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까페에 써 논 글을 퍼 왔습니다.
과거 여행기를 기록중인데.. 우리 정선 경미네 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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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현문 여름 합숙은 정선 경미네 집이었다
고학번 없는 현문이라 무언가 무게감은 없었지만 분위기는 정말 자유로웠다
99 슬기형, 승훈이형, guest 형태형
00 나, 민정이, 경미, 광영이, 선아, 언주, guest 주연누나, 유섭이
주연누나는 합숙에 감동받고 현대문학반에 들어오기로 했다^^
그 뒤로 정선 경미네 집을 또 가려고 몇 번 시도를 했지만
유경미가 도무지 집에 안 가기 때문에 이룰 수 없었다
다음에 꼭 기회가 있기를~~
3박 4일 긴 일정의 합숙
정선에 가려면 태백선 증산 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증산-구절리 하루에 딱 네 대 다닌다 비둘기호..
난생 처음 비둘기호를 타다!
통일호 보다도 한 등급 낮은 비둘기호
화장실은 싸면 바로 철길로 떨어지는 완전 개방형^^;
의자는 지하철처렴 생겼고 출입문은 수동이다
창문도 열 수 있어서 우리는 창문 열고 고개 밖으로 내밀고 갔다^^
비둘기호는 애석하게도 2000년 11월 이후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정선 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애산리 경미네 집이 나온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정선에 카지노가 없었기 때문에 그곳은 정말 조용하고
깨끗한 고장이었다
우리는 철길 위에서 장난을 치면서 걸었다
경미네 집은 경미 아버지께서 직접 지은 집으로 흙벽이었다
방을 넓히고 싶으면 아버지께서 공사해서 방을 만든다고 했다
완전 시골집.. 하지만 농활을 경험했기 때문에 하등 불편함이 없었다^^
개도 있고 소도 있고 복숭아 나무도 있고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복숭아 병조림, 토마토 병조림이 많이 있었던 걸로 기억에 남는다
경미 어머님께서는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를 구사하셨다
꼭 북한말과 비슷한 억양^^;
우리는 대자보 몇 개 붙이고 일정을 시작했다
문학 세미나도 굴리고 체계 논의 및 학회론 세미나도 하고
물론 하루에 다 하지는 않았고 3일에 걸쳐서 했다
저녁 때는 밖에 매트 깔고 앉아서
삼겹살과 옥수수, 감자 등을 배 터지게 먹었다
이 때부터 보신 현문의 전통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세미나도 하고
집 근처 강가에서 물놀이도 하고
약수터와 거북바위 관광도 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박 4일 중에 3일 동안 비가 와서 좀 아쉽긴 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강가에는 범바위라는 곳이 있다
한 5미터 넘는 바위절벽인데 동네 아이들이 열심히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그 밑은 당연히 깊었고 좀 위험한 곳이라고 했다
음.. 그때 안 뛰어 본 게 아쉽다^^;
여건이 된다면 다이빙을 즐길 수 있을텐데
강물에서 잠수도 하고 물장난도 했다
비가 와서 좀 쌀쌀했지..
밤 시간에 짝지를 나누어서 한밤의 데이트 시간을 가졌다
나는 경미와 짝지였는데 우리는 강가 다리밑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별로 기억이 안 나고
내가 달을 보면서 느끼하게 달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던 것만 기억에 남는다^^;
구성원이 구성원인지라 스캔들 같은 건 날 수가 없었다
화암 약수터인가 구경을 가는 날에도 비가 많이 왔다
가까운 곳에 석회 동굴도 있다는데 동굴은 보지 못했다
비가 많이 쏟아져서 비옷 입고 다니다가 옷도 버리고..
약수물은 피맛이었다
철분이 많은 물..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약수물이다-_-
근처에 거북바위라는 곳이 있었다
거북이 모양 바위인데 어떻게 거북이 모양인지는 알 수 없었다
계단을 꽤 많이 올라갔다
원래는 뭔가 보여야 했는데 비 때문에 구름이 껴서 시야가 안 좋았다
여자애들 먼저 내려보내고
남자들끼리 모여서 아래를 향해 노상방뇨를 해 주었다
몇 미터 아래로 떨어지는 오줌줄기가 참 시원해 보였다~ㅋㅋ
구름 낀 하늘을 보면서
유섭이와 00학번 최고 인기곡, 2000년 농활 최고 인기곡인 '먼 산'을
신나게 불러주었다
'구름 낀 하늘은~~ 왠지 니가 살고있는~~ 나라일 것 같아서..'
시골에서만 파는 이상한 이온 음료와 사이다, 쥬스 등을 섞어 만든 혈배주도 먹고
현문 모토도 만들고
현문의 나아갈 길도 논의하고
복숭아도 따 먹고
맛있고 건강한 음식도 먹으면서
3박 4일 정말 알차고 즐겁게 보냈다
정말 서로 가족이 된 듯 했다
길이 기억될 현문 첫 합숙, 그리고 정선 여행이다~~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는지..
세월이 지나면 산천은 유구하나 인걸은 추억 속에 남고
이제는 또 다른 인연, 또 다른 인걸이 빈 자리를 채운다
카페 게시글
현문 날적이
정선.. 2000년 여름 합숙
현문잔혹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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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19 12:3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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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기랬디래요? 다음에 제가 영동사투리 용범형이랑 구사해볼께요 ㅋㄷㅋㄷ 이번에는 좋은 데 없나~ 수련원말고... 누구 집 같은 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