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회]황제가 귀왕이 된 내력,오공은 영물로 태자를 인도하고 (2)
"저는 그에게 제단으로 올라라
비를 빌어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과연 감응이 있어서 영패소리가 나자
금방 쏴하고 큰 비가 쏟아졌습니다.
저는 석자가량이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도사는 오랜 바뭄뒤라 충분히 적시지 못했다면서
다시 두치가량을 더 내리게 했습니다.
나는 이 도사가 의를 중히 여기는 것을 보고 그와
팔배의 예를 나누고 의형제를 맺었습니다."
"그러니 폐하께선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기쁘다니요?"
"아니 도사가 그런 재간이 있는데
어찌 기쁘지 않았겠습니까?
비가 필요하면 그가 비를 내려줄 것이도
금이 필요하면 금을 가져올 것 아닙니까?
그러면 아무런 부족함이 없을텐에
왜 성을 버리고 오셨습니까?"
"짐은 그와 침식을 같이하며 지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어느 봄날이었지요.
살구꽃 복숭아꽃이 산과 들에 활짝피자
집집이 여자들과 귀공자들이
봄빛을 구경하며 거닐었습니다.
그런 시절이 되면 문무의 벼슬아치들은
관사로 돌아가고 빈들은 각기 제방으로 돌아갑니다.
나는 도사와 손을 잡고 조용히 꽃동산을
거닐었는데, 발길이 유리정이란 우물 곁에
이르렀을 때 였습니다.
도사가 우물에 무슨 물건을 던지자
우물속에서 만줄기 금빛이 뻗쳐나왔어요.
난 너무도 신기하여 우물속에 어떤 보배가 있는지 보려고
우물 곁으로 다가갔는데 그 순간 도사놈이
흉악한 속셈을 들어내서
나를 우물속으로 떠밀어 넣었습니다.
그 놈은 우물 입구를 커다란 돌로 막고 그 위에
진흙을 덮은다음
한그루 파초를 심었습니다.
이렇게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지가 벌써 삼년입니다.
난 너무도 억울하여 원귀가 되어 이렇게 떠돌고 있습니다."
삼장은 눈앞에 보이는 사람이 귀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소름이 끼치고 겁이 났지만
정신을 가다듬어 다시 물었다.
"폐하의 말씀은 앞뒤가 맞지를 않습니다.
돌아가신지 삼년이 지났는데
문무백관과 삼국의 비빈들이 어찌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단 말입니까?
백관은 날마다 조회에서 폐하를 알현하고
삼궁의 비빈들은 아침저녁으로
폐하를 곁에 모시는데 어찌 폐하께서
계시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수가 있습니까?"
"사부, 그 도사놈은 세상에 다시없이
뛰어난 법술을 지녔습니다.
그 놈은 나를 죽이고는 그 자리에서
내 모습으로 둔갑을 했답니다.
너무도 감쪽같이 둔갑을 해서 아무도 그가
가짜 국왕임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놈은 지금 나의 지위를 빼앗고
내 강산을 차지했으며 나의 신하들과 육원의 비빈들까지
모두 그 놈의 손아귀에 들어갔답니다."
"폐하는 참으로 겁이 많으십니다."
"겁이 많다니요?"
"폐하, 그 요괴가 신통력으로 폐하의 모습으로 꾸미고
폐하의 나라를 빼앗은 사정을 여러신하와 황후와
비빈들조차 모르고 오직 폐하께서만 아신다면
어찌하여 저승에 염마왕에게 호소를 하지 않습니까?
"나는 호소를 하려해도 호소할 곳도 없답니다.
그 놈은 신통력이 굉장할 뿐만 아리라,
저승의 여러 신들과도 각별한 친분이 있답니다.
도읍을 지키는 성황신과는 술친구요.
동악제천과도 친구랍니다.
심지어 바다의 용왕들까지 그 놈의 친축이고
십대명왕은 그 눔의 이복형제랍니다.
이러니 내가 어디가서 호소할 수 있겠습니까."
사부님, 육신도 없는 원혼인 내가 어찌알고
여기로 올수 있었겠습니까?
