀비를 道士로 만들어 太眞이라 개명하고 太眞宮에 머물게 하다가 天寶 4년(745)에 貴妃로 책봉하고 총애를
극진히 하였다.
回頭一笑百媚生(회두일소백미생)하니,
머리 돌려 한 번 웃으면 갖가지 아리따움 피어나니,
百媚: 온갖 아리따움. 여러 가지 아름다운 모양.
六宮粉黛無顔色(육궁분대무안색)이라.
여섯 궁전의 곱게 단장한 후궁들 얼굴빛 잃게 되었네.
六宮: 왕의 후비들이 지내는 궁전.
粉黛: 흰 분과 검은 눈썹 그리는 화장품. 여기서는 곱게 화장한 여자들을 가리킴.
(2)
春寒賜浴華淸池(춘한사욕화청지)러니,
봄 날씨 쌀쌀한 때 화청지에 목욕케 하였는데,
華淸池: 驪山에 있는 溫泉 이름. 溫泉宮을 天寶 6년(747)에 華淸宮이라 改名하고, 溫泉池도 華淸池라 불렀다.
溫泉水滑洗凝脂(온천수활세응지)라.
온천물은 매끄럽게 엉긴 기름 같은 살갗 씻겼네.
凝脂: 엉긴 기름. 살갗이 매끄럽고 부드러운 것에 비유한 말.
侍兒扶起嬌無力(시아부기교무력)하니,
시중하는 아이 부축해 일으켜도 아리땁게 힘없었으니,
始是新承恩澤時(시시신승은택시)라.
처음으로 천자의 은총 받든 때였네.
雲鬢花顔金步搖(운빈화안금보요)요,
구름 같은 머리에 꽃 같은 얼굴 황금머리 장식으로,
步搖: 머리장식의 일종. 금은으로 꽃가지 모양으로 만들고 주옥을 매달아, 머리에 꽃고 걸으면 흔들리어 보요라 불렀다.
芙蓉帳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라.
부용 수놓인 따뜻한 장막 안에 봄밤을 보냈는데,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하니,
봄밤 너무나 짧아 해 어느덧 높이 뜨니,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라.
이로부터 임금은 아침 조회 보시지 않았네.
承歡侍宴無閑暇(승환시연무한가)하여,
기꺼움 받들어 잔치 시중하기에 한가한 틈 없어,
春從春遊夜專夜(춘종춘유야전야)라.
봄이면 봄 따라 놀고 밤이면 밤을 함께 하였네.
(3)
後宮佳麗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이나,
후궁엔 아름다운 여자 3천 명인데,
三千寵愛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이라.
3천 명의 총애를 한 몸에 모았네.
金屋粧成嬌侍夜(금옥장성교시야)하니,
황금방에서 화장하고는 아리땁게 밤 시중 들고,
金屋: 화려한 방. 漢 武帝가 젊어서 ‘아름다운 여자를 구하면 금옥에서 지내게 하겠다’고 말한데서 나온 말.
玉樓宴罷醉和春(옥루연파취화춘)이라.
옥누각의 잔치 파하면 취하여 봄처럼 화합하였네.
姉妹弟兄皆列土(자매제형개열토)하니,
형제자매들 까지도 모두 땅을 봉해 받으니,
列土: 땅을 쪼개 받다. 楊貴妃가 총애를 받은 뒤로 그의 언니들은 韓國夫人, 虢國(괵국)夫人,
秦國夫人으로 봉해졌고, 伯叔兄弟인 楊銛官은 鴻臚卿, 楊錡官(양섬관)은 侍御史,
楊釗(양쇠)는 國忠이란 이름을 하사 받고 右丞相 자리에 올랐다. 그래서 兄弟姉妹가 모두 땅을 봉해 받았다고 한다.
可憐光彩生門戶(가련광채생문호)라.
아름다운 광채가 집안을 빛나게 하여,
可憐: 아름다운. 可愛와 같은 뜻.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으로,
마침내 세상 부모들 마음으로 하여금,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라.
아들 낳는 것 중히 여기지 않고 딸 낳는 것 중히 여기게 하였네.
