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덕음지맥, 남원 덕음산德蔭山 애기봉(331.4m)
꺼멍바위에 치성을 드리면 득남한다는 전설을 간직한 산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9/07/18 [18:55]
▲ 달봉 중간에서 본 애기봉 © 새만금일보
<하늘이 사랑한 땅, 남원의 달 이야기>로 살펴본 덕음산 애기봉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다. 주천면 송치리 동촌(동송)마을로 내려오는 방향에 크고 시꺼먼 바위가 있다. 마을사람들은 이 바위를 꺼멍바위라 부르고 이 부근을 센개번덕이라고 한다. 센개번덕이란 생기生氣가 일어나는 언덕이라는 뜻으로 기자祈子 신앙과 관련된 말이다. 즉 이 꺼멍바위에 치성을 드려 득남의 소원을 빌면 애기를 가졌다고 한다. 이에 꺼멍바위가 있는 산봉우리를 애기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거북바위는 어현동 양림마을 임야에서 참여환경운동 연대 윤 대표가 발견했다고 한다. 안내판에는 백제시대 선조들이 거북형상의 바위에 별자리를 새겨 날씨나 전쟁 또는 요새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천문학을 연구하는 도구로 사용했다고 나와 있다. 또 양림마을 임야에 있었던 거북형상(주역)은 남원부의 남원성, 교룡산성, 거북주역이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고 남원시를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남원을 지켜주는 거북형상으로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덕음산에 대한 기록만 있고, 애기봉(331.4m), 달봉(339.4m)은 산의 높이만 나와 있다. 그리고 애기봉은 돼지바위로 표기되었다. <하늘이 사랑한 땅, 남원의 달 이야기>에는 애기봉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한국 지명 총람>> <<한국 지명유래집>> <<남원군 지>> <<남원의 마을유래>>등에는 애기봉의 기록이 없다.
▲ 애기봉서 달봉가는 이정표 ©새만금일보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 <<한국 지명 총람>>에 기록된 덕음봉을 이 산줄기의 으뜸 산으로 여겨 이 산의 전체를 지칭할 때는 덕음산, 각자의 봉우리를 지칭할 때는 정상은 덕음봉, 애기봉, 달봉 등으로 부르는 것이 옳을 성 싶다.
우리전통 지리서인 <<산경표>>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로 고찰해 본 덕음산 애기봉의 산줄기와 물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의 거대한 산줄기가 백두산 백두봉을 출발하여 지리산 천왕봉까지 남으로 1621.5km를 뻗어간다. 전북지역의 백두대간 산줄기는 민주지산 삼도봉에서 시작되어 대덕산, 삼봉산, 덕유산 백암봉, 장수덕유산, 할미봉, 육십령, 구시봉을 지나 장수 영취산에서 서북쪽으로 금남호남정맥을 나뉘어 놓는다. 백두대간은 남진하며 백운산, 월경산을 지나 동쪽으로 연비지맥을 분기해 놓고, 봉화산, 매봉, 아막성산(모산), 시리봉, 산불산, 무덤산, 고남산, 방어산, 수정봉, 덕운봉, 고리봉에 닿는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세걸산-바래봉-덕두산으로 이어지는 바래지맥을 분기해 놓고, 정령치를 지나 만복대에 닿는다.
▲ 애기봉서 필자와 김석범 대장 ©새만금일보
만복대에서 서쪽으로 가지 친 견두지맥은 서쪽으로 뻗어 가며, 안산-다름재-영제봉-국수봉-숙성치를 지나 가마봉에 닿는다. 가마봉 부근에서 북쪽으로 갈려나온 덕음분맥은 547봉-349.9봉-달봉에 닿은 뒤 애기봉을 지나 덕음산에 닿는다.
덕음산 애기봉의 물줄기는 서쪽은 주촌천, 동쪽은 원천천을 통해서 요천에 합류하여 섬진강으로 흘러간다. 행정구역은 남원시 어현동, 주천면 송치리와 경계를 이룬다.
지리적으로 덕음산 애기봉의 북쪽은 덕음봉, 그리고 남원시가지와 청룡산 너머로 만행산 천황봉과 팔공산 등이 첩첩하다. 동쪽은 장백산 너머로 백두대간 수정봉이 있고, 동남쪽은 백두대간의 지리산 연봉인 고리봉과 만복대가 지켜준다. 남쪽은 견두지맥의 견두산, 서쪽은 요천 너머로 천황지맥의 문덕봉과 고리봉이 다가온다.
