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프리머스 건너편 까투리에서 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나누던 이야기,
작업주와 관련된 재미난 후기는 없지만 그날 밤 나누던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합니다.^^
"언니는 너무 눈이 높아!"
남자들끼리 모이면 여자 이야기가 빠질 수 없듯이 여자들 수다도 마찬가지입니다.ㅋ
주변 친구들을 살펴보면 다들 빼어난(?^^) 데 무슨 소나무과도 아니고 독야청청한지라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남자가 없어! 남자가.."
그러고는 확 꽂히는 남자만 나타나면 반은 죽여놓겠다고 좀 과하게들 호언장담을 합니다.^^;;
그런데 하니양은 그 반대 고민을 하더군요.
"언니, 나는 오히려 너무 자주 반해서 고민이야!"
이 사람은 이래서 매력, 저 사람은 저래서 매력이라고..^^
배부른 우리에게 잎새와 꼬치구이를 날리고도 열없어진 옆 테이블 손님들(나는 관심 없다고 눈도 안마주쳤는데)도 자기는 귀엽게 느껴진다면서요.
그뿐아니라 반하는 데는 나이와 성별조차도 상관이 없다합니다. 평소 그녀의 절친인 00양에게서도 어떤 성적 에너지를 느낀 적이 있다고..^^ 그 부분에는 저도 좀 놀랐습니다. 나에게 만들어준 가죽 노트에 새겨진 인디안 소녀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하니, 노트 제목처럼 '바람 속으로 달려'가는 하니입니다.^^
"넌 여자를 좋아하잖아~"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펄펄뛰는 게 재밌는지 문창과 시선생님이자 이제는 친한 친구인 찌꾸샘은 자주 이런 농담을 하곤 합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라구요! 그 중에 여성비율이 높긴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랑 안고 키스하고 싶은 욕망은 없어욧!!"
그러면 또 "그럼 남자랑은 하고 싶고?" 이러면서 놀립니다. ㅋㅋ
섹슈얼리티에 대한 우리의 수다는 계속됩니다.
내가 정말 눈이 높은 걸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데..
이것은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살면서 만나는 수 많은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에서도 '만났다'고 할 만한 인연은 잊혀지느냐 기억되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요? 기억되는 것은 두가지 이유 중 하나, 좋거나, 싫거나..
좋은 느낌으로 기억되는 사람들.. 그들과의 만남에서도 분명 작든 크든 그 에너지를 느끼지 않았던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고, 아름다운 외모를 보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중에 인간적 호감을 느꼈다면 뒤따르는 성적 호감도 정색하며 부정할 수는 없는 것, 다만 어두운 색깔로 덧칠해 숨기고 살 뿐, 왜? 그게 편하니까..^^
사실 저도 그들의 매력에 수없이 많이 흔들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이 너무 많아요 ㅎㅎ
리키님이 전에 이런 이야길 하셨죠?^^
파티에서 만나 함께 춤을 추던 한 아리따운 땅게라..
그녀의 숨결따라 전해오는 와인 향기가 아찔해 입을 맞추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힘들더라고..^^
만약 그녀도 같은 기분이었다면
그래서 키스를 했다면
어찌어찌 하루를 보냈다면..어땠을까요?
놀라지 마세요. 상상일 뿐..ㅋ
하니양이 제게 말한 "언니는 너무 눈이 높아!"는 긍정적 어감이었을까요? 부정적 어감이었을까요?
누군가의 말처럼 하니와 전 기준이 좀 다르긴합니다.
그녀는 결혼이니 의리니 가족이니 뭐 이런 타이틀을 걸고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관계를 지양하고
저는 아직 고리타분한지라 관계에 대한 무거운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참.. 재미있어요..^^
첫댓글 가끔 나도 어떤 운명적 사랑이란 느낌이 왔다면 스스로 거부할 수 없을것....거부할 수 있다면..자제할 수 있다면....운명적인건 아닐거라는 생각.........ㅋㅋ 너무 오랜세월 만에 이런말도 해보네..
