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민요
해 설 - 전라도에 전승되어 온 민요. 흔히 남도민요라고도 하며,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새타령》 《육자배기》 《자진육자배기》 《농부가》 《자진농부가》 《흥타령》 《진도아리랑》 《날개타령》 《까투리타령》 《둥가타령》 《개구리타령》 《강강수월래》 등이 있다.
옛날에는 대처의 장마당이나 마을의 큰 마당으로 다니며 소리판을 벌이던 소리꾼들이 있었다. 소고를 치며 춤추고 노래하던 이 소리꾼들의 소리는 고장마다 달랐는데, 전라도에서는 먼저 <보렴>이나 <화초사거리>와 같은 염불 소리를 부르고 나서 <육자배기>, <흥타령>, <개구리타령>따위의 짧은 소리를 불렀고, 끝에는 <새타령>이나 <까투리타령>, 그밖에 시속으로 부르는 갖가지 소리를 때에 맞추어 불렀다. 이들이 부르던 소리는 마을의 소리꾼들이 배워 널리 퍼지기도 했다.
마을에 잔치가 벌어지면 술이 거나해진 마을의 소리꾼들이 술상머리에서 장고 장단이나 무릎 장단으로 여러 가지 소리를 돌아가며 메기고 받았다. 흔히 <육자배기>로 머리를 내고 <흥타령>, <개구리타령>따위를 부르기도 하고, <남원산성>(둥가타령), <진도 아리랑>, <삼산은 반락>따위를 불렀다. 또 농부들이 농사일이 뜸한 겨울밤에 마을 큰사랑에 둘러앉아 목침을 앞앞으로 돌려가며 저마다 소리를 한 자리씩 불러나갔는데, 이때에도 판소리 한 대목이나 단가 한 자리, <육자배기>, <흥타령>, <진도 아리랑>, <남원산성>따위를 일쑤 블렀다.
화초사거리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불리는 남도 선소리의 하나로, <보렴>뒤에 부른다. 전라도 옥과의 신 방초라는 이가 지었다고 하는 <화초 사거리>는, <보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당패들이 부르던 판염불의 하나인 <사거리>가운데 "산천 초목이 속잎 난듸…"하는 소리 대목 뒤에 "왼갖, 화초를 심었더라"하는 화초 대목이 덧붙어서 된 것이다.
육자백이
평안도 소리 가운데 첫손가락을 꼽는 것이 <수심가>라면, 전라도 소리로 첫손을 꼽는 것은 <육자배기>이다. 이 소리는 남도 소리조로서 전라도 소리의 특징을 고루 지닌 데다가 가락이 아름답고 가사도 정교한 시로 되어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본디 콩밭을 매는 아낙네나, 김매는 농부들, 나무꾼들이 부르던 소박한 소리였으나 소리꾼들 손에 가락과 가사가 가꾸어져 세련되었고, 선소리 산타령을 부르던 소리꾼들이 부르면서'산타령'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육자배기'라는 이름은 이 소리가 여섯박 장단으로 되었다 하여 붙은'육자박이'라는 말이 변한 것이라고 전해지지만 분명한 것은 알 수 없다. 소리의 형식은 절로 나누어지는 장절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다른 소리와는 달리 뒷소리가 딸려 있지는 않으나 장절 곧 마루의 끝을 제창으로 "-거나 헤"로 맺는다. 흔히 여러 소리꾼들이 한 마루씩 돌아가며 부른다. 가사는 임을 그리워하는 서정적인 시가 많고, 형식도 시조시로 된 경우가 많다.
흥타령
흥타령에는 경기도와 전라도의 것 두 가지가 있다. 경기도 <흥타령>은'천안 삼거리'로 알려져 있는 소리로서 말끝마다'흥'이 붙지만 전라도 <흥타령>에서는 뒷소리에만 붙는다. 경기도 <흥타령>은 굿거리 장단에 경토리로 되어 있는데, 전라도 <흥타령>은 2분박 보통 빠른 12박자(12/4박자)의 중몰이 장단에 육자배기토리로 되어 있다. 전라도<흥타령>은 장절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그 길이가 4 장단에서 6 장단쯤 되어 한결같지 않고, 뒷소리는 한 장단으로 되어 있다.
