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찬홍입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우리나라에서도 한글화된 '문명3'(Civilization 3)이 발매된다고 하니 문명을 좋아하는 저로써 매우 기쁜 일입니다. 물론 저는 이미 작년에 문명3의 한정판(Limited Edition)을 구입해서 지금까지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문명3이 얼마나 재미있는 게임인지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없는 솜씨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우선 이 글은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써 썼다는 것을 먼저 말해둡니다. 따라서 제 글을 읽고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여러분들의 의견이 있으면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나머지 의견을 무시할 생각은 더욱 더 없습니다. 그러니 먼저 그 점을 생각하신 뒤에 이 글을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머리말 -- '문명'을 알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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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95년까지는 게임을 지독하게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Ys' 정도의 RPG 게임을 즐겨했었지요. 그러다가 1997년에 한 친구가 '삼국지 공명전'이란 게임을 추천해 주더군요. 처음에 그 친구는 그 게임이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했고 저도 그런 줄 알고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공명전'이나 그 후속으로 나왔던 '조조전', 그리고 제가 재미있게 즐겼던 'Farland Tactics 1, 2' 모두 SRPG(Staratigic RPG)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참 재미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런 게임들을 아주 즐겨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에 '삼국지7'이란 게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2000년 7월에 삼국지7의 한글판이 발매된 걸로 기억하는데, 친구놈이 하도 재미있다기에 우선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삼국지'에 대한 리뷰도 읽고 집중분석 게시판도 보았습니다. 그리고서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삼국지7을 사기로 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삼국지 7'에 관심을 둔 것은 전략 시뮬레이션 적인 요소 보다는 오히려 개별 장소로 플레이할 수 있고, 수련 등을 통해서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즉 RPG 적인 요소 때문에 손을 데개 됐습니다. 그러면서 '아, 전략 시뮬레이션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걸 느꼈고 아주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게임을 통해서 밤을 세 본 몇 안 되는 게임 중에 '삼국지 7'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삼국지8이 발매되었고 저는 기쁜 마음으로 플레이를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엔딩을 보는 처음 5일 동안은 재미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차츰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삼국지8'을 지루하고 재미없게 만들었을까.... 그 이유를 정확히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점점 삼국지8은 잘 하지 않는 게임이 돼버렸습니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다가 어떤 게시판에서 '삼국지를 좋아하는 분들은 문명2를 꼭 해보라'는 추천 글을 봤습니다. 도대체 '문명'이 뭐지?'그 때부터 시드 마이어의 문명2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게시판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하이텔 고전게임동호회(cgame)의 자료실에 문명2가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저는 그길로 바로 문명2를 다운받은 다음 직접 게임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처음이었기 때문에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습니다. 정말 삼국지를 할 때보다 더욱 더 막막했고 여러 가지 새로운 개념이 생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저하지 않고 문명2 정식판을 사리고 했습니다. 왜냐구요? 바로 '매뉴얼' 때문이었습니다.
생각했던 대로 '문명2'의 매뉴얼은 사람을 기가 질리게 만들 정도로 두꺼웠습니다. 250페이지가 넘었으니까요. 그래도 왠지 모를 욕심 때문에, 적어도 본전은 뽑아보자는 생각으로--그때 문명2를 2만원에 구입했었습니다-- 매뉴얼을 보면서 '연습 게임'을 진행해 갔습니다.
그렇게 약 일주일 간의 적응 기간을 거친 뒤로는 드디어 '문명'에 대해서 감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그렇게 '문명2'에 빠져들게 되니깐 정말 "폐인"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기억합니다. 우주선을 발사해서 앤딩을 봤을 때의 그 기쁨.... 저는 결심했습니다. '문명3'이 나온다면 꼭 구입하겠노라고. 그리고 Sid Meier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S 쇼핑몰에 '문명3'의 예판 광고가 떴고 저는 당장 예판 신청을 했습니다. 9월 초였을겁니다... 그 뒤로 저는 약 두 달을 기다렸고 드디어 제 손에 '문명3'을 입수하게 된 겁니다. 과다광고다, 내용이 부실하다고 말들이 많았지만,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두꺼운 매뉴얼도 좋았고 양철깡통 케이스도 멋졌습니다. 말이 양철깡통이지, 그 깡통에 세겨진 "CIVILIZATION"이라는 글자는 너무너무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한 달에 며칠찍 폐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문명3'은 싫어할 수 없는 게임이 되고 말아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게임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럼 왜 제가 이렇게 '문명3'을 좋아하게 됐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