^^ . . . . 시작할 때는 모두 끝모를 운명적 사랑... 끝난 후에는, 잡을 수 없는 바람이었다 하네...^^
참 그말이 가슴에 와 닫네요~~
바람~
글이 헷갈려...관계에 대한 무거운 관념? 그럼 위의 그녀와 비슷한 거 아냐? 관계에 대한 무거운 관념이 없다면 몰라도~보통 일반 보편적 규칙을 수용하고 따르는 이를 고리타분하다라고 얘기하자나~둘의 기준이 틀림을 얘기 하려면 위는 고리타분하게 그런 관계을 지양하지만 난 자유로운 영혼이어서 관계의 무거운 관념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뭐 이래야 맞는 거 아닌가?
난 봉봉님 댓글이 더 헷갈려..^^;; 혹시 '지양'과 '지향'을 헷갈리신 건 아니죵?^^;;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 나는 고리타분한 척,, ㅋㅋ
ㅋㅋ지양과 지향을 헷갈렸따~지향은 테란이름인데~~ㅎㅎ
(은근 도발적인 눈빛으로 ㅋ)봉봉뉨.. 술 한 잔 더 할까요? . . . 이렇게 흔들리는 것이 아름다운 인간이란 이름인 것을...^^ ㅋㅋ
헉~~~댓글놀이 읽을만 하냉~
댓글을 읽고~~~본문을 다시 읽다~~~ㅋㅋㅋ리시안의 관찰력과 사유에 박수를 보내며~~~
언니에게서도 에너지가 느껴져.. 유후~ ㅋㅋ
10년 아니 1년만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면 바람은 아니겠죠...타이밍을 잘 잡는 사람이 연애도 잘 한다고 하더군요ㅋㅋ 하니양이 보고 싶네ㅋ
나무님 응큼쟁이~ ㅋㅋㅋ
쿄쿄쿄 잼있다... 가리고 있든 내놓고 있든 사람이 사람에게 느끼는 호감은 다 좋은 것 아닐까?... ㅎㅎㅎ 난 나름 긴장되고 좋던데 ㅋㅋㅋㅋ ~^^~ (갖지만 않으믄 되... 헤헤헤) 호감은 좋은 것이여~ 얼쑤
무한한 가능성.. 적당한 긴장감.. 어찌 가인의 매력에 끌리지 않을 수 있으리오..!^^
파울로 코엘료의 "11분"과 "오자히르"가 생각나는건 왜일까....
당신을 새장 속에 넣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다면.. 누구도 지배하려들지 않는 사랑이라면..
^^;;; 헉스 읽어나가는것도 힘들다... 그런데 글엄청 잘쓴다... 부럽다 ㅎㅎㅎ
찬찬히 읽어보세요^^ 우리 사는 이야긴데요뭐..^^
다들 이런 느낌과 감정으로 자신을 다듬고 다른이를 관찰하고,,, 이해하고 반성하고,,,나만 느끼는 감성은 아니었구나 싶으니 우리식구들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네여... 다들 좋은 감성을 지닌 사람들이라...~^^~;;;다들 내편!!!쿄쿄쿄
ㅎㅎㅎ졸리의 긍정마인드에 칭찬~^*^
배 고픈데 그럼 밥 먹어야지 잠오는데 그럼 자야지 춤추고 싶은데 그럼 춰야지 어이 리키 빨고싶음 빨아불지 그랬능가
역시 삼촌이 리키님의 든든 베풀이 맞군요^*^
욕망보다 욕구, 솔직해지는 순간?ㅋㅋ
허~허어! 이 사람..어찌 하고싶은거 다 할 수 있는가? 하여튼 그때의 기억은 잊혀지지 않을정도로 너무 달콤했네.....이 얘기 듣고나서 자네 요즘 밀롱가 가면 와인 넘 많이 들이 붇는것 같애!..
나야 인생살이가 술 아닌가
참 글을 재미가 있으면서 솔직하게 잘 적으시네요.. 그래도 리시안님은 글로라도 표현할수 있다면.. 언젠가는 글이 아닌 자신의 인생으로 더 좋은 인연&사람이 있을거에요~~ 지금은 이렇다고 언제까지 이렇지는 않으니까요~~ 다들 댓글 넘 멋져요... ㅠ ㅠ
더 좋은 것을 찾고 기다리는 '생각'이 현재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기를..^^
우째 너무 좀....냉소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