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식을 깨자 (한국의 일타쌍피 이야기) >
국립국어원에 의하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에서 ‘모로'라는 단어는 '비껴서'나 '옆쪽으로'라는 뜻이 아울러져 내포되어 있다고 합니다. 교과서적인 모범적인 길은 아니지만, 과정보다 결과를 주목한다면 비껴서 가는 길도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이라는 의미로 저는 해석합니다.
지난 2주간의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이전'에 대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반대 여론이 많지만 미세하나마 반대와 찬성이라는 갭(Gap)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결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보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즉, 2022년 1월 27일에 올린 < 재미없는 이야기, 하지만 꼭 해야 되는 이야기 : ‘구조조정을 통한 도시 및 국가재생’ > 글과 관련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서 저는 “새 정부에서는 청와대가 그 본연의 의무를 간결하고 오해 없이 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재미없지만 꼭 해야 되는 이야기는 ‘구조조정만이 해법이다’였습니다.”라고 주장합니다.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 1순위가 “공적 부문의 구조조정”입니다. 조직 차원에서 공무원 조직 또는 정부조직을 의미하죠.
그런데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구조조정은 그 반발력이 예상외로 셉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정부 당시 공무원연금 개혁을 시도하였으나 결국은 성공하지 못한 사례가 이를 잘 말해줍니다.
특히 정부조직을 세분화하여 살펴 볼 때, 가장 큰 반발이 예상되는 조직이 아무래도 ‘청와대’와 ‘국방부’가 되겠죠. 왜냐하면 이 두 조직이 가장 큰 권력을 가졌거나 과거 군사정권에서 보았듯이 무력을 바탕으로 한 정권 개입이 역사적으로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정부조직 구조조정 차원에서 볼 때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이전'는 가장 큰 반발이 예상되는 두 조직을 동시에 구조조정하는 효과가 있어 그야말로 일타쌍피(一打雙皮)에 비유 가능합니다.
고스톱에서 화투짝 한 장을 내고 피 두 장을 가져오는 걸 본래 말하는데, 영어 표현으로 바꾸어 말하면 ‘One word, Two meanings’에 비견할 수 있습니다.
국방부는 사실 전시 상황이나 평상시 상황이나 일관된 지휘 및 명령 체계가 세계 어떤 나라들을 보듯이 일관된 게 맞는데, 한국은 유독 그 동안 두 시스템이 상존했습니다.
이는 ‘전시 작전권’이 자주적으로 한국군에 있지 못하고 미국과 한국이 공유하는 특수한 구조 때문에 그동안 상존했습니다. 하지만 전시 작전권 이양 이슈는 이미 20여년 이상 지속적으로 공론화하여 제기되고 있고, 지금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이양을 위한 실질 시뮤레이션 평가가 지연되는 차원이지 원칙적으로 전시 작전권이 한국군에 이양되는 원칙은 이미 결론이 난 상태입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에서 ‘서울’은 목적지를 의미합니다.
기존의 청와대 구조조정과 전시와 평시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이원적 시스템을 가진 국방부의 일원화라는 차원에서 볼 때,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이전'은 기존의 상식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목적지에 동시에 도달하는 접근이라는 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만약 한번 상상을 해보십시오.
청와대 구조조정 없이 공무원 조직 중에서 가장 먼저 국방부만 구조조정하라고 하면 어떻게 될지····
그리고 또 한번의 상상을 해보십시오
청와대와 국방부가 구조조정 되었는데, 그 다음에 선정될 조직은 반발할 수 있겠는지를····
#일타쌍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