驪宮高處入靑雲(여궁고처입청운)하고,
여산 별궁 높은 꼭대기는 푸른 구름 위로 솟았고,
驪宮: 驪山의 궁전. 玄宗은 늘 양귀비와 이곳에서 즐겼다.
仙樂風飄處處聞(선악풍표처처문)이라.
신선의 음악 바람에 실리어 곳곳에 들렸네.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하고,
느린 곡조의 노래와 조용한 춤에 현악기 관악기 소리 곁들이고,
盡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이라.
종일토록 임금은 만족할 줄 모르고 쳐다보았네.
(4)
漁陽鼙鼓動地來(어양비고동지래)하여,
갑자기 어양 땅에 반란군 일어나 북소리 땅 울리도록 치며 몰려 와,
漁陽: 지금의 하북성 薊縣(계현), 平谷縣 일대의 땅 이름. 天寶 元年(742) 河北道의 薊州를 漁陽郡이라 고쳤는데,
그 때 平盧, 范陽, 河東 三鎭의 절도사였던 安祿山의 관할 지역이었고, 安祿山은 여기서 反軍을 일으켰다.
鼙鼓: 옛날 군대에서 쓰던 작은 북 이름.
驚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이라.
임금 즐기던 예상우의곡 가락을 놀라 깨어지게 하였네.
霓裳羽衣曲: 玄宗이 달나라 선녀의 악무를 본떠서 작곡했다는 樂曲 이름. 楊貴妃는 霓裳羽衣舞를 잘 추었다 한다.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하고,
구중궁궐에 연기와 먼지 일어나고,
九重城闕: 여기서는 九重宮闕이 있는 장안을 가리킴.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행)이라.
수천의 수레와 수만의 기병 호위하는 임금 행렬은 서남쪽으로 피란길 나섰네.
西南行: 서남쪽으로 떠나가다. 安祿山의 반군이 쳐들어오자 玄宗이 楊國忠의 건의에 따라 四川省 蜀으로
피란갔던 것을 가리킴.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행부지)하니,
비취깃 장식한 깃대세운 임금 행렬 가다가는 다시 멎었으니,
翠華: 임금의 儀仗의 하나로 비취새 깃털로 장식한 깃대.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라.
도성문 서쪽으로 나와 백여 리 되는 곳이었네.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불발무내하)하여,
온 군사들 나아가지 않고 나라 망친 책임 추궁하니 어쩌는 수 없이,
六軍不發: 온 군대가 나가지 않았다. 六軍의 군은 軍部隊의 단위로 만 2천5백명. 옛날 天子에는 六軍이 있었다.
이때 玄宗의 피란길은 장군 陳玄禮가 호위하였는데, 도중에 군인들이 나라를 망친 장본인들을 먼저 처결할 것을
주장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이에 玄宗은 부득이 楊國忠을 먼저 죽이고 楊貴妃도 자진케 하였다고 한다.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라.
아름다운 양귀비는 군사들 말 앞에서 죽었네.
宛轉蛾眉: 아름다운 미인. 宛은 婉으로도 쓰며, 蛾眉는 나방 수염 같은 눈썹으로 미인을 뜻하고,
여기서는 楊貴妃를 가리킨다.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하고,
꽃비녀 땅에 떨어져도 거두는 사람 없었고,
花鈿: 꽃비녀. 鈿도 머리장식의 일종. 비녀 비슷한 물건.
委地: 땅에 버려지다.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라.
비취 장식 금 머리꽂이 옥 머리장식이 모두 버려졌네.
翠翹: 비취새 긴 깃털 모양의 머리 장식.
金雀: 봉황 모양의 금으로 만든 머리 장식.
玉搔頭: 옥으로 만든 머리 장식. 비녀처럼 생김.
君王掩面救不得(군왕엄면구부득)하여,
임금도 얼굴 가린 채 구해내지 못하여,
回首血淚相和流(회수혈루상화류)라.
머리 돌릴 적엔 피눈물이 함께 섞여 흘렀다네.
(5)
黃埃散漫風蕭索(황애산만풍소삭)한대,
누런 먼지 자욱하고 바람 쓸쓸한데,
雲棧縈紆登劒閣(운잔영우등검각)이라.
