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30] You are the most human person I have ever met
너처럼 인간다운 사람은 본 적이 없어
황석희 영화 번역가
입력 2023.07.15. 03:00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나는 한 여성의 몸에 갇힌 한 사람일 뿐이다(I’m just a person trapped inside a woman’s body).”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일레인 부슬러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껍질이 나를 정의하지 않는다는 선언. 이 선언은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Alita: Battle Angel·2019·사진)’ 주인공 알리타가 가장 하고 싶던 말일지도 모른다.
사이보그 기술이 일상화된 먼 미래, 알리타(로사 살라사르 분)는 두뇌만 인간인 전투형 사이보그다. 모든 기억을 잃은 채 폐기물 처리장에 있었지만 닥터 이도(크리스토프 발츠 분)에게 발견되어 말끔히 수리된다. 이도는 알리타에게 마비 장애를 앓다 죽은 자신의 딸을 위해 만들어 둔 사이보그 보디를 장착한다. 이도의 전처인 시렌(제니퍼 코널리 분)은 사이보그 격투 레이스 ‘모터볼’의 엔지니어다. 이도는 죽은 딸을 잊지 못하는 시렌에게 다 잊으라 한다. 하지만 이도가 딸을 위해 만든 보디를 알리타에게 준 것을 보며 시렌이 말한다. “미련이 남은 건 당신 같은데(It’s obviously not me that’s clinging to something here).”
알리타는 이도에게 딸과 다름없다. 하지만 기억을 잃은 알리타는 잃어버린 과거와 평온한 현재의 모습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흔들리는 알리타를 잡아준 것은 휴고(키언 존슨)라는 사내아이. 알리타는 돈이 필요하다는 휴고에게 심장마저 꺼내 보여준다. “너에겐 심장도 줄 수 있어(I’d give you my heart).” 알리타는 사랑에 있어선 계산할 줄 모른다. “난 적당히는 몰라. 이게 나야(It’s all or nothing with me. This is who I am).”
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이용만 당하던 휴고는 사이보그 알리타의 순수함에 사랑을 느낀다. “너처럼 인간다운 사람은 본 적이 없어(You are the most human person I have ever met).”
앱설치
많이 본 뉴스
[강천석 칼럼] 쇠퇴와 번영의 갈림길에 선 한국
[강천석 칼럼] 쇠퇴와 번영의 갈림길에 선 한국
“미국이냐, 중국이냐?” 양다리 중립 외교가 과연 가능한가?
[특파원 리포트] 도시에서 청년 몰아내는 중국
100자평1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입바른말만하는王꼰대
2023.07.15 06:50:01
영화에는 사이보그인 Alita 가 말하는 영어가 영어를 제1母國語 mother tongue 로 사용하는 노랑뽀글머리.洋놈.빠다발음.WASPs 의 입장에서는 broken 하고 clumsy 한 영어표현이 몇 군데가 나온다. 일부러 삽입한 표현이지. 이 표현도 사실은 [You are the most humane person...]이라고 표현해야 하는데 일부러 [human person]이라고 어설프게 자신이 사이보그를 암시하며 이야기를 한다. [humane]은 [인간성이 있는, 자비로운, 친절한, 우아한]의 뜻이고 [human]은 [인간다운, 인간의, 인간적인]의 뜻인데 서로 通用을 많이 한다. 나는 이야기를 한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와 그 다음에 뽀뽀를 하는 장면을 고려하면 [human] 이 아닌 [humane]이 정확한 표현이다. 서울에 앉아있는 검정머리 한국인들이 이 영어의 奧妙한 차이와 영화제작자의 그 微妙한 표현을 어찌 알아차리겠는가? 일부러 불완전하게 묘사한 대화이니 조심해라
답글작성
2
0
많이 본 뉴스
1
이만기 “씨름맹키로 인생도 삼세판 아입니까, 함 부딪쳐 보입시다!”
2
괴산군 “괴산댐 넘쳐 하류 주민 대피”
3
‘주민 49명’ 춘천 산골 가일마을에 7번째 복덩이가 태어났어요
4
“미국이냐, 중국이냐?” 양다리 중립 외교가 과연 가능한가?
5
[강천석 칼럼] 쇠퇴와 번영의 갈림길에 선 한국
6
[단독] ‘과속 봐주기’ 수사 받다가… 되레 영전한 육군 중령
7
원안 종점 주민 “마을 3등분 쪼개고, 머리에 40m 교량 이고 살란 건가”
8
과학자 출신 장관에 “과학이 200년뒤 생태계 피해도 책임질건가”
9
널브러진 고래 사체, 피로 물든 바다… 크루즈 승객 눈앞에 펼쳐진 광경
10
좌파 영화계·언론 외면에도...우파 입소문만으로 美 흥행 1위
오피니언
정치
국제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문화·
라이프
조선
멤버스
DB조선
조선일보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os)
사이트맵
Copyright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