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자 농성촌’ 성명]
제주해군기지 예산삭감과 공사 중지를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지난 11월 28일 새누리당은 정부가 제출한 2013년도 제주해군기지사업 예산 원안을 국방위에서 단독 통과시켰다. 제주해군기지는 그 설계부터 건설과정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부실의혹과 조작혐의, 그리고 무리한 공사로 점철된 오점 투성이 사업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러한 무수한 문제점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정부가 제출한 2009억 전액을 내년도 해군기지사업 예산으로 인준하는 반민주적이고 부정의한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이에 문정현 신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문규현 신부, 정만영 신부, 송창욱 강정마을주민,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전 대표 등이 2013년도 제주해군기지사업 예산이 국회 예결위에서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앞에서 삭발을 결행하고 한 겨울의 칼바람을 맞으며 “함께 살자 농성촌” 식구들과 더불어 풍찬노숙을 감내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 삭발노숙단식농성이 시작되자 민주통합당,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찾아와 해군기지 예산삭감을 다짐했고 녹색당과, 김소연 노동자대통령 후보 역시 노숙을 함께 하며 뜻을 같이 할 것을 표현했다. 또한 여러 인권단체, 시민단체, 노동운동단체, 환경운동단체 등도 이 노숙농성의 대의를 지지하며 내년도 제주해군기지예산 국회통과 저지 투쟁에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을 결정하는 예결위를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잠정합의했다고 한다. 국회 앞 노숙농성장에 찾아와 제주해군기지 예산 통과를 막아내겠다고 약속한 정치인들은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단지 새누리당 뿐만이 아니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에게도 식언의 책임을 묻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들의 약속을 믿고 일단 대한문 앞의 “함께 살자 농성촌”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러나 국회 앞의 농성을 마무리한다고 해서 우리의 투쟁이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우리는 “함께 살자 농성촌”에서 이어가는 농성투쟁을 통해 2013년도 제주해군기지 예산 전액삭감, 나아가 제주해군기지 전면백지화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국회 앞에서의 노숙농성은 단지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만의 농성이 아니다.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핵발전에 맞서 싸우고 있는 탈핵활동가들이 함께 하는 “함께 살자 농성촌”의 노숙농성이기도 하다. 이렇게 쫓겨나고 내몰린 우리는 서로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연대하여 싸우고 있다. 우리의 싸움은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통한어린 눈물과 절규를 거름삼아 가진 자들의 부와 권력을 증대하는 이 참혹한 체제를 멈추기 위한 삶의 공동행동이며 투쟁의 연대이다.
우리는 이 연대와 공동행동의 힘으로 제주해군기지사업이 전면 백지화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우리의 연대와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2012년 12월 1일
함께 살자 농성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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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백가윤 님 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