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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1982년 대림산업 해외 현장에 갔을 때 골프를 배우기 좋은 나이(32세)였다. 돈도 별로 들지 않고 가르쳐주는 고참 선배들도 많이 있고.... 동아건설이 조직원에게 있어 술 문화라면 대림산업은 골프와 포커의 문화이다. 한마디로 그곳에서 많은 대화와 각종 사교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나는 대림보다 동아가 더 적성에 맞다. 술을 좋아하고 머리쓰는 포커는 싫어했다. 대림은 어느 의미에서는 고단수이다. 동아에서는 술 마시고 "선배님!이번 승진때 신경좀 써주세요"하면 수월하다. 반면 대림에서는 토.일 이틀간 같이 포커하면서 잃어주고 농담에도 말을 썪여야한다. 대림산업에서는 공사현장이 생기면 현장소장은 현장 사무실옆에 골프 연습장을 만드는 것은 상식이다. 고참계장부터는 연습장에 가서 과장님들이 치는 옆에서 말도 걸고 공도 주어주고 하면 과장들은 자기가 치던 헌 아이언을 주면 보물단지 처럼소중하게 가지고 연습한다. 그래서 나도 골프를 배우려고 연습장에 간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지금도 그렇지만 연습장에는 외손잡이를 위한 연습티를 두는 곳이 없다. 더구나 공사현장에서 그런 것을 배려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못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한두번 갔지만 왼손잡이인 나는 골프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골프장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그해 2월3일 덕소 쌍용 아파트 앞에 있는 한성골프 연습장에 그냥 심심풀이로 들렀다. 거기서 나는 내가 왼손잡이이기 때문에 골프를 배우지 않았다고 하자 뜻밖에도 거기 있는 여러 사람들이"골프는 본래 왼손으로 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J.미켈슨은 오른손잡이인데 왼손으로 바뀌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습니다"하는 것이었다. 이래서 나는 용기를 얻고 곧바로 3개월분 450,000원을 내고 회원 가입했다. 거기에는 레슨비도 포함되어 있었다.그때가 만53세였다. 다음날 새벽 6시에 나갔지만 문도 열려있지 않았다. 오후에 물어보자 사장이 분당에 살기 때문에 늦었다면서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했다. 그렇지만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또 물었더니.새벽에 레슨 해주기로 한 프로가 술을 먹고 못나왔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7번 아이언이라는 것을 가져와서 5분정도 가르쳐 주었다. 그후부터 나는 새벽에 문만 열어달라고 하고 5분간 배운 것을 2개월동 안 혼자서 반복했다. 이렇게 해서 골프가 될 리가 없다.그런데 나는 그정도 가지고 열심히 반복하면 되는 줄 알았다. 속으로는 답답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기존연습장에 아무런 말도 안하고 그곳으로 연회비 100만원을 내고 옮겼다. 전에 다니던 한성골프에서 잘해줄테니까 다시 오라고 했지만 나는 더이상 그곳 사장과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 겨우 5분 가르쳐주고 레슨을 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곳이 무슨 사업이 되겠느냐는 생각 뿐 기분이 좋을 때는 성실히 가르쳐주디가 수 틀리면 모른 척했다.도대체 어느 장단에 박자를 앚출지 몰랐댜.본래 "골프는 돈 있는 사람들이 치니까 뒷돈을 주지 않으면 안되나 "싶기도 하고 처음 골프에 입문하게 되면 일년정도 중고로 치다가 어느 정도 칠줄 알면 고급으로 바꾸라고 조언한다. 이것은 테니스에서도 꼭 마찬가지다.그런데 1-2개월쯤 지나면 욕심이 생겨 고급 골프채를 갖고 싶어진다. 그러면 공을 잘 칠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다. 골프를 시작한 지3개월쯤 되었을 때 성당교우인 요셉의 안내로 구리시에 있는 L.G백화점에 가서 총300만원에 풀 셋트를 구입했다.그러자 머리 올려야한다며 문막의 어느 골프장으로 데리고 갔다. 나는 예약할 줄도 몇명이 치는 줄도 모르고 그저 가자는 대로 따라갔다.
치는 쪽쪽 엉뚱하게 날라가거나 땅을 쳤다.옆에선 끝까지 눈을 떼지 말고 보고 머리를 들지 말라고 했지만 그게 어디 맘대로 되는가?그렇지만 나는골프에 입문한 것만으로 마치 대단한 신분상승한 것으로 그리고 주위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빨리 잘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사람 저사람 치는 것도 많이 보고 많은 사람의 말도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