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19](수) 동녘이야기
[동녘글밭] 이런 삶도 있어
https://www.youtube.com/live/yPZrC-BPUUE?feature=share
저녁 때였읍니다.
우연한 기회에 물 끓이는 전기 용품인 ‘전기 포트’를 파는 당근 소식을 만났읍니다.
올라온 그 ‘전기 물끓개’는 연한 연두색을 하고 있어 예술을 느꼈읍니다.
이미 스텐으로 된 값싼, 필립스 제품인 물끓개를 쓰고 있는 터라 이상했읍니다.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으니까요.
사실은 저의 경우, 어느 정도 욕심에서 벗어난 삶을 터득했기 때문입니다.
웬만하면 흔들리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도는 된 저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겨 마음이 흔들렸읍니다.
막 차리려던 저녁밥을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도 잠시였읍니다.
서둘러 밥을 먹고, 버스 시간에 맞추어 길을 나섰읍니다.
그리고 내 놓은 그 님이 사시는 약속 장소인 어느 아파트단지 정문에서 물건을 받았지요.
돌아와 나름 급박했던 시간을 돌이켜 보면서 막걸리 ‘도문대작‘에도 마음을 축였읍니다.
제가 담근 막걸리지만 이렇게 병을 비울 정도로 마시기는 처음입니다.
어떤 술이든 가리지 않는 저이지만 혼자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말입니다.
키가 한 뼘 넘는, 큰 병 한 병과 채 한 뼘을 넘지 못하는, 작은 병 한 병을 비웠지요.
지금까지 일곱 차례 막걸리를 빚었지만 제가 빚은 술을 맘 놓고 든 경우는 처음입니다.
그것도 두 병이나 비우고, 살짝 취한 상태에서 이렇게 글밭을 일구는 경우도 처음입니다.
두 병을 비웠고, 자야 할 때이기에 ‘시민언론 더탐사’를 들으면서 의자에서 졸았지요.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덧 12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읍니다.
순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잠시 고민에 빠졌읍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잡고, 잠을 청하기보다는 새벽녘에 할 일을 지금 하기로 했지요.
억지로 잠을 청하여 잠을 잔다고 한들 2시쯤에 일어 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보통, 2시인 축시에 일어나 글밭을 일군 후 녹음을 하고 방송을 했으니까요.
억지로 잠을 청하는 짓은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알아챘으니까요.
의자에서 졸은 것이지만 이미 잠을 잔 것이기에 별 걱정은 없읍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런 삶도 있어’라는 제목으로 글밭을 일구는 것입니다.
제목이 뜻하는 대로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요.
앞에서 말씀드린 ‘전기 물끓개’는 나중에 찾아보니 이탈리아의 ‘드롱기’ 제품이었읍니다.
어쩌다 이렇게 제 손에 오게 되었는지... ‘이런 만남도 있구나’로 고마움에 떨었읍니다.
불가의 ‘인연 생기’에서 나온 ‘인연’이 ‘만남’인 것을 ‘인연’으로 고집하지는 말 일이지요.
중심을 멀리한 채 곁가지에만 정신을 파는 우리들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중심을 잃으면 이내 흔들려 쓸어 지고 마는 법이니까요.
중심은 다름 아닌 공자의 가르침인 중용의 다른 이름이니까요.
어쩌다 4.19 민주 혁명의 날 새벽에 4.19 이야기를 하지도 못했네요.
너른 이해를 구합니다.
오늘도 고마움과 죄송함에서 저를 건집니다. 정말, 고마워요.
첫댓글 조금 전에 방송을 켜 동녘이야기를 했읍니다.
고칠 것은 없는지... 다시 돌아 보았읍니다.
크게 만족스러울 수야 없겠지요.
하지만 그런 대로 무난하게 여겨지네요.
더욱 매끄럽게, 더욱 알찬 내용으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
새벽이라 이 시간에
방송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나중이라도 보시게 되면...
지적과 더불어 힘을 낼 수 있도록
격려도 해 주시면 참으로 좋겠읍니다.
아무튼, 지켜 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