높은 사다리길 꾸불꾸불 四川가는 劒閣을 올라갔네.
雲棧: 구름 속으로 솟아오른 사다리길. 棧은 잔도. 사다리길.
縈紆: 감도는 모양. 꾸불꾸불 올라간 것.
劒閣: 四川省 劒閣縣 북쪽 大小 劒山 사이에 있는 棧道. 劒門關이라고도 부름.
蛾媚山下少人行(아미산하소인행)하고,
아미산 아래엔 다니는 사람 적고,
蛾眉山: 四川省 蛾眉縣 서남쪽에 있는 산 이름. 멀리서 보면 두 봉우리가 美人의 눈썹처럼 보인다 한다.
娓는 眉로도 씀.
旌旗無光日色薄(정기무광일색박)이라.
깃발들은 빛 잃고 햇볕도 엷었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하니,
촉 땅 강물 푸르고 촉 땅 산도 파란데,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이라.
임금님은 아침이나 저녁이나 양귀비 그리는 정이었네.
行宮見月傷心色(행궁견월상심색)이오,
피란 땅 궁전에서 보는 달은 마음 아프게 하는 빛이었고,
夜雨聞鈴斷膓聲(야우문령단장성)이라.
밤 비 속에 듣는 말방울 소리는 창자 저미는 소리였네.
夜雨聞鈴:밤에 빗속에서 말방울 소리를 듣다. 玄宗은 四川省으로 가는 棧道를 오르며 빗속에 방울 소리를 듣고
楊貴妃 생각이 간절하여 雨霖鈴이란 曲을 지었다.
(6)
天旋地轉回龍馭(천선지전회룡어)러니,
하늘 돌고 땅 굴러 세상 바뀌자 수레 돌려 돌아오는데,
天旋地轉: 하늘이 돌고 땅이 구르다. 세상이 바뀌어 郭子儀, 李光弼 등이 반군을 평정하고
唐朝를 회복시킨 것을 가리킴.
回龍馭: 천자의 수레를 돌리다. 피란을 끝내고 장안으로 되돌아감을 뜻함.
到此躊躇不能去(도차주저불능거)라.
양귀비 죽은 곳에 이르러는 머뭇머뭇 떠나지를 못하였네.
馬嵬坡下泥土中(마외파하니토중)에,
마외파 아래 진흙 속에,
馬嵬坡: 장안 都門을 나서서 백 여리 되는 곳에 있는 지명. 이곳에서 양귀비와 양국충이 죽었다.
不見玉顔空死處(불견옥안공사처)라.
옥 같은 얼굴 뵈지 않고 부질없이 죽은 곳만 있네.
君臣相顧盡霑衣(군신상고진점의)하니,
임금과 신하들 서로 돌아보며 모두 옷깃만 적시며,
東望都門信馬歸(동망도문신마귀)라.
동녘 도읍 문향해 말에 몸 맡긴 채 돌아왔네.
信馬: 말에 맡기다. 말 하는대로 몸을 맡기다.
歸來池苑皆依舊(귀래지원개의구)하니,
돌아와 보니 못과 정원 모두 옛과 같아,
太液芙蓉未央柳(태액부용미앙류)라.
태액 못 연꽃이며 미앙궁 버드나무 여전했네.
太液: 궁중의 연못 이름. 長安 동북쪽 大明宮 含凉殿 뒤쪽에 있었고, 가운데 太液亭이 있었다.
未央: 본시 漢代 宮 이름. 장안현 서북쪽에 있었고, 唐代에도 있었다.
芙蓉如面柳如眉(부용여면유여미)하니,
연꽃은 그리운 이 얼굴 같고 버들잎은 눈썹 같으니,
對此如何不淚垂(대차여하불루수)오?
이를 보고 어이 눈물 아니 흘리리?
(7)
春風桃李花開夜(춘풍도리화개야)요,
봄바람에 복숭아꽃 오얏꽃 핀 밤이나.
秋雨梧桐葉落時(추우오동엽락시)라.
가을비에 오동잎 지는 때면 그리움 더욱 사무쳤네.
