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고가 이후 수억원 빠져
‘울다 웃는다’ 인덕원 집값, 최근 GTX-C 연내 착공 소식 등 교통호재 재작용
월곶판교선(월판선)·동탄인덕원선(인동선)까지…집값도 가속붙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수도권 분양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투기·투기과열지구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허용,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50% 일원화 등 정부의 규제 완화로 분양시장이 일부 활기를 띠면서 분양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을 비롯해 안양, 의왕 일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저조했던 분양시장 분위기도 되살아나고 있다.
정부가 GTX-C노선의 연내 착공과 2028년 개통 소식을 알리면서 인근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덕원역, 왕십리역 등 기존 노선에 추가된 역 주변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GTX-C노선은 경기 양주시 덕정에서 수원을 잇는 총 86.46㎞ 길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로 기존 노선에 인덕원, 왕십리, 의왕, 상록수역이 추가돼 총 14개 정거장이 들어선다.
GTX-C노선이 개통되면 하루 30만명 이상의 수도권 시민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덕정역에서 삼성역까지 29분, 수원역에서 삼성역까지 27분이 걸리는 등 지하철이나 버스보다 이동 시간이 최대 1시간 이상 단축될 전망이어서 예정역 주변의 교통편의성과 미래가치는 크게 점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TX-C노선의 착공과 개통 소식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인덕원역 등 추가로 지정된 4개역이다.
그 중에서도 인덕원역의 경우는 기존 4호선에 GTX-C노선을 시작으로 향후 월곶판교선(예정), 동탄인덕원선(예정) 등이 추가로 개통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게 주변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부의 GTX-C노선 착공 발표로 인덕원역 일대의 교통호재가 본격화됨에 따라 수요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인덕원역은 수도권 남부 교통의 요충지로 기대감이 커 매매는 물론이고 신규 단지까지 바로 구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인덕원 일대 K부동산 관계자는 말했다.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역 일대 몇 년간 분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온탕(溫湯)과 냉탕(冷湯)을 오고 갔다고 말이다.
이곳은 지난해부터 집값이 수억원씩 빠지고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내내 한파에 시달렸다.
최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의 착공이 본격화하는 등 교통 호재가 다시 작용하면서 서서히 온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과연 인덕원 부동산 시장에 봄이 오는 걸까?
◆ GTX-C노선 착공 연내 본격화…인덕원역 일대 수혜가 클 전망
인덕원역 일대는 지난 2021년 6월 GTX-C 노선 추가 정차가 확정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대표적인 곳이다.
C노선은 경기도 양주시 덕정에서 수원역까지 이어진 86.46km의 철도로 당초 정차역이 10개였다가 왕십리, 인덕원, 의왕, 상록수역 등 4개 역이 추가로 확정됐다.
수도권 위-아래를 가로지르는 이 노선은 강남권을 지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호재 노선'으로 손꼽힌다. 개통만 되면 수원~의왕~금정~인덕원~정부과천청사~양재~삼성역까지 27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인덕원의 수혜가 클 전망이다. 인덕원이 위치한 안양시는 지리상으로 강남권과 가깝지만, 철도를 이용하면 지하철 4호선(인덕원역)을 타고 사당역에서 2호선을 갈아타서 삼성역으로 가야 했다.
현재는 36분 걸리는 시간이 GTX-C가 개통되면 절반도 안 걸릴 전망이다. 이처럼 '황금 노선'이 지나는 만큼 안양, 의왕 등 인덕원 일대의 집값 반응도 빨랐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 월간동향조사에 따르면 인덕원역이 위치한 안양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2월까지만 해도 88.0이었으나 6월 100.0으로 올라선 뒤 12월엔 112.0까지 치솟았다.
당시 부동산 상승기와 교통 호재가 맞물리면서 GTX 수혜 단지 위주로 신고가도 속속 나왔다.
경기 의왕시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는' 2020년 1월만 해도 8억9635만원(39층)에 팔렸던 전용 84㎡가 2021년 6월 16억3000만원(25층·신고가)으로 거의 두 배가 올랐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 전용 84㎡는 2020년 8월만 해도 최고 7억2500만원(4·22·25층)에 거래됐으나 1년 만인 2021년 8월 최고 12억40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2022년 들어 금리 인상, 매수 심리 저하 등으로 부동산 하락기에 접어들자 급등했던 가격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에 올 6월 5억2500만원(6층) 거래까지 등장하며 '집값 반토막' 공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7월 GTX-C노선 착공 본격화를 알리면서 다시 기대감이 솔솔 피어나고 있습니다.
C노선의 민간투자사업 시행자 지정 및 실시협약안이 지난 7월 19일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는데 이에 따라 국토부는 사업시행자인 현대건설과 실시협약을 체결해 C노선을 연내 착공할 계획을 밝혔다.
◆ 월곶판교선(월판선)·동탄인덕원선(인동선)까지…집값 '가속할까’
경기도 서남부 지역 주민의 숙원사업인 '인동선', '월판선'도 인덕원역 일대의 수혜 노선이다.
인동선은 인덕원~수원~동탄을 잇는 복선전철이다. 안양, 의왕, 수원, 용인 등 경기 주요 지역을 다 지나는 데다 지하철 4호선, SRT, GTX-A 노선 등 환승역이 있어 개통 기대감이 큰 노선이다.
지난 2021년 착공 예정이었지만 실시설계과정에서 역사 추가 설치 요구, 연약지반 보강 등으로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예정보다 밀린 상태며 이르면 연내 착공이 예상되고 있다.
월판선은 GTX 다음으로 파급력 있는 노선으로 꼽힌다. 월곶~광명~안양~인덕원~판교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여의도, 강남 등 서울 업무지구를 비롯해 인천, 강릉 등으로 이동하기도 쉽다.
광명역 신안산선(안산·시흥~광명~여의도), 판교역 신분당선을 통하면 각각 여의도, 강남 이동이 가능하다. 송도~월곶까지는 수인선 공용구간이고 시흥시청~광명역까지는 신안산선을 공유합니다. 판교부터는 경강선을 통해 강릉까지 연결된다.
개통만 되면 인천에서 강릉까지 1시간 50분대에 갈 수 있으며 신안산선은 2019년 8월 착공해 2024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교통 호재와 맞물린 개발 호재도 있다. 안양시는 지난 5월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고 '안양 인덕원 주변 도시개발사업 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고시했다.
기존 지하철 4호선과 월판선, 인동선, GTX-C노선 등 신규 노선까지 도입한 청년 스마트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각종 호재가 본격화되자 인덕원 일대 부동산 시장에 다시 상승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매매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 거래량은 2021년 3148건에서 2022년 694건으로 대폭 줄었다가 2023년(7월21일 기준) 1311건으로 늘었다.
다만 아직까지 거래량이 적고 주택 매수 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가격 상승에도 제한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인덕원은 GTX 등 대형 교통 관련 개발 호재로 인근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가 이후 거품이 상당 부분 제거되면서 수요자들이 접근하기 시작했으며 호재 노선들이 개통하면 인근 수요를 유입하고 인근 과천과 함께 정비사업 흐름을 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장 이사는 이어 "장기적으론 상승 효과가 있겠지만 아직 거래가 많지 않고 높은 금리 수준, 주택 매수 심리 저하 등에 따라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