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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종식이 선언되며 희망을 모았으나 우리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기록적인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시장에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정상화 과정과 코로나19 이후에 자리 잡은 새로운 질서가 교차하며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당분간은 글로벌 경제에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 무역의 기회와 위험 요인을 10가지 키워드로 살핀다.…◇
1. 엔데믹 효과
오프라인 대면 전시상담회 활황
반도체 제외한 수출 회복 가시화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 비상사태를 공식 해제하고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대부분 종료되면서 팬데믹 이전과 같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무역인들에게 있어 가장 반가운 부분은 해외 거래처와 다시 얼굴을 맞대고 상담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다시 활발하게 열리는 무역상담회와 전시회, 무역사절단 활동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수출계약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달만 해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2023 유럽 시장개척단을 통해 784만 달러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한국무역협회와 미국에 파견한 통상촉진단을 통해 412만 달러의 수출계약 상담을 알렸다. 호주에서 롯데와 함께 중소기업 판로 개척 지원 상생 수출상담회를 연 KOTRA는 6200만 달러 상담 성과를 봤다고 했다.
중기부는 최근 일본에서 한류행사 KCON과 연계해 개최한 중소기업 제품 수출상담회에서 888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 및 판매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또한 이달 캐나다 식품박람회에 참가해 1300만 달러의 수출상담 성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다양한 나라와 품목에서 수출 상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는 하반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잡았다. 5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우리 주력 산업 대부분의 회복세가 계속되면서 늦어도 오는 9월에는 우리 월간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리라고 전망했다.
▲[사진=aT 제공] 엔데믹에 다시 활발하게 열리는 무역상담회와 전시회, 무역사절단 활동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수출계약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은 상파울루 국제식품박람회에 한국관으로 참가한 기업이 바이어와 얼굴을 마주하는 모습. |
2. 끝나가는 코로나19 특수
재개된 대면 활동에 반작용도
팬데믹발 K-붐에 악영향 올까
엔데믹에 따라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백신·진단키트 등 K-방역의 후광이나 ‘집콕’ 트렌드로 인해 확산한 K-콘텐츠 유행이 빛바래는 상황도 우려된다. 이미 팬데믹 기간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진단키트 판매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성장한 콘텐츠시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엔데믹으로 아웃도어 여가활동이 회복되면서 OTT나 웹툰 등의 수요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1분기 보건산업 수출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4.2%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면 활동이 늘면서 화장품 수출이 증가했지만, 진단키트를 포함한 의료기기 수출이 반 토막 나고 의약품 수출도 백신 수출 감소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동안 수출금액이 32% 증가했던 K-콘텐츠도 심상찮다. 지난해 세계 7위 시장규모에 안착한 K-콘텐츠 역대 최대 무역흑자를 내며 가전과 배터리의 수출규모를 뛰어넘는 등의 성과를 냈다. 그러나 전년 대비 수출증가율은 1.5%에 그쳤고, 아시아지역과 게임 분야에 시장이 편향돼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콘텐츠 수출시장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올해는 플랫폼 간 경쟁 심화와 외부 활동시간 증가로 인한 어려움이 전망된다. 당장 K-콘텐츠의 선봉장격인 CJ ENM이 1분기 어닝쇼크를 내면서 ‘콘텐츠 보릿고개’ 소리도 나오고 있다.
3. 중국 리오프닝
‘제로코로나’ 끝나도 불확실성 여전
한중관계 악화에 한한령 재발 우려
현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이고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하반기 발현될 리오프닝 효과에 기대가 모인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미 상반기에 소비가 회복되는 추세를 보였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시간차로 효과가 발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달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해 “지금 안 좋은 부분은 중국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반도체 부문의 문제”라며 “리오프닝 효과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기대하고 있지만, 그 부분도 여전히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중 외국기업들은 하반기 전망을 대체로 낙관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을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주중 영국상공회의소의 4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원사들의 76%가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해제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답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사업 환경, 정치적 긴장, 자급자족에 대한 논의 증가로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한중관계 악화로 인해 한한령 등이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례로 최근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공동성명에 우리나라가 참여한 직후 K-팝 보이밴드 ‘씨엔블루’ 멤버 겸 배우 정용화가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현지를 찾았으나 돌연 취소된 바 있다.
중국의 방송매체 당국인 광전총국이 갑자기 사전 허락을 받지 못했다며 정용화의 출연을 문제 삼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전날엔 중국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현지 다수 지역에서 한국 포털사이트 접속이 제한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리오프닝에 맞춰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우리 콘텐츠업계에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다.
