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이여! 예를 들면 외과의가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린 남자를 진찰한 뒤 ‘어떤 처방을 하고
혹은 어떤 약을 주면 이 남자의 지병은 나을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와 마찬가지로
여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번뇌의 질병에 걸려 있는 가를 아심과 동시에 또 진리가 매우 심
오하고 정묘하고 지극하기 때문에 보거나 깨닫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수승하기 때문에 통달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아시고 ‘무엇을 설할까? 어떻게 설할까?’ 하고 생각하느라 마음이
휴식에 기울고 설법에 기울지 않았던 까닭입니다. 즉 붓다는 마음 속으로 온갖 중생들이 가
진 마음의 통달력을 생각하고 계셨던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대왕이여! 예를 들면 크샤트리야 출신의 왕이 관정(즉위)할 때 왕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사람
들 – 문지기, 근위병, 의원, 시민, 병사, 관리, 신하를 보고 ‘도대체 어떻게 이들을 장악할 것인
가?’ 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와 마찬가지로 여래는 진리가 매우 심오하고 정교
하고 지극하기 때문에 보거나 깨닫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수승하기 때문에 통달하기가 얼마
나 어려운지를 아심과 동시에 얼마나 중생들이 집착에 빠져 ‘나다. 나의 것이다’라는 견해를
고집하고 있는가를 아시고 ‘무엇을 설할까? 어떻게 설할까?’ 하고 생각하느라 마음이 휴식에
기울고 설법에 기울이지 않았던 까닭입니다. 즉 붓다는 마음속으로 온갖 중생들이 가진 마음
의 통달력을 생각하고 계셨던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대왕이여! 그러나 범천의 권유에 의해 진리의 가르침을 설하는 모든 완전한 인격자(여래)들
의 본성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당시 고행자, 유행자, 도인(사문), 바라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범천을 신으로 모시는 범천의 숭배자이며 범천을 궁극의 의지처로 삼
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여래들은 ‘이 유력하고 고명하고 지명도가 높고 두루 알려진 최상
자, 최고자가 진리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면 그 때 신들과 인간들도 진리의 가르침에 귀의하
고, 믿고, 따르고 신앙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이유에 의해서 범천의 권유를 받은 완전한 인격자들은 진리의 가르침을 설하고 보여
주신 것입니다.
대왕이여! 예를 들면 왕이나 대신이 어떤 사람에게 귀의하고 존경한다고 합시다. 그 한층 유
력한 사람에게 귀의하는 것에 의해 왕이나 대신 이외의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에게 귀의하고
존경을 표하는 것처럼, 그와 마찬가지로 범천이 완전한 인격자들에게 귀의할 때 신들과 인간
들도 귀의할 것입니다.
대왕이여! 세간은 존경받는 자를 존경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범천은 모든 완전한 인
격자들에게 설법을 권청하였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범천의 권유를 받은 완전한 인격자들은
진리의 가르침을 설하고 보여 주신 것입니다.”
“잘 알았습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물음은 잘 풀렸습니다. 해답은 참 훌륭합니다. 이는 진실
로 그대로라고 나는 인정합니다.”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