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자현양회합창단 자카르타 성요셉 한인본당 초청 공연
객석의 커튼 콜(curtain-call)이 무려 7차례나 이어졌다. 상기된 관객들은 한국순교자현양회합창단(단장 민경양 사도 요한, 지휘 옥상훈 토마스 데 아퀴노)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기립박수를 치며 "브라보"를 외쳤다. 연미복과 단아한 한복 차림의 4부 혼성합창단원 56명의 뺨도 감동과 흥분으로 붉어졌다. 9월 15일 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성요셉 한인성당(주임 김정렬 신부,이하 자카르타 한인본당)에선 아주 뜻깊은 한국순교자현양회 합창단의 정기 연주회가 열렸다. 자카르타 한인본당의 초청으로 열린 이날 공연은 현지 신자들과 교민들을 위로하고, 아시아 교회 본토인 사제 양성을 위해 설립된 성 김대건 신부 장학회 기금 조성을 위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합창단은 이날 2시간 동안 국악 미사곡과 한국 가곡, 동요 연창, 민요 등을 연주하며 이역 타향살이의 고단함을 위로했다. 비록 화려하고 세련된 음색은 아니지만 성당을 가득 메운 500여 명의 관객과 한마음으로 소통하는 열린 소리로 성심껏 연주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연주가 고조됨에 따라 시작 때 어수선함에서 고요, 흐느낌, 환호와 감동으로 시시각각 바뀌었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합창단과 관객 모두가 일어나서 '고향의 봄'을 노래하며 하나가 된 것이었다. 김성주(이사악) 자카르타 한인본당 평협회장은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인 연주회였다"며 "이처럼 속시원하고 벅찬 공연은 본당 설립 이래 처음이었다"고 평했다. 김정렬 신부도 "기꺼이 초청에 응해 감동적인 공연을 펼쳐준 한국순교자현양회 합창단원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자카르타 교우들과 교민들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한인본당은 이날 공연 수익금 전액을 성 김대건 신부 장학회 기금으로 합창단에 전달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한인 가톨릭 신앙공동체가 처음으로 형성된 것은 1978년이었다. 초기 한국교회처럼 평신도들이 현지 가옥을 빌려 공소를 세우고 이슬람 땅에서 신앙을 지켜고 키워갔다. 이후 1995년 사제가 정식으로 파견(부산교구)되고 본당이 설립돼 올해로 본당 설립 12주년을 맞았다. 자카르타 성요셉 한인본당은 신자들의 헌신적 활동으로 동아시아 교민 사목의 중심지뿐 아니라 성령쇄신, 꾸르실료, M.E 등 신자들의 신심운동의 교두보로 성장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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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순교자현양회합창단이 지난 9월15일 자카르타 한인 성당에서 성 김대건 신부 장학회기금 조성을 위한 정기 공연을 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