4. 통화정책 전환 시기
미 연준, 긴축기조 중단 가시화
환율 불확실성에 촉각 기울여야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는 오늘날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 부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와 식료품 가격의 급등세가 잦아들고 물가가 서서히 안정되어가는 가운데 최근 미 연준이 금리를 기존 연간 목표치인 5~5.25%까지 올리면서 긴축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당분간 완화 조치를 시행하지는 않고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에 무게추를 두는 모습이다. 5월 24일 발표된 지난 2~3일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향후 적절한 긴축정책 정도에 대해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향후 추가 긴축 추진에 대해 유연성을 시사했다.
또 일부 참석자들이 현재 경제전망을 고려할 때 이후 추가로 금리 인상이 불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둔화 중인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에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완화책이 시작되면 세계시장에 달러가 풀리면서 글로벌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연준의 정책 전환 시기를 주시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원/달러 환율이다. 최근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의 통화 긴축정책 기조 완화 기대가 반영되면서 올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수준보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달러화 가치가 미 은행권 부실 사태 여파 등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1444.2원까지 올라갔던 원/달러 환율은 불과 넉 달 만인 지난 2월 1220.3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2분기부터는 달러당 13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연준의 정책기조에 변화가 발생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사진=AP/뉴시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5월 19일 금요일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건물인 윌리엄 맥체니 마틴 주니어 빌딩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5월 24일 발표된 지난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향후 적절한 긴축정책 정도에 대해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향후 추가 긴축 추진에 대해 유연성을 시사했다. |
5. 미 은행위기발 금융 혼란
미 은행들 연쇄파산 후폭풍 여전
아직 끝나지 않은 국제금융 불안
은행권 위기에 따른 신용위축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수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자산규모가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은행들이 파산하고 유럽에서도 스위스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인 크레디스위스가 위기를 겪으면서 시장 불안이 확산됐다.
다행히 정책당국의 빠른 조치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면서 타격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연준이 이번 5월 발표한 금융안정성보고서에서는 일부 은행의 위험관리 실패에도 불구하고 은행산업 전체의 레버리지와 위험관리 회복탄력성은 양호한 상태로 평가했다. 다만 급속도로 빠져나간 은행 예금은 우려의 대상이다. 보고서는 전체 예금 16조5000억 달러 중 예금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는 예금이 7조5000억 달러에 해당하는 등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표적인 불안 요인으로 미 은행권 전체적으로 보유자산의 평가손이 약 2조 달러에 이르며, 비부보 예금비율 및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은 중소은행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특히, 비부보 예금비율이 높은 미국 내 은행들의 경우, 작은 충격으로도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와 같은 뱅크런이 촉발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연준이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은행권에 다수의 리스크 요인이 잠재해 있어, 앞으로도 크고 작은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자력 회생에 결국 실패하고, 일부 중소은행들에 대한 위기설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은 불안의 불씨가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6. 잔존하는 에너지 리스크
하반기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도 점쳐
OPEC+ 감산 속 중국 수요 증가 관측
국제유가 또한 무역의 주요 변수다. 우리나라 주요 무역품목의 단가와 국제운송 비용, 채산성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에는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도 컸다.
1년 전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지난 1분기에는 6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하면서 반 토막에 가까워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이 참여하는 공동체 ‘OPEC+’가 5월부터 하루 116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최근 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은 하반기 세계 에너지시장에 중국발 수요 증가를 점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난 5월 21일 G7 히로시마 서밋에 참석한 가운데 유럽 에너지 시장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지만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경고하면서 중국의 수요 증가를 장애물로 꼽았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경제활동이 코로나 봉쇄로 둔화되며 세계 에너지 공급이 풍부했으나, 올해는 중국이 봉쇄를 푼 만큼 유럽 에너지 시장이 더 어려운 겨울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IEA는 올해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하루 200만 배럴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 수입국인 중국이 수요 증가의 60%를 차지하는 일은 놀랍지 않다고 비롤 총장은 지적했다.
의 지난 5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그룹 비톨의 경영진은 “아시아가 하반기에 하루 약 200만 배럴의 수요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이는 공급 부족과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7. 지속가능성 트렌드
ESG, 수출시장 진입장벽이자 기회
관련 해외규제 및 시장동향 살펴야
전 세계적으로 무역업계에 지속 가능한 기후대책을 주문하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가 그 일례다. 또한, 환경(Environment)만이 아니라 사회(Society)와 지배구조(Governance)에 대한 지속가능성 요구도 커지고 있다.
EU는 역내 기업의 전 공급망에 걸친 ESG 요소 심사를 의무화하는 공급망 실사법 지침 승인 절차를 올해에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 신장지구 제품을 강제노동 산물로 규정하는 강제노동금지법으로 수입을 규제하고 있으며, EU 또한 비슷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한편으로 기후대응과 친환경, 채식주의 등의 트렌드는 새로운 시장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스낵제품 등으로 변신한 ‘김’이 비건 및 할랄식품으로 해외시장에서 각광받으며 우리나라의 농수산식품 단일품목으로서 최대 수출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그 일례다.
