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스님의 ‘가시를 거두세요’ <13> 가까운 이가 항암 투병중입니다
우리 모두 시한부 인생...“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지금 이 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사십시오. 세상을 내일 떠나든 10년 후에 떠나든 100년 후에 떠나든 오늘 이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사십시오. 불교신문 자료사진.
어려운 역경을 만났을 때가
부처님법 닦는 중요한 시절
불치병 환자들이 겪은 기적
인연법 알고 마음을 비워야
우리 주변을 조금만 살펴보면 항암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중생은 세상을 태어난 시작부터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굴레를 돌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항상 편안하고 건강하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인생이란 내 마음대로 돌아가지만은 않습니다. 힘들고 괴로울 때 일수록 부처님 가르침을 의지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잘 닦으면 마음을 평온히 다스릴 수 있는 묘한 힘을 얻게 됩니다. 어려운 역경을 만났을 때가 진심으로 부처님 법을 닦아야 할 가장 중요한 시절입니다.
대만 불교의 큰 스승인 불광산사 성운스님(1927-2023)의 일화입니다. 성운스님 아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던 비구니 스님이 병원에서 시한부를 판정 받았습니다. 길어야 몇 개월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성운스님께 찾아가 상담을 했습니다.
성운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이 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사십시오. 세상을 내일 떠나든 10년 후에 떠나든 100년 후에 떠나든 오늘 이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사십시오.”
큰스님 말씀에 힘을 얻은 비구니 스님은 세상에 남은 시간 동안 부처님 가르침을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전법 포교에 매진하였습니다. 결과는 그 후로 시한부 인생에서 훨씬 벗어나 10년 넘게 포교 소임을 맡아 쭉 정진하였다고 합니다.
‘내일 가든지 10년 후에 가든지 100년 후에 가든지,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살겠다.’
마음 텅 비운 집착 없는 삶의 자세가 이토록 놀라운 기적을 만들었나 봅니다.
몇 년 전의 일입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거사님이 있었습니다. 정년퇴직 후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일이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아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루는 몸 상태가 너무 이상해서 병원에 가 정밀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진 결과 너무나 가혹한 말을 듣게 됩니다.
“담도암 4기입니다. 수술하기도 너무 위험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생존 기간이 몇 개월이 남지 않았습니다.”
거사님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술도 손대기 위험한 상태라는 말에 고민 끝에 제주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거사님은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마음에 늘 숙제처럼 남겨두었던 ‘불교 공부, 마음 수행’을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좋아하던 금강경을 꺼냈습니다. 매일 서귀포 자연휴양림 양지 바른 곳에 앉아서 금강경을 독송했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금강경을 독송했습니다. 점점 독송 시간이 늘어나며 한 번 앉으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마음은 점점 편안해지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사라져갔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반성했고 고집 세고 예민한 성격들이 병고의 씨앗이 되었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코앞에 두며 괴로웠던 거친 생각을 모두 내려놓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매일 매일 금강경을 독송하던 어느 날에 기력이 바닥나서 걷지도 못했던 몸에 활기가 생겨났습니다. 점점 몸이 건강해짐을 느꼈습니다. 혹시나 해서 병원에 찾아갔습니다.
의사가 말했습니다.
“이건 기적입니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기적입니다.”
수술 조차 못할 정도로 심각했던 암이 흔적도 없이 싹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거사님은 사람들에게 항상 말합니다.
“부처님 가피입니다. 모든 것이 부처님 가피입니다.”
불교계 호스피스 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있는 정토마을이란 곳이 있습니다. 정토마을의 능행스님이 직접 목격하신 체험담입니다.
오래 전에 연세 많은 할머니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큰 병에 걸려 병실에 입원하였습니다. 할머니는 종교가 없는 무교였고 글자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한 스님이 오직 ‘나무아미타불’ 염불만 하면 죽어서 극락세계 간다고 염불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할머니는 그 날부터 오직 간절하게 염불을 하였습니다.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올 즈음에 온몸에서 욕창이 생겨나고 뼈와 가죽만 남았습니다. 심한 악취로 사람들이 가까이 가기 힘들어할 정도였습니다. 나중에는 입으로 염불하기조차 힘이 없어서 가만히 누워 염주를 겨우 굴릴 뿐입니다. 스님이 다가가서 ‘염불하십니까?’ 여쭈면 할머니는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스님은 계속 염불하시라고 격려하며 염불소리가 나오는 염불기를 틀어드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할머니는 새벽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숨을 거두시고 30분 후에 몸을 살펴보니 그토록 심했던 욕창이 모두 사라졌다는 겁니다. 꼬이고 비틀렸던 몸도 반듯하게 펴지고 심한 악취 대신 오히려 묘한 향내가 몇 시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스님을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격한 일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가피와 염불의 공덕은 참으로 미묘합니다.
모든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늘 편안하고 건강하고 즐겁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인생은 내 마음대로 술술 풀리지만은 않습니다. 인생은 산길과 같습니다. 오르막길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습니다. 꽃길도 있고 가시밭길도 있습니다.
산길 같은 인생을 살아갈 때 가장 훌륭한 의지처가 있습니다. 바로 부처님입니다.
부처님께 기도했다고 모든 병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도를 열심히 했는데 큰 병에 걸릴 때도 있습니다. 평생 수행을 열심히 하셨던 큰스님들도 병에 걸릴 때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인연법입니다. 좋은 일도 인연이요, 나쁜 일도 인연입니다. 모든 일이 인연법입니다. 그 인연법을 잘 관찰하고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최고의 묘약이 부처님 법입니다.
암이라든가 큰 병에 걸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는 병원 치료를 잘 받아야 합니다. 인류의 오랜 과학이 녹아있는 현대 의학을 믿고 치료에 집중해야 합니다.
둘째는 간절히 기도하세요. 복을 짓고 선업을 쌓고 간절히 부처님께 기도하세요. 좋은 인연을 지으면 좋은 인연이 생깁니다. 부처님을 향한 기도는 신묘한 힘이 있습니다. 간절히 부처님께 기도하세요.
셋째는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내일 떠나든 10년 후에 떠나든 몇 년을 더 살든, 지금 이 순간 깨어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분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세상에 있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기를, 세상에 있는 모든 분들이 병고에서 벗어나 평화롭기를 발원해봅니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관세음보살.
광우스님 해인총림 해인사 상임포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