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은 친구의 글 (우린 나이테가 70개)

[배현기(법안/HL5BPF)]

우린 나이테가 70개.

옛날 초등시절 한 아름도 더 되었을 잘려  나간  그루터기가 생각났다. 나무가 귀하던 시절 도끼로 쪼아 땔감으로 뒤란을 채우던 때였다.

그 70겹의 나이테가 생겨나도록 뿌리를 박고 살았을 모습이 그려진다. 햇살 좋은 양지 틈, 혹은 가파른 꼴짜기 어디든 상관없이 자리를 지켰을 것이다.

한점 씨앗으로 떨어져  잎이 나고 가지가 뻗어가며 바람과 흙의 아들,딸로 커 왔을 것이다. 하루도 빠짐 없이 그늘을 늘리고 하늘을 덮어 오다 어느날 나무꾼의 톱날에 잘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유감스러운 기색은 하나도 없다. 지도에도 없을 것 같은   모양이 아름답기만 하다. 바퀴살 같은 테에서는 뿌려진 대로 살아 온 우직함이보인다. 악조건이 있어도 일생을 참 모습으로 살아 온  
그런 것이라면 나이테 70이야말로 나무를 총결산 하는 것이리라.

갑자기 지나 온 길을 돌아 보고 싶어졌다. 잘려 진 나무가 아니라도 우리도 이제 어느 정도 결산 쯤은 아닐까 한다.  나무 나이테가 줄기를 잘라 낸 횡단면에 조각 되었다면 우리의 나이테는 어디에 그어졌을까.  아마 이마의 주름에 나타 날 것이고 꼬깃꼬깃 해진 가슴의 쓰라림도 보이지 않게 70쯤은  되어 있겠지. 우리  몸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겠지.

아주 힘들었을 때는 옹이가 박혀 있을 것이고 바람에 시달리면서도 꿈을 새겨 갔을 것이다.어느날 벌레가 먹고 구멍이 뚫리고 빛깔도 엷어  졌으리라.  몸 속에 길을 내면서 해마다 한번씩 자신을 돌아 본 70번의 겹일 것이다. 연륜에 부끄럽지 않는 나이테를 그리며 의식하지 않고 살리라. 앞으로도 나이테를 계속 새기며 살 것이다.

이제 스스로 간극을 늘리는 나이테를 그려야 할 여유로운 삶을 우리는 살아야 할 것이리라.

칠순의 제주여행을 기다리며.~~~♡

천지연 폭포에서

[배현기(법안/HL5BPF)]

왁자지껄 한 말들의 소리가 사진속에서 도란도란 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