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가 ㅡ 연두스케치
간월도 / 황청원
한 여자의 손을 잡고 가보아라
더구나 이승에서 차마 보내지 못할
쪽빛 슬픈 사랑이라면 더 좋다
밤내 바닷새들이 물어다 놓은
목숨줄 같은 모랫길 있으니
낮게 부는 해풍에 밀려가듯
해 지기 전에 천천히 건너라
가파른 벼랑 위 댓잎 나부껴
훌쩍 오라 손짓하여도
별똥별 지듯 빠르게는 지나지 마라
먼 생도 하루처럼 쉽게 어두워지는 것
긴 사랑도 반나절처럼 쉽게 접히는 것
먼저 섬에 이른 자의 말이
그렇게 뿌려져 빛나고 있을지 모르니
그냥 함께 가는 그림자로 안고
일찍 내린 어스름과 더디 가거라
언제나 살며시 떠나면 갈 수 있는
간월도
그러나 혼자선 갈 수 없는 그 곳엔
등불 실은 빈배도 보이지 않고
소금기로 피는 해당화꽃도 없다
다만 이승의 참한 사랑 하나 달빛 아래 있더라
첫댓글 한낮에 잠시 더위 피하시면서 시를 읽으셨네요. 잠시도 시간을 허투루 쓰시지 않는것 같습니다. 배워야 하는데 마음뿐이라서..
에이, 인터넷 여행을 하다가 눈에 띈 시인걸요.^^ 다시 보니 '어스름'이 '어스럼'으로 되어 있어 고쳤습니다.
한 여자의 손을 잡고 간월도에 간 남자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이 시를 읽고 나니 저도 간월도에 가고 싶어지더라구요.^^
이승의 참한 사랑 하나 달빛 아래 있더라....
간월도의 달빛 아래 보면 모든 사랑이 예뻐 보일 것 같아요.^^
'간월도' 시가 아름다운 전설같고 영화같습니다 읽고 또 읽고 중간 중간 암송이 가능해져 버렸습니다.
간월도란 섬이 이 분 덕에 더 유명해진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슬픈사랑은 왜 아름다울까요 이루어지지못한 애틋함? 그림도좋고 시도 참 좋으네요 수묵화를 하는 저로선 저 사진을 퍼 달래서 그려볼 참입니다 고마워요 황청원은 스님이었다가 옷을 벗은 사람이지요?
솔직히 저는 잘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복길이 엄마로 나오던 탤런트 김혜정씨의 부군이라고 하더군요. 환속한 분이 맞고요.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고 해요.
작년에 친구랑 간월도 다녀왔네요. 사진처럼 그리 아름답지 않았고...바닷물이 빠져 그냥 걸어들어 갔답니다. 지는해를 기어코 보고 가려고 해를 따라 차를 몰고 다녔답니다...그러다 보령인지 오천항이 있더군요. 거기서 사라지는 해를 함께 했네요.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고 그때가 언제인지에 따라 다르겠지요. 아니면 시인들이 거짓말을 했던가.^^*
이제는 먼 나라 가신 김양헌 쌤께서 하신 말씀 "시인은 거짓말을 잘 해야 한다 단 진실보다 더 진실된 거짓말을--" 그러셨답니다.^^
그렇습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은 글은 감동이 없어요.
거짓말 많이 했구만요. 자신의 삶속에 담긴 진실을 거짓으로 엮어넣는 것이 시고 소설이고 문학인데 아픔보다는 아픔같은 아름다움, 아름다움같은 거짓말만 잔뜩....
희야님은 별로 마음에 안 드시나 봅니다.^^
원래 실물보다 사진이 좋은 법이지요
투덜투덜 거기 모랫길이 어디 있담......간월도 가는 길목엔 장사치만 그득. 벼랑이 어디 있고 댓잎이 어디 있담. 안개 그득해 코앞도 보이지 않는 새벽이라면, 어둠 잔뜩 내려 손마저 허우적대야 하는 밤이라면 아름답지만. 머리카락마저 얼어드는 한겨울이라면 인적없어 아프고 그래서 아름답지만.....우이 씨 투덜투덜.....
우이 씨...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얘기하면 글 쓰는 사람들 거짓말장이 무지 많지요. 마음으로 봤다고 인정해 주세요. 밤이었고 한겨울이었겠지요 뭐.^^*
모랫길 있었을건데요..전 물이 차 있어 못봤지만...간월도에 물빠지면 충분히 가능할터인데..전 간월도 갔을때 무지 추웠지만 좋았어요........참 좋았어요...간월도라는 이름도 좋고..물론 입구에는 그 운치를 덜할게 하는 조개구이집 등등이 너무 많이 들어서 있지만요..근데 그게 어디 여기뿐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