西宮南苑多秋草(서궁남원다추초)하고,
상황되어 사는 서궁과 남원에는 가을풀만 무성하고,
西宮: 궁성의 西內로 太極宮이 있었다. 肅宗은 上王이 된 玄宗을 정치에 관여치 못하게 하려는 뜻에서
西宮에 머물게 했다.
南苑: 궁성의 南內. 興慶宮이 있었다. 玄宗은 上王이 된 뒤 흥경궁에 있다 西內로 옮겼다.
落葉滿階弘不掃(낙엽만계홍불소)라.
낙엽이 섬돌 가득히 떨어져 붉어도 쓸지 않았네.
梨園弟子白髮新(이원제자백발신)이오,
이원의 악공들도 흰머리 돋았고,
梨園弟子: 梨園의 악공들. 玄宗은 수백명의 남녀 악공을 모아 이원에서 음악을 익히게 하였고,
그곳 악공 들을 이원제자라 불렀다.
椒房阿監靑娥老(초방아감청아로)라.
황후의 궁전 궁녀들의 젊던 모습도 이젠 늙었네.
椒房阿監: 皇后가 지내는 방에서 시중하던 궁녀. 皇后의 방은 山椒를 흙에 개어 벽에 발라 保溫을 하는 한편
향내로 邪氣를 쫓아 椒房이라 불렀고, 阿監은 唐代에는 6,7품의 女官 칭호였다.
靑娥: 젊은 미녀. 본시 푸른 蛾眉의 뜻으로 白髮과 對가 됨.
夕殿螢飛思悄然(석전형비사초연)하여,
저녁 궁전에 반딧불이 날면 그리움 더욱 처연해져서,
悄然: 시름되는 모양. 처연한 것.
孤燈挑盡未成眠(고등도진미성면)이라.
외로운 등불 심지 다 타도록 돋우며 잠 못 이루네.
挑盡: 등불 심지를 다 돋우어 태우는 것.
遲遲更鼓初長夜(지지경고초장야)요,
느릿느릿 시각 알리는 북소리는 긴 밤의 시작 알리고,
更鼓: 시각을 알리는 북.
耿耿星河欲曙天(경경성하욕서천)이라.
훤한 은하수는 새벽 하늘에 걸려 있네.
耿耿: 환한 모양. 밝은 모양.
鴛鴦瓦冷霜華重(원앙와랭상화중)하고,
암키와 수키왓장 싸늘한데 서릿발 짓고,
鴛鴦瓦: 기와가 하나는 젖혀지고 하나는 엎어지는 암키와와 수키와가 받쳐져 이어지므로 원앙와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霜華: 서릿발.
翡翠衾寒誰與共(비취금한수여공)고?
비취새 수놓인 이불 찬데 누구와 더불어 자야 하나?
悠悠生死別經年(유유생사별경년)이나,
아득히 삶과 죽음의 이별 해를 넘기게 되어도,
魂魄不曾來入夢(혼백부증내입몽)이라.
혼백조차도 한번 꿈에 나타나 주지 않네.
(8)
臨邛道士鴻都客(임공도사홍도객)이,
임공 땅의 도사 홍도객이란 사람은,
臨邛道士: 임공 땅의 도사. 임공은 사천성 邛崍縣.
鴻都客: 홍도에 객거하는 사람. 홍도는 洛陽 北宮門 이름. 임공의 도사가 鴻都門 앞에 와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能以精神致魂魄(능이정신치혼백)이라.
정신으로 혼백을 부를 수 있다 하네.
爲感君王展轉思(위감군왕전전사)하여,
상왕께서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사랑에 감동하여,
展轉: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이루는 것. [詩經] 周南 關雎(관저) 詩에 ‘輾轉反側’이라 한데서 나온 말.
展과 輾은 통함.
遂敎方士殷勤覓(수교방사은근멱)이라.
마침내 도사로 하여금 정성껏 찾아보게 하였네.
殷勤: 정성을 다해. 열심히 . 慇懃으로도 씀.
排風馭氣奔如電(배풍어기분여전)하고,
바람을 밀치고 기운을 몰고 번개처럼 달리어,
升天入地求之徧(승천입지구지편)이라.
하늘로 올라가고 땅속으로 들어가고 하여 두루 찾았네.
