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 치료 어떻게 하나
한의사가 혈자리를 찾아 스티커를 붙여주면 환자가 집에서도 자가 뜸치료를 할 수 있다.
침과 뜸은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이끌고 북돋아 스스로 병을 이기도록 하는 자연치료술이다. 뜸은 침에 비해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가까운 한의원이나 의료기상사 또는 인터넷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가격도 종류와 재질, 크기에 따라 1세트(50~100개)에 5000~2만원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이유로 뜸은 한방 진료실을 넘어 일반 가정에까지 널리 대중화되고 있다.
열작용+화학작용 … 막혔던 기혈 뚫어 통증 줄인다.
뜸은 생명을 다루는 한방의료행위이기 때문에 면허를 취득한 한의사가 하는 게 원칙이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이재동 교수는 “사람마다 경혈 위치에 차이가 있고, 건강상태와 체질에 따라 뜨는 부위와 방법이 다르다”며 “잘못 뜸을 뜨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뜸을 가정에서 활용하기에 앞서 전문 한의사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뜸치료를 받으면 건강보험과 의료급여가 적용돼 환자 본인부담이 1000~5000원 수준 .
2 자극이 강한 왕뜸 3 융털처럼 곱게 다듬은 쑥으로 만든 애주구 4 받침대 색깔에 따라 온도가 다른 애조구 5 밑부분에 아로마오일을 바른 향기뜸 6 직접구로 자극이 강한 미립대 7 침을 놓은 자리에 뜸을 올린 온침. 쑥 외에도 생강·마늘·벌집 등이 뜸 재료
뜸은 쑥 중에서도 어리고 연한 잎과 줄기를 말린 약쑥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골풀(등심초)이나 꿀벌의 벌집 등 다양한 재료를 쓰기도 한다. 뜸을 뜨는 방법에 따라서도 종류가 다양하다.
우선 피부에 직접 올리고 불을 붙이는 직접구(灸)와 피부에 밀가루 반죽이나 생강·마늘·소금·한약재 등을 올리고 난 뒤 뜸을 얹는 간접구가 있다. 진료비는 직접구가 간접구보다 조금 더 비싸다.
직접구 중에는 뜸을 쌀알 크기로 작게 만들어 피부에 올린 뒤 뜨는 방법(반흔구 중 미립대)이 있는데 피부에 열이 직접 닿기 때문에 효과가 좋지만 수포와 화상 위험이 따른다. 이 교수는 “요즘 환자들은 흉터에 민감하므로 되도록 쓰지 않는 추세”라며 “약간의 효과를 더 보기 위해 상처를 감수하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통증치료 등 강력한 자극이 필요할 때는 직접구 중에서도 상처가 남지 않도록 뜸이 3분의 2쯤 타면 제거하는 방법(무반흔구)을 쓰기도 한다.
간접구는 생강이나 마늘처럼 뜨거운 성질의 재료를 2~3㎜ 두께로 얇게 썰어 침으로 구멍을 낸 뒤 피부에 올리고, 그 위에 뜸을 올려 뜬다. 이때 생강을 이용하면 생강구, 마늘을 이용하면 마늘구로 부른다. 소금을 1.5~2㎝ 두께로 깐 뒤 뜸을 올리는 소금구도 있다. 이외에 콩이나 후추·부자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들 재료를 빻아 떡처럼 만들어 떡국 떡 썰 듯 썰어 쓴다.
또한 쑥과 약재 등을 창호지 같은 얇은 종이로 싸서 담뱃대처럼 말아 만든 애권구도 있다. 피부에 열이 직접 닿지 않고, 근처에만 느껴질 정도로만 쏘여 준다. 뜸봉 길이에 따라 열기의 세기나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어린이나 뜸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주로 쓴다.
부인과 질환이나 비만 치료에도 효과
한 부위에 뜸을 몇 번 뜨느냐는 ‘장수’로 표현한다. 적게는 1장에서 많을 때는 500장까지도 뜨지만 보통 3~5장씩 뜬다. 장수가 많을수록, 뜸이 더 단단하게 뭉쳐졌을수록 오래 타고 자극이 세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가 차차 자극을 늘리는 게 좋다. 뜸 치료기간 또한 환자의 질병과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다. 가벼운 증상은 1~3회만으로 치료되지만 때에 따라 수년간 계속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뜸은 감기나 중풍을 예방하거나 고혈압·위염·요통·두통·천식 등에 두루 효과를 보인다. 특히 복부를 따뜻하게 하면 여성의 불임이나 생리통·생리불순에 좋다.
서울 강서구 미사랑한의원 전낙유 원장은 “혈액순환장애나 소화기장애, 비만에도 뜸이 효과적”이라며 “불의 열 작용과 약재의 화학적 작용이 동시에 반응해 피부 깊숙이 뼛속까지 파고들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고 말했다.
고인이 된 배우 장진영씨가 위암 말기에 뜸치료를 받아 화제가 됐듯 암환자에게도 뜸이 활용된다. 이재동 교수는 “암환자의 떨어진 면역력을 높이고, 암세포가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실제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서는 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뜸을 권하기도 한다. 뜸을 뜨는 20~30분 동안 투병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도 있다.
처음 뜸을 경험하면 뜸 뜬 자리가 가렵고 붉어지면서 몸이 나른하고 머리가 무거울 수 있다. 전낙유 원장은 “막혔던 기혈이 뚫리고 어혈이 풀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나, 계속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뜸은 시술방법이 간단하나 불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술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자칫 국소부위 화상이나 접촉성 피부염 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뜸을 뜨지 않아야 할 때도 있는데 과로했거나 음주상태·생리 중·크게 놀란 상태·격렬한 운동 후·몸에 열이 많을 때는 피한다. 혈관과 신경이 많이 분포돼 있는 부위와 얼굴·심장 바로 위, 젖꼭지·음부 등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