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부지방이 최악의 가뭄으로 말라 가고 있다.
내고향의 군위, 의성, 청송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온 나라를 뒤덮은 메르스 때문에 전례 없는 가움이 묻히고 있다.
댐은 바닥을 드러내고, 모내기조차 못하는 논이 곳곳에 널려 있다.
그 실상은 대표적인 다목적 댐인 소양강댐의 수위는 어제 오전 153.88m를 기록했다.
1974년 댐을 준공한 후 역대 최저 수위인 1978년 6월24일 151.93m에 근접하는 수위다.
정상적인 용수공급 하한선은 150m이지만, 수위가 하루 35㎝씩 낮아지는 현 상태로는
열하루가 지나면 이 선도 무너진다.
충주댐도 12년 만에 최저 수위를 기록했다.
충북 단양, 경북 울진 등지에서는 급수차와 소방차를 동원해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경기 강화의 경우 31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7.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곳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농업용수 공급은 꿈도 꾸지 못할 지경이니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말라 죽는
밭 작물을 바라보는 농심마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약해 중부지방에 기압골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상청은 7월에야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해 중부지방에 비를 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가뭄은 우리나라 중심부인 수도권을 강타하고 있다.
생활용수난, 전력난, 농작물 피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
당장 소양강댐의 수위 하락으로 발전 중단과 수도권 생활용수 공급 차질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 대책은 비 오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 대책’이 전부다.
그래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생활용수난과 전력생산 중단에 대비한 비상대책부터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일이 터진 뒤 허둥대면 사회적 혼란을 키우고,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용수공급을 제한하는 사전적 조치를 검토하고, 식수원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자체별로 이루어지는 가뭄 대응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
국제 곡물가격의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가뭄은 흉작과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떠안기게 된다.
비상한 각오로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