<<한국 지명 총람>> <<남원의 지명 유래>> 등으로 살펴본 덕음산 애기봉 주변의 인문지리는 이렇다.
주천면 송치리는 본래 남원군 주촌면의 지역이었다. 1914년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동송리, 서송리, 웅치리를 병합하여 동송과 웅치에서 한 글자씩 취해서 송치리라 해서 주천면에 편입되었다.
▲ 직녀암서 김석범 대장 ©새만금일보
하송下松마을에 1400년경 중국에서 신안 주 씨가 처음 정착하여 세력이 강해지자 남원부에서 이 지역을 주촌방으로 불렀다. 그 뒤 동촌에 김해 김 씨가 들어와 또 하나의 마을을 이루었다. 1914년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 통폐합 때 동촌과 서촌을 합하여 하송으로 불렀다. 하송을 송구松九라고 불러 왔는데 풍수지리상 마을이 뱀의 형국으로 언덕의 송림에서 아홉 마리 뱀이 나와서 생긴 이름이다. 마을 부근에 여섯 개의 큰 바위가 층을 이루고 장엄한 산의 형태를 이루고 있어 육바우로 부른다. 뱀의 형국을 이루고 있는 언덕의 끝부분에 두꺼비 바위가 있고 산등성이에는 여러 기의 묘소가 있다.
<문화유적과 명소>
▲ 함파우 남원 항공우주천문대 ©새만금일보
[남원 항공우주천문대]
남원 항공우주천문대의 주망원경은 성운, 성단, 은하 등의 천체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2006년 과학기술부 지방천문과학관 지원 사업으로 선정되어 사업비 46억원에 부지면적 6,532㎡, 지상3층 규모로, 우주항공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항공기 비행 체험을 위한 공간이다. 10m 크기의 돔 스크린에 밤하늘과 전천영상을 볼 수 있는 천체 투영실이 있다. 남원의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600mm 규모의 주망원경과 350mm - 125mm까지의 다양한 구경과 다양한 방식의 망원경을 구비한 보조관측실이 있다. 주관측실의 600mm 규모의 주망원경은 약 15.7 등급까지 수십 만개의 별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성운, 성단, 은하 등의 천체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실외에는 1970년대 우리나라 공군의 주력기이었던 팬텀기와 다양한 전투기가 전시됐다.
남원천문대는 태양과 천체관측 4D 영상관람, 가상항공체험, 천문강연 등의 프로그램을 교대로 운영한다. 여름방학 캠프와 하반기 현장체험 학습과 다채로운 과학체험교실을 운영, 관람객 유치와 함께 지방과학문화를 선도하는 중추적인 과학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용양사龍陽祠]
하송마을에는 송나라 주자朱子의 영정을 모신 용양사가 있다. 약 160년 전 하송에 살고 있는 주 씨들이 주자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해마다 음력 9월 15일에 근처의 유림들이 모여 제향을 드린다.
▲ 시계탑 삼거리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1코스 : 사랑의 광장-(1.0)덕음봉-(2.4)애기봉-(1.5)달봉(깃대봉)-(1.5)애기봉-(0.8)주천면 안곡마을(5.7km, 2시간 20분 소요)
o 2코스 : 사랑의 광장-(1.0)덕음봉-(2.4)애기봉-(1.5)달봉(깃대봉)-(1.5)애기봉-(2.4)시계탑-(1.5)함파우 삼거리-(0.5)사랑의 광장(10.8km, 3시간 30분 소요)
덕음산 애기봉 등산로는 피톤치드가 진동하는 송림길이다. 돌탑에서 소원을 빌고 덕음봉에 있는 덕음정에서 조망을 즐기고 시계탑 갈림길을 지나면 개미고개가 나온다.
▲ 개미고개 ©새만금일보
전설에 의하면 이 고개는 옛날 이곳을 지나던 도사가 그늘 아래서 쉬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개미 떼가 공격하자 도술로 개미를 멸종시켜 버렸다고 한다. 해발336m인 애기봉에는 안내판과 정자가 있다. 달봉(깃대봉)까지는 1.5km의 거리다.
▲ 어현동 함파우 입구 날머리 © 새만금일보
<교통안내>
o광주-대구고속도로 남원 나들목-춘향테마파크(사랑의 광장)
o완주-광양고속도로 오수 나들목-17번 국도-춘향테마파크(사랑의 광장)
o호남고속도로-전주나들목-17번 국도-남원 춘향테마파크(사랑의 광장)
o남원-주천면 안곡마을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