더욱이 산문 앞에는 호법제천, 육정육갑, 오방게체,
사치공조, 십팔위의 호조가람이
사부님을 지키고 있으니 함부로
들어올수도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밤마다 곳곳으로 돌아다니는 야유신이
나를 한줄기 바람에 실어서
데려다 주었기에 여기까지 올수있었습니다.
그 야유신의 말이 나의 삼년 횡액도
이제 기한이 찼으니 사부를 배알하라 하더군요.
사부께서는 제천대성이라고 하는
제자가 있는데, 요마를 처치하는 것이
큰 장기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부께 제 억울한 사정을 말씀드리고
이 원한을 풀어 달라 부탁드리려고 찾아온 것입니다.
부디 우리나라로 가셔서 요마를 처치하고
이 절통한 사정을 밝혀 주소서, 그렇게만 해주시면
사부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폐하께서는 소승의 제자에게
그 요마를 없애달라고 부탁하려 오신겁니까?"
"그렇습니다."
"내 제자가 다른 것은 몰라도 요괴를 퇴치하는 일 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지만, 이일은 어렵겠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그 요괴가 신통력이 대단하여
감쪽같이 폐하의 행세를 하는데
조정의 신하들과 삼궁의 비빈들조차
그가 가짜인것을 모르고 그에게 복종하고 있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내 제자가 아무리 뛰어난 재주가 있더라도
섣불리 손을 쓸수가 없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나라를 빼앗으려 했다고
몰아 부쳐 가두기라도 한다면
법을 그린다는 것이 고양이를 그린 격으로
엉뚱한 결과가 빚어질 것입니다."
"사부, 다행이 조정에는 믿을만한 사람이 있습니다."
"아아 그 때 어느 곳으로 진수를 떠난
시종장이라도 있습니까?"
"아닙니다. 황후에게서 태어난 태자가 있는데
이 아이는 나의 피를 나눈 동궁입니다.
"십중팔구 태자도 쫒겨났을 텐데요?"
"아니올시다. 금런전 오봉루에서 학사들에게
글을 배우는 한쳔 도사와 함꼐
정사를 보고 있습니다.
다만 삼년전부터 황후궁 출입을 금지당해서
제 에미를 만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건 또 무슨 이유입니까?"
"요물의 계책이지요.
모자가 서로만나 자세히 말씀을 하다보면
지금의 임금이 가짜인 것을 눈치챌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자는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요물이 지금까지 무사한 것입니다.
"아아,폐하께서 당한 재앙이 어쩌면 내가 어릴때
당한일과 그리도 같을까여,
나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부친이 수적에게
목숨을 잃고 모친은 강제로 도적의 아내가 되었지요,
부친이 돌아가신지 석달만에 내가 태어났는데,
모친은 저를 살리기 위해 핏덩이인 나를
강물에 띄워 보냈습니다.
다행이 금산사의 스님이 나를 건져내셔셔 키워 주셨답니다.
어려서 부모없이 자란 설움을 뼈저리게 겪었기 때문에
아바지가 돌아가신 것은 까맣게 모른채
어머니조차 만나지 못한 태자의 처지가 가엾기만 합니다."
삼장이 또 물었다.
"하지만 태자가 조정에 있다고는 하나,
내가 찾아가서 만날 수나 있겠습니까?"
"그건 염려없습니다.
그 아이가 내일 성밖으로 나올 것입니다.
그 아이는 내일 아침 사냥을 가기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삼천의 인마를 거느리고 성을 나가는 것이지요.
그 때를 틈타서 태자를 만나 주십시요.
태자를 만나 내가 지금 드린 일을
말하시면 태자는 틀림없이 믿을 것입니다.
태자가 보고 믿을 증거가 될 만한 물건을
사부께 드릴 것입니다."
그 사람은 손에 들고 있던 금상백옥규를 내려놓았다.
"이것을 보여주면 태자는 믿을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물건입니까?"
"저 도사는 나를 죽이고 내 모습으로 둔갑했지만
이 ㅇ보배만은 빼앗지를 못했습니다.
그 놈은 궁중으로 돌아가서 비를 빌던
도사가 이 보배를 훔쳐갔다고 속였습니다.
그 뒤 삼년이 지났습니다만
아직 이것만은 찾지 못했습니다.
태자가 이것을 보면 틀림없이 원수를 갚아줄 것입니다."
흥미진진해져가는 다음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