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퐁디세리(Pondicherry)와 카푸리스와라(Kapleeswara) 사원
카푸리스와라 사원 전경 / 거대한 고푸람(Gopuram) / 고푸람 외부 정교한 조각
첸나이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162km 내려오면 지도에는 퐁디세리(Pondicherry)로 표기되어 있고 이곳 사람들은 푸두체리(Puducherry)로 부르는 도시에 이르는데 프랑스와 네덜란드 및 영국이 식민지 쟁탈을 벌이던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16세기에 건축된 힌두사원 카푸리스와라 사원(Kapleeswara Temple)이 있는데 특히 화려한 색채와 조각으로 뒤덮인 웅장한 고푸람이 유명하다.
1674년, 프랑스가 이 지역 통치자로부터 땅을 사들여서 프랑스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다가 17세기 말에는 네덜란드와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게 되고, 다시 1761년에는 결국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고 한다. 인도의 지명(地名)은 모두 두세 가지로 불려서 혼동을 주곤 하는데 퐁디세리(Pondicherry)는 프랑스식 표기와 발음이고 푸두체리(Puducherry)는 영국식 표기와 발음이다.
이곳 시장에서는 꽃을 무더기로 수북이 쌓아놓고 팔고 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자세히 보니 모두 꽃봉오리들이다. 또 한쪽에서는 꽃을 목걸이처럼 길게 엮어서 팔기도 하는데 엮어서 파는 것은 조금 비싸고 꽃을 봉투에 담아 파는 것은 싸다.
이 길게 엮은 꽃목걸이는 여자들의 머리 장식용인데 대부분 땋은 머리(처녀나 부인이나 같음)의 윗부분을 조금 들고 기다랗게 엮은 꽃 줄을 반쯤 넣어 늘어뜨리면 두 줄의 꽃 줄이 등 뒤로 늘어지게 되는데 상당히 예뻐 보인다.
이곳 여자들은 젊으나, 늙으나 모두 머리에 꽃을 늘어뜨리고 다니는데, 매우 이국적이고 매력적이다. 한 젊은 청년이 길거리 가판대에서 꽃을 사기에 여자 친구 줄꺼냐고 물었더니 어머니와 여동생 주려고 사는데 꽃을 선물하면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엮은 것을 사면 야자 잎으로 한 번 더 싸서 봉지에 넣어주고 엮지 않은 것은 그냥 봉지에 담아준다.
퐁디세리의 꽃 가판대 / 퐁디세리 시골 버스정류장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부인은 꽃 봉투를 풀어놓고 실로 꽃봉오리를 엮는데 상당히 재빠르게 엮어 나가는 손놀림이 신기했다. 아카시아도 있고 이름 모를 꽃도 있는데 흰색, 노란색, 황토색 등 다양하다.
<4> 탄자부르(Thanjavur)와 브리하디스와라(Brihadiswara) 사원
퐁디세리에서 다시 남서쪽으로 180km(버스로 5시간) 내려오면 탄자부르(Thanjavur:일명 탄조르: Thanjore)가 되는데 신시가지인 쿤바코남(Kumbakonam)에서 신성한 고대도시 스리랑감(Srirangam)으로 가려면 서쪽으로 다시 50km를 가야 한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1세기 초에 세워진 브리하디스와라(Brihadiswara) 시바사원인데 높이 63m의 화려한 고푸람과 그 위에 올려진 아름답게 치장된 무게 80톤의 거대한 화강암이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이 거대한 화강암을 올리기 위해 4km에 이르는 경사로를 만들었다고 하니 놀랍다.
이 힌두사원은 넓고 깊은 해자, 장엄한 만다파 등도 유명하지만 정작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수많은 링검(Lingam: 시바신의 男根) 때문이 아닐까...
링검(Lingam)은 시바신의 성기(性器)로 남성의 심벌(男根)을 뜻한다.
♣ 링검(Lingam)과 요니(Yoni)
회랑(回廊)의 벽화 / 수많은 링검(Lingam) / 링검(Lingam)과 요니(Yoni)
시바(Shiva) 신의 남근(男根)인 링검(Lingam)은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우주의 본질이며 영원불멸을 상징한다는데 모든 생명체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다시 재탄생하는 씨앗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 링검을 세우고 있는 요니(Yoni/시바의 부인 마라데비의 생식기)는 흡사 우리나라의 맷돌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사람들은 링검에 꽃을 걸고, 요니에 기름을 부으며 강복(降福)을 비는 모습이 신기하다.
이런 링검이 한 개씩 따로 모셔져 있는 것도 있고 사원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 회랑(回廊)과 수십 개가 함께 모셔져 있는 방 등 모두 수천 개는 되겠다. 새까맣고 뭉툭하고 짧은 링검, 그 밑을 바치고 있는 여성의 생식기를 연상케 하는 묘한 모양의 요니... 상당히 민망스럽기조차 한 이 조각들이 수많은 인도인들(힌두교인)의 숭배의 대상이라니 한편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다.
사원 밖에는 기름을 담은 작은 병과 꽃을 파는데 사람들은 이 기름과 꽃을 사서 링검과 요니에 꽃을 뿌리고 기름을 부으며..... 남녀노소, 심지어 아이들도 합장하고 수없이 절을 해댄다.
♣ 미술관과 박물관
에로틱한 조각으로 가득한 사원 / 관능적인 여신상
다음으로는 궁전 미술관(Sarasvati Mahal)을 관람했는데 왕의 유물들을 전시한 미술관으로 그저 그랬고, 왕궁박물관(Maratta Palace Museum)은 멋진 왕궁건물과 수많은 조각상들의 전시였는데 힌두 조각상들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여신들은 이상하게도 가슴과 엉덩이, 성기(性器)까지 크게 부각(浮刻)한, 상당히 관능적인 모습이어서 민망하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