정부는 미국의 IRA 시행이 우리 기업에 기회로 작용하는 면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5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IRA가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종합적으로 보면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다소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며 “미국과 상용차 세액 공제와 광물 등 협의 과정에서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상용차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8. 국제적 긴장 확산
지정학적 갈등 속 방산 수출 호황
‘안보’ 이슈에 공급망 재편 이뤄져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적으로 악화된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구도는 글로벌 방산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글로벌 주요 국가의 국방비 지출액은 약 3000조 원으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인접국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460조 원을 국방비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선두 업체들이 모든 주문을 다 소화하기 어려워지면서 우리 방산업계에 수혜가 쏟아졌다. 지난해 방산 수출금액은 173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기업의 1분기 수주잔고가 8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KB증권은 2021년 4.5%였던 방산업계의 수출 비중이 2026년 27.5%까지 늘어나리라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방산시장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방산시장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호황”이라며 “글로벌 무기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이를 충족시켜 줄 국가는 한국 등 소수에 한정된다”고 진단했다.
반면에 안보 이슈가 무역을 제한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해 유럽과 미국에서 에너지 판매와 달러화 거래에 제한을 걸고 나서는 등 군사적 긴장에 기반한 경제제재가 대표적이다. 이는 최근 유라시아 지역의 에너지 무역 거래에서 탈달러화를 촉진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경제안보 이슈가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무역 단절이 공급망 재편을 가속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시장에 장비공급을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가하고, 중국이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에 직접 제재를 가하며 맞불을 놓는 등 핵심산업에 대한 디커플링 움직임도 엿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18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매기면서 시작된 무역전쟁은 이후 공급망, 첨단기술, 국제안보 지형 등을 둘러싼 전방위적 갈등으로 고조되고 있다”며 “공급망 다각화는 안정성과 회복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그에 따른 추가 비용 상승과 여러 공급자를 관리하는 데서 오는 효율성 저하, 불확실성 및 관리 실패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9. 글로벌 다극화 체제
미중 대립에 표류하는 이슈들
국제문제 공조 동력 약화 우려
이제 미국과 중국 간 헤게모니 다툼은 글로벌 경제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 잡고 있다. 도리어 주요7개국(G7)과 브릭스(BRICS) 간의 갈등 구도로 확대되는 모습도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재 진행 중인 가운데 이념뿐만이 아니라 첨단기술 패권과 세계적인 공조가 필요한 문제 해결 이슈에서도 양측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튀르키예·인도·필리핀·말레이시아 등은 제3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미국 및 유럽과 중국 및 러시아의 대립 구도 속에서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은 채 개별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며 국익을 추구했다.
이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가치가 우선해야 할 이슈에서까지 서로 다른 목소리가 커지면서 향후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기 위한 동인이 점차 소실될 위험에 처했다”며 “특히 현재의 글로벌 경제 상황과 관련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진 최빈국과 신흥국들에 대한 부채 탕감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지정학적 힘겨루기를 지속할 경우, 최빈국·신흥국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신흥국에 막대한 빚을 떠안긴 중국이 채무 조정을 거부하는 문제로도 미국 등 서방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10. 첨단기술
인공지능·가상인간 등 마케팅 접목
새 시대 무역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최근 챗GPT 등 대화형 인공지능(AI)과 가상·증강현실 등 4차산업 기술의 빠른 발전이 돋보이는 가운데 이를 무역에 접목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 무역 유관기관들이 AI 챗봇과 빅데이터를 수출지원 서비스에 도입하고 무역 물류 플랫폼에서는 블록체인과 빅데이터를 도입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5월 23일 한국을 방문해 첨단 디지털 기업들을 방문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디지털 기술이 무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며 디지털 전환은 업계와 각국 정부에 도전과 기회를 불러올 것”이라며 “한국의 젊은 디지털 기업인들과의 고무적인 토론을 통해 한국이 디지털 전환의 선두에 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WTO도 디지털 무역 촉진을 위해 국제 협력과 국가정책 틀 마련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외시장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쇼호스트로서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하는 ‘왕홍’ 등 인플루언서 중에서도 가상인간이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최대 B2C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몰은 가상인간 쳰먀오를 만들어 공식 홍보대사로 채용했다. 일본에서는 닛신식품이 컵라면 광고에 가상인간 유튜버 키즈나 아이를 모델로 쓰기도 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켓 플랫폼 마켓스앤마켓스에 따르면 세계 인플루언서 시장은 2020년 10조 원에서 2025년 27조 원으로 증가할 전망인데, 이때 실존인물 인플루언서 시장이 7조6000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약 2배 성장할 동안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시장은 2조4000억 원에서 14조 원으로 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지난 5월 23일 한국을 방문해 첨단 디지털 기업들을 방문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디지털 기술이 무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며 디지털 전환은 업계와 각국 정부에 도전과 기회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이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WTO 사무총장과의 대화’에서 강연하는 모습. |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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