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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시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 이어 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예술창작벨트를 조성,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군산의 근대역사문화가 뜨고 있다. 군산의 근대역사문화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이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 이어 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예술창작벨트 조성사업이 완료되면서 원도심에 근대역사문화촌이 형성돼 새로운 볼거리가 만들어졌다.
이를 토대로 그동안 시민과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아오던 근대문화유산들이 하나둘씩 빛을 발하고 있으며 근대역사 시간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군산에서 즐기는 근대 시간여행
군산은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부산, 원산, 인천, 목포, 진남포, 마산에 이어 1899년 5월 1일에 개항돼 일제강점기에는 쌀 수탈의 전진기지로 활용된 아픔을 간직한 항구다.
군산시는 이러한 역사를 간직한 내항과 주변지역에 근대사를 재조명해 역사의식을 바로 세우고 근대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근대문화도시’를 만들고 있다.
먼저 지난 2009년 5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문을 열었으며 올해 6월에는 군산지역 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예술창작벨트 조성사업이 완공돼 군산의 근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개관 운영
군산의 근대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조성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원도심 지역인 장미동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부지 8,347㎡, 건물연면적 4,248㎡,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1층에는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박물관, 2층 근대자료규장각실, 3층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세미나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는 총 4,400여 점의 유물이 있는데 이 가운데 2,250점은 시민 기증운동을 통해 보유하게 된 것이다.
박물관은 매분기마다 참신한 소재의 테마로 기획전과 특별전 등 다채로운 전시행사를 개최해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근대문화자원을 주제로 한 근대연극 상설공연은 박물관 공간과 인적 네트워크(자원봉사자)를 적극 활용한 특화사업으로 박물관 운영의 선진사례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한편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최근 근대역사 홍보엽서 캠페인 발대식을 갖고 전국 최고의 근대문화유산을 시민들의 힘으로 전국에 알리는 신호탄을 쏴 올렸다.
여기에는 63개 기관 및 단체에서 참여해 7,000여 장의 엽서가 준비돼 군산을 알리기 위해 전국으로 발송됐다.
△근대역사문화촌이 만들어 지다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가 완성됨에 따라 군산 내항에 있는 옛 조선은행, 옛 일본제18은행 등 근대건축물 5개 동을 비롯해 근대역사박물관, 군산세관 본관과 연계된 하나의 근대역사문화촌이 만들어졌다.
군산근대건축관(옛 조선은행)은 일제강점기 때 한국 및 대륙 경제 수탈을 위해 일제가 세운 중앙은행이었던 조선은행 군산지점을 새롭게 정비했다.
채만식의 ‘탁류’에 등장한 이 건물은 문화재청의 고증을 거쳐 원형대로 보수됐으며 1층 바닥에는 개항에서 현재까지 군산의 역사적 사건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각각의 방에 조선은행의 역사, 근대 쌀 수탈의 역사, 군산 근대의 문화, 조선은행과 군산의 삶, 근대 건축 모형이 전시돼 있다.
군산근대미술관(옛 일본제18은행)은 일제강점기 일본 사업가들의 한국 진출과 미곡 반출, 토지 강매 등 일제 토지 수탈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이다.
미즈카페(미즈상사)는 1930년대 무역회사로 사용됐던 근대건축물로 일제강점기 무역회사와 상업시설을 조망할 수 있다.
현재 1층은 카페테리아로 운영되고 2층에 ‘북카페’를 구성해 군산 문학을 소개하고 시민과 방문객의 휴식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미공연장(대한통운 창고)은 1930년대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에서 수탈하는 쌀을 보관했던 창고로 쌀 수탈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근대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현재 다목적 소극장으로 조성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꾸며 놨다.
마지막으로 장미갤러리(적산가옥)는 해방이후 위락시설로 사용됐던 근대건축물로 문화예술체험교육장, 전시공간으로 조성해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근대역사 체험공간 관광객 북적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지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일본식 가옥으로 단지화 된 근대역사 체험공간(1권역)이 조성돼 있다.
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근대역사 체험공간은 1930년대 근대건축물의 원형을 살린 건물로 시대형 숙박체험관 5개동(21실), 근린생활시설 4개동이 있으며 내부에는 정원이 있다.
기존 일본식 가옥을 복원한 시대형 숙박체험관인 고우당은 저렴한 가격으로 이색적인 다다미방 체험을 할 수 있어 전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 지구를 중심으로 신흥동 일본식 가옥, 옛 군산세관, 동국사 등의 근대 유물들이 도보로 20여 분 거리 이내에 산재해 있어 시간여행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신흥동 일본식가옥(국가등록문화재 제183호)은 일제강점기에 군산에서 상업으로 부를 축적한 히로쓰가 지은 일본식 2층 목조 가옥으로 영화 ‘장군의 아들’, ‘바람의 파이터’, ‘타짜’ 등 많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된 바 있다.
옛 군산세관 본관(전라북도 기념물 제87호)은 유럽에서 수입한 적벽돌로 지어진 유럽 양식의 건물로 서울역사와 한국은행 본점 건물과 같은 양식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독일인이 설계했으며, 광무 3년(1899년) 인천세관 관할로 군산세관이 설치되면서 1908년 준공됐고 국내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다.
동국사 대웅전(국가등록문화재 제64호)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로 개항 후 들어온 일본 조동종 사찰인 금강사로 건립됐으며 광복 후 조계종 사찰 동국사로 변경됐다.
대웅전은 요사채와 복도로 연결돼 있고, 팔작지붕 홑처마 형식의 일본에도 시대의 건축양식을 띠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현재 월명동에 근대역사 체험공간 2권역과 맛의 거리가 연내 완공되고 근대역사 체험공간에서 근대역사박물관에 이르는 750m 구간의 탐방로가 내년에 개설되면 명실상부한 근대역사문화도시의 메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김기현기자
[인터뷰] 문동신 군산시장
군산근대역사박물관 24개월 만에 45만명 돌파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개관 이후 24개월 만에 누적관람객 45만명을 돌파했으며 월 평균 1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습니다”
문동신 시장은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이 수년 사이에 각광을 받으면서 원도심 근대문화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근대문화벨트사업의 완공으로 박물관 인근의 7개 건물이 테마단지화 되면서 전국적인 가족단위 체험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이유는 기존의 정형화된 박물관의 이미지를 과감히 깨고 관람객과 함께 호흡하고 살아 숨 쉬는 체험형 근대문화공간으로 꾸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박물관 체험 학습지를 제작해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박물관 학교 및 공예 체험교실 등 다양한 역사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박물관의 사회교육기능을 활발히 한 점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문 시장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유료화로 전환한 이래 월평균 1600~1700만원의 입장료 수익을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현재까지 1억7000만원을 벌어들이는 등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국 최고의 근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성해 군산을 근대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군산=김기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