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으로 초대박을 터뜨린 김호연 작가의 무명 시절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소설이다. 한창 콘크리트 팬덤을 유지해서 인기의 가속도를 높여 갔던 만화가들도 자신의 고유 창작 패턴을 포기하고 호구지책으로 학습만화의 전선으로 뛰어들어가는 대목에서는 안쓰러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많은 예술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독자들이나 대중들에게 선 보이고 싶으나 시대의 흐름 탓인지 사람들의 취미의 변화 탓인지 외면받거나 얼굴조차도 내밀지 못하고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들이 망원동 브라더스의 형제들을 통해 보게 된다.
만화가, 스토리 작가, 출판업계 영업맨, 공무원 준비생인 망원동 브라더스는 가장 값싼 월세방으로 사연 가득 안고 모여든다. 나이도 제각각이다. 20대 청년, 30대 청년, 40대~50대 중년.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대한민국 서울 한 복판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한 젊은 청년들의 고뇌와 힘든 과정들이 소설 속에 그려지고 있다. 중년의 나이에 직업을 잃고 자존감마저 무너진 중년의 사내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재기의 발판을 노리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은 세상이 지금의 현실임을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화려한 도시의 겉모습 이면에는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힘을 쓰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이들의 삶이 온통 부정적인 그늘로 얼룩진 것은 아님을 소설의 중반부를 지나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사람의 본성이기도 한 이웃을 향한 사랑,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는 인심이 10평 남짓 옥탑방 망원동 브라더스에서 볼 수 있다. 해장국 한 솥으로 함께 나눠 먹는가 하면 자고 온다는 소식도 없이 외박을 하는 브라더스가 있으면 서로들 발을 동동거리며 걱정해 준다. 편안한 삶은 아니지만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있는 현실에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애틋함 마음이 떵떵거리며 남 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더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불편한 편의점>에서도 불편한 편의점을 통해 불편한 삶을 살아가던 이들이 회복하고 성장해 갔듯이 <망원동 브라더스>에서도 좁디좁은 옥탑방에서 텐트를 치며 살아가는 불편한 삶이었지만 서로들의 위로와 격려와 응원으로 소박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들을 그려냈다는 점을 보면 이것이 바로 김호연 작가의 스토리 창작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