上窮碧落下黃泉(상궁벽낙하황천)이라.
위로는 하늘 끝 아래로는 황천까지 다 뒤졌으나,
碧落: 푸른 하늘. 道家語 임.
黃泉: 땅속. 저승.
兩處茫茫皆不見(양처망망개불견)이라.
어느 곳에도 아득히 전혀 보이지 않았네.
忽聞海上有仙山(홀문해상유선산)하니,
문득 바닷속에 신선들 사는 산이 있는데,
山在虛無縹緲間(산재허무표묘간)이라.
산은 허무하고 까마득한 거리에 있다는 말 들었네.
縹緲: 높고 먼 모양. 까마득한 것.
樓殿玲瓏五雲起(누전영롱오운기)하고,
누각과 궁전 영롱하고 오색 구름 이는데,
其中綽約多仙子(기중작약다선자)라.
그 속에 아리따운 선녀들 많다고 하네.
綽約: 아름다운 모양.
(9)
中有一人字太眞(중유일인자태진)이오,
그 속에 한 사람 있는데 字는 太眞이고,
雪膚花貌參差是(설부화모참치시)라.
눈 같은 살갗 꽃 같은 모습이 거의 비슷하다 하네.
參差: 비슷한 것, 큰 차이가 없는 것. 본시는 들쭉날쭉한 모양.
金闕西廂叩玉扃(금궐서상고옥경)하고,
금장식한 문 달린 서쪽 행랑채로 가서 옥문 빗장 두드리고,
西廂: 서쪽 행랑채.
叩玉扃: 옥문 빗장을 두드리다.
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이라.
하녀 소옥에게 말하게 하니 다시 하녀 쌍성에게 알리네.
小玉: 본시 오왕 부차의 딸 이름. 여기서는 양귀비의 하녀.
雙成: 본시는 西王母의 시녀. 여기서는 仙界에 있는 양귀비의 시녀.
聞道漢家天子使(문도한가천자사)하고,
당나라 천자의 사신이 왔다는 말을 듣고,
九華帳裏夢魂驚(구화장리몽혼경)이라.
화려한 장막 안에서 꿈꾸던 혼령이 놀랐네.
九華帳: 극히 화려한 장막. 九는 많은 것을 뜻하며, 옛날에 기물이나 궁실을 꽃무늬로 장식한 것을 九華라 불렀다.
攬衣推枕起徘徊(람의추침기배회)할새,
옷자락 끌어올리며 베개 밀치고 일어나 서성거리는데,
攬衣: 옷자락을 끌어올리다. 급히 옷을 걸치고 옷자락을 손으로 잡은 채 행동 하는 것.
珠箔銀屛邐迤開(주박은병리이개)라.
구슬발 은병풍이 한 겹 한 겹 열려지네.
珠箔銀屛: 구슬을 꿰어서 만든 발과 은으로 장식한 병풍.
邐迤開: 옆으로 연이어 지는 것. 하나하나 계속 움직이는 것.
雲鬢半偏新睡覺(운빈반편신수각)이오,
구름 같은 머리 기울어져 잠자다 방금 깬 모습이요,
花冠不整下當來(화관부정하당래)라.
꽃 머리장식 매만지지도 않은 채 대청을 내려왔네.
花冠: 꽃장식이 붙어있는 여자들의 머리장식.
風吹仙袂飄飄擧(풍취선몌표표거)하니,
바람에 불리어 仙衣 소맷자락 펄럭펄럭 날리니,
飄飄: 바람에 날리는 모양.
猶似霓裳羽衣舞(유사예상우의무)라.
마치 예상우의무를 추는 듯 하네.
霓裳羽衣舞: 양귀비가 생전에 현종 앞에서 잘 추던 춤.
玉容寂寞淚闌干(옥용적막누란간)하니,
옥 같은 얼굴 쓸쓸히 눈물 줄줄 흐르니,
闌干: 눈물을 줄줄 흘리는 모양.
梨花一枝春帶雨(이화일지춘대우)라.
배꽃 한 가지가 봄비에 젖는 듯 하네.
(10)
含情凝睇謝君王(함정응제사군왕)하되,
정을 머금고 응시하는 눈으로 임금님께 감사드리며 말하였네.
