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 '아기 예수님을 안은 시메온'은 렘브란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가 1669년 10월 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빈민가에서 세상을 떠난 뒤
미완성인 채로 발견되었다.
노인 시메온은 눈을 감고 있고, 아니 눈이 보이지 않는다.
시메온의 두 팔에는 아기 예수님이 강림하신 듯 누워 있다.
평생을 기다려온 하느님.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만나는 구원의 빛 .....
빛이신 하느님은 세상의 빛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마음의 빛으로 보아야 한다. 눈을 감아야 더 잘 보인다.
그리고 사람의 말로써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으로,
형언할 수 없는 마음으로 시메온은 이렇게 노래한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루카 2, 29-32)
렘브란트는 1606년 7월 1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레이던에서 방앗간 주인의 아홉째 아들로 태어났다. 15세 때 그림 공부를 시작했으며 25세 때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했다.
첫 아내 사스키아와의 사이에 두 아들과 두 딸을 낳았지만 둘째 아들 티투스를 제외하고 아내와 아이들 모두 죽었다.
36세 때 두 번째 아내를 얻었지만 1642년 작품 <야경>이 외면받으면서 차츰 생활이 어려워져 50세 때 파산하여 유대인 빈민촌으로 들어간다.
57세 때는 다시 아내를 잃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의 나이 62세 때 아들 티투스가 결혼한지 일곱 달 만에 죽는다. 1669년, 모든 것을 잃은 63세의 노인 렘브란트는 며느리 집으로 들어가서 손녀와 함께 살다가 그 해 10월 4일 세상을 떠났다.
렘브란트는 생의 각 시기마다 자화상을 남겼는데 이는 마지막 자화상이다. "빛의 화가" “17세기 최고의 화가" 렘브란트가 넘어온 파란만장한 생의 너울이 그의 두 눈과 두 손에, 주름진 얼굴에 잘 남겨져 있다.
(마리아지 2024년 1•2월호 통권 243호에서)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