새타령
온갖 새들의 울음 소리와 그에 얽힌 뜻을 엮은 구성지고도 명랑한 소리다. 판소리 <적벽가>에도 새타령이 있는데, 전라도 것과는 가락과 내용이 다르다. 곧, 전라도의 것은 장단이 중중몰이로 되어 있고 가사가 온갖 새들의 울음 소리와 노는 모습을 그린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적벽가>의 것은 장단이 중몰이로 되어 있고, 죽은 군사의 넋이 새가 되어 추운 겨울의 산 속에서 슬피 우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둘다 육자배기토리로 되어 있으나 전라도의 것은 즐거운 느낌을 주고, <적벽가>의 것은 슬픈 느낌을 준다.
조선 왕조 철종 때의 판소리 명창인 박 유전과 고종 때의 명창 이 동백이 새타령을 잘 했다고 전해지는데, 그들이 부른 소리는 모두 전라도 새타령이다.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라는 말로 시작하였으나 50년쯤 전부터 "삼월 삼짇날 연자 날아들고…"로 시작하는 잦은 중중몰이 대목을 앞에 덧붙여 부르는 식이 생겼다. 이 대목은 판소리 <수궁가>에서 자라가 세상에 나와 경개를 감상하는'고고천변'의 뒷대목을 따다 붙인 것으로 보인다.
남원산성
가사의 첫머리에서 나오는 "남원산성 올라가…"라는 귀절에서 따와'남원산성'이라고도 하고, 뒷소리에 나오는 "둥가"라는 말을 따서'둥가타령'이라고도 한다. 흔히'남원산성'이라 이르나'남한산성'이 맞다는 이도 있다. 뒷소리가 딸리는 장절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앞소리는 길이가 고르지 않아 네 장단에서 여덟 장단쯤 되고 뒷소리는 세 장단으로서 "에헤야 뒤야 어루 둥가 허허 둥가 둥가 내 사랑이로구나"하고 일정하게 받는다. 첫째 마루에서는 갖가지 새를 그리고 있으나 둘째 마루부터는 아기자기한 세상사를 이것저것 대고 있다. 장단은 중중몰이이며, 육자배기토리로 되어 있고, 매우 흥겨운 느낌을 준다
강강수월래
전라도에서 아낙네들이 둥글게 늘어서서 손을 잡고 발을 맞추어 빙빙 돌리며 부르는 소리로 <강강술래>가 있다. 경상도에서는 이런 소리를'칭칭이 소리'라 일컫는데 요즘에는'쾌지나칭칭'으로 알려져 있다.
강강술래는'강강수월래'라 하여, 임진왜란이 일어나서 이 순신 장군이 왜적을 무찌를 때에 아낙네들이 바닷가에서 이 소리를 하고 놀면서 군사들의 사기를 돋구었다는 전설이 있으나, 다만 전설로 접어 두는 이가 많다.
<강강술래>는 중몰이 장단으로 된 느린 것과 중중몰이로 된 보통 빠른 것과 잦은몰이로 된 빠른 것이 있는데, 중중몰이로 된 것이 원형이고 다른 것들은 그 변형으로 보인다. 가락은 육자배기토리로 되어 있다.
<강강술래>를 부르며 놀 때에는 3분박 4박자의 중중몰이 장단에 맞추어 부르며, 한 박자마다 발걸음을 까치걸음으로 딛는다. 선소리꾼이 두 장단 길이의 앞소리를 메기면 놀이꾼들이 다 함께 "강강술래 강강술래"하면서 뒷소리를 받는다. 또 중몰이 장단으로 느리게 부르기도 하고 잦은몰이 장단으로 빠르게 부르기도 한다.
진도아리랑
한국 민요에는 아리랑이란 이름이 붙은 민요가 여러 고장에 전승되고 있는데, 전라도에 전해지는 <진도 아리랑>을 위시하여 강원도에는 <정선 아리랑>과 <강원도 아리랑>, 경상도에는 <밀양 아리랑>, 서울 지방에 <본조 아리랑>과 <긴 아리랑>따위가 그것이다. <진도 아리랑>은 근래에 진도 출신의 젓대 명인인 박 종기가 짰다는 설이 있다.
세마치 장단에 맞고 3분박 중몰이 장단에도 맞는데, 장절 형식으로 되었다. 여러 사람이 어울려 놀 때에 즐겨 부르는데, 선소리꾼이 중몰이 두 장단을 메기면 여러 사람이 중몰이 두 장단을 받는다. 육자배기토리로 되어 있어서 음악쪽으로 보아 <물레타령>과 <삼산은 반락>과 비슷한 점이 많다. 매우 흥겨운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