凝睇: 응시. 한 곳만 을 보는 것.
一別音容兩渺茫(일별음용양묘망)이라.
한번 성상을 이별하자 서로 까마득하게 되었으니,
音容: 목소리와 얼굴. 여기서는 현종의 목소리와 얼굴임.
渺茫: 까마득한 모양. 멀고 희미한 모양.
昭陽殿裏恩愛絶(소양전리은애절)이오,
소양전에서 받던 은총은 끊어지고,
昭陽殿: 본시 漢나라 궁전 이름. 成帝 때 趙飛燕의 여동생이 살던 궁전. 여기서는 唐대 양귀비가 살던
궁전을 가리키는 말로 쓰임.
蓬萊宮中日月長(봉래궁중일월장)이라.
신선 사는 궁중 안은 세월만 길답니다.
蓬萊宮: 신선이 사는 蓬萊의 궁전.
回頭下望人寰處(회두하망인환처)로되
머리 돌려 아래쪽사람들 사는 고장 바라보아도,
人寰處: 사람들이 사는 고장.
不見長安見塵霧(불견장안견진무)라.
장안은 보이지 않고 먼지와 안개만 자욱하답니다.
唯將舊物表深情(유장구물표심정)하여,
다만 옛 물건으로 깊은 정 표시하고자 하여,
鈿合金釵寄將去(전합금차기장거)라.
자개 상자와 금비녀를 보내드리고자 합니다.
鈿合金釵: 자개 상자와 금비녀. 合은 상자, 갑. 盒과 통함.
釵: 비녀 차, 비녀 채.
釵留一股合一扇(차류일고합일선)하니,
비녀는 한 가닥 남기고 상자는 한 쪽 남겼으니,
釵擘黃金合分鈿(차벽황금합분전)이라.
비녀의 황금 쪼개지고 상자의 자개 깨어졌지만,
但令心似金鈿堅(단령심사금전견)이면,
오직 마음만 금이나 자개처럼 굳게 가져준다면,
天上人間會相見(천상인간회상견)이라.
하늘 위나 이 세상에서 반드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11)
臨別殷勤重寄詞(임별은근중기사)하니,
떠나올 때 은근히 거듭 말을 전하는데,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양심지)라.
말 가운데 맹세 있어 두 마음만이 안다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에,
7월 칠석날 장생전에서,
長生殿: 唐나라 궁전 이름. 華淸宮에 현종이 지었음.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라.
밤중 아무도 없는 곳에서 속삭일 때.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요,
하늘에선 나래 붙은 두 마리 새 되고,
比翼鳥: 두 마리 새의 나래 한쪽이 붙어 언제나 나란히 날아다닌다는 새.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라.
땅에선 가지 붙은 두 나무 되자 하였다네.
連理枝: 두 나무의 가지가 하나로 달라붙어 자라는 나무. 理는 나무의 결을 가리킴.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이나,
하늘 영원하고 땅은 오래 간다 해도 다하는 때 있을 것이나,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라.
이 한만은 끊임없어 다할 날 없으리라.
解說:
이 詩는 玄宗과 楊貴妃의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의 애기를 노래한 것이다. 玄宗의 뜨거운 사랑은 많은 사람들의 心琴을 울리어 글을 읽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詩를 외웠다. 玄宗과 楊貴妃를 主題로 한 詩로는 杜甫의 [哀江頭]가 있다. 白居易는 [哀江頭]를 염두에 두고 이 詩를 지었을 것이나, 사람들에게는 이 [長恨歌]가 더욱 널리 읽혔다. 같은 시대의 元稹의 [連昌宮詞]와 뒤의 鄭嵎(정우)의 [津陽門詩] 등도 玄宗과 楊貴妃의 일을 노래한 것이나 [長恨歌]의 성과에 비하면 발끝에 머무를 정도이다.
다시 散文으로 이 애기를 쓴 것으로는 [長恨歌傳] 이외에도 [楊太眞外傳]. [開元天寶遺事] 등이 있다. 그러나 玄宗과 楊貴妃의 사랑은 이 [長恨歌]를 통하여 사람들 가슴에 아름다움과 신비스러움을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