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꿈을꾸었다.
공원에 나가면 백송이의 붉은장미를 들고있는 검은양복의 누군가가.
백개의 양초로 하트를 만들어 그 안에서 무릎을 꿇고.
나즈막히 내 이름을 부르며 내게 장미를 건네고.
그의 주머니에서 다이아몬드가 밖힌 반지를 내게건내며...
[ 결혼하자................ ]
그러나 ..
" 아씨파 "
" ....욕좀하지마!!! 니가 고등학생이야? "
" 저 개새끼가 눈깔을 후라리잖아!! "
" 후라리는게 뭐야 ?! 말좀 이쁘게해 !!! "
나의 남자친구는..... 양아치입니다.
고등학생이라면 그냥 학교에서 노는놈이니까 그려려니 하겠지만.
우리는 엄연한 대학생입니다..
더구나 놈은 분명 기부입학일겁니다.
저런 개무식한놈이 수능을 어떻게 잘봤겠습니까?!
하지만....
확실히 그놈은 똑똑합니다.
별로 믿고싶지는 않은 이야기이지만 장학생이기도 합니다.
" 진희야 밥이나 먹으러가자 "
" ...........맘대로하렴 "
내이름은 최진희입니다.
그놈의 이름은 한윤석입니다.
우리는.... 유명한 캠퍼스 엽기커플입니다.
우리가 지나가면....
" 엽기커플지나간다. 오늘은 주접안떠냐?!ㅋㅋㅋ "
" 오늘은 우리누님 컨디쇼온 - 이 안좋으시댄다 - 좀 가라잉? "
그놈과나는 동갑입니다 -_-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은 나를 누님이라 칭합니다.
우리는..... 이제 곧 졸업을합니다...
학생도 아니고... 이제 취업난이 걱정이 되고, 사회인이돼면..
이런 장난같은 만남은... 정리해야겠죠.
그놈은 내가 꿈꾸던 프로포즈는 커녕..
그런 마음따위는 갖고 있지도 않을겁니다.
그와 내손엔 그 흔한 은반지조차 끼워져있지않습니다..
" 뭐먹으까? "
" ......스파게..... "
" 그래 > _< !! 우리 짬뽕먹으로가자 ㅎㅎ "
언제나 이런식인 이놈에게... 어떤 무드를 바라겠습니까.
나는 스파게티와 오므라이스를 좋아하지만 녀석은 짬뽕과 비빔밥을 좋아합니다.
사귄지 백일째되는날 겨우 스파게티 한번 얻어먹었습니다.
[ 아 느끼해서 토해버릴것만 같아- ]
이게 제가 백일날 들은 말입니다.
그놈은 영화관에가면 잠을잡니다.
그놈은 음악회따윈 가지도 않습니다.
그놈은 늘 제멋대로입니다.
그놈과나는....... 맞지 않습니다.
" 졸업하면 뭐할거야? "
" .........어.....일단 아빠일 좀 도와야지 "
그놈의 아빠는 사업을 하십니다.
그놈은 꽤 유복하게 자란것같았습니다.
처음 입학식날 나는 그와 버스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날 그는..... 버스요금조차 몰라서 만원짜리를 넣고 기사아저씨와 실갱이 하고있었습니다.
" .........그리고? "
" 그리고는 무슨. 청춘을 불살라 줘야지. "
이런 장래성없는 놈에게 내 인생을 맡길순 없습니다.
물론 이놈도 나를 책임지고싶어 하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놈은 나를 집앞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나는.... 그놈에게 헤어지자고 말할셈입니다...
늦기전에........너무 빠져들기전에....
" 윤석아. "
" 진희야. "
드라마처럼 그와 나는 동시에 서로를 불렀습니다.
내가 그의눈을 진지하게 쳐다보면.
그는 피식 웃으면서
" 귤먹을래? "
주머니에서 빤질빤질한 귤을 꺼냅니다.
어디서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잠시나마 기대했던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습니다...
" ......됐어.. 우리 이제 그만하자. "
" 어? "
" ....너....나가지고 장난하는거같어. 그만 둘래... "
" 씨파... 지랄하지마. "
" .....안녕.............. "
" ...최진희 !!! 내말 듣고가 !!!! 너 이렇게 가면 정말 끝나는거야 !!
썅 !! 내말 한마디만.. 이거만 듣고가라고 !!! "
내가 그자리에 멈춰서면.
그놈은....... 뒤에서 나를 안습니다.
어쩔수없나봅니다.
그놈은 무드도없고 내스타일도 아니지만..........
이렇게 안아주면. 아직도 마음이 떨립니다...
" 결혼하자, "
" ...... "
" 이거 말할려고했어 ^ ^ 반지도.. 이제 필요 없겠다.. 그지? "
그의 야무지게 쥔 주먹이 느슨히 풀리면서
반짝이는 다이아반지 하나가 툭 떨궈집니다.
그와동시에 반짝이는 그놈의 눈물이 내 어께에 떨어집니다.
그리고 내 눈에서도 눈물이 한방울 떨어집니다......................
그놈은 영화관에가면 잠을잡니다.
그놈은 음악회따윈 가지도 않습니다.
그놈은 늘 제멋대로입니다.
그놈과나는....... 맞지 않습니다.
그렇게 매치가 안돼는 그놈과 나는.......
억지로 서로를 마주봅니다..
그놈의 가장 평범한 프로포즈에.......
우리 결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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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CT] 가장 평범한 프로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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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잘쓰셨어요! 그런데 " 엽기커플지나간다. 오늘은 주접안떠냐?!ㅋㅋㅋ " < 이런거에서 ㅋㅋㅋ 는 진짜 우리가 말하는대로 하면 키읔키읔키읔이에요. 후후, 이런것만 고치시면 대단한 소설될거같아요 훗훗 <ㅈㅅㅈㅅ허접;
원래는 ㅋㅋㅋ아니었어요^^; 그냥 올리기 전에 갑자기 ㅎㅎ과 ㅋㅋㅋ를 써보고 싶길래 ; 감사합니다^^
굿~!서로 안맞더라도 프로포즈가 평범하더라도 소설은잼잇네횽<..ㄲㄲ잘보구가효
감사합니다^^
후후훕!! 난 귤속에 반지를 심어놓구 고백하려는 남주를 몰라서 깨지는줄..아너무 앞서서생각하네..미치겠네-_- 그래두 좋은쪽으루 끝나서 다행!! 재미께보구갑니다 ㅎ
아.....! <-전혀 생각해보지도 못한..ㅋㅋ
평범한 프로포즈라도..받아 보고 싶은..ㅎㅎ 재미있어요^^
ㅎㅎ 쵝오에요~서로 맞지 않아도...사랑은 할수있으니까요.......그나저나 나도 프로포즈좀...-_-
이런 프로포즈라도 받고 싶어요 ㅠㅠㅠ 양초 백개, 장미송이 백송이 말구요 ㅠㅠㅠ 이런거라두 ㅠㅠ 어떻게 안될까욛ㄷㄷㄷㄷ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