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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여(讀書三餘)
책 읽기에 알맞은 세 가지의 여가 시간이란 뜻으로, 바로 겨울, 밤, 비가 내릴 때를 말한다.
讀 : 읽을 독(言/15)
書 : 글 서(曰/6)
三 : 석 삼(一/2)
餘 : 남을 여(飠/8)
출전 :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독서(讀書)는 글, 책을 읽는다는 뜻이고, 삼여(三餘)는 알맞은 세 여가란 말인데 즉, 겨울, 밤, 비가 올 때를 이른다. 계절 중에는 겨울, 하루 중에서는 밤, 날씨 중에서는 비가 올 때가 책 읽기에 가장 좋은 때라는 것이다.
후한(後漢) 말기에 동우(董遇)라는 사람이 있었다. 집안이 가난하여 일을 해가면서 책을 손에서 떼지 않고(手不釋卷) 부지런히 공부하여 황문시랑(黃門侍郞)이란 벼슬에 올라 임금님의 글 공부의 상대가 되었으나, 조조(曺操)의 의심을 받아 한직으로 쫓겨났다
각처에서 동우의 학덕을 흠모하여 글 공부를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나에게 배우려 하기보다 집에서 그대 혼자 책을 몇 번이고 자꾸 읽어 보게. 그러면 스스로 그 뜻을 알게 될 걸세"라고 말했다.
讀書白遍義自見(독서백편의자현)
이것을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3권 중에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동우(董遇)는 가르치기를 즐겨하지 아니하며 말하기를 반드시 마땅히 먼저 백번을 읽으라 했고 글을 백번 읽으면 뜻이 절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遇不肯敎而云, 必當先讀百遍, 言讀書百遍而意自見.
백번은 여러 번이란 뜻이다. 많이 읽으면 저절로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한사람이 “책을 읽고 싶어도 시간이 많이 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니, 동우가 다음과 같이 깨우쳐 주었다. “마땅히 삼여(三餘)로써 책을 읽어야 한다. 겨울은 한 해의 나머지요, 밤은 하루의 나머지요, 비가 내리는 날은 때의 나머지니라”며 일러주었다.(讀書三餘)
독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대화다. 수메르의 쐐기 기록을 읽고, 피라밋에 부조된 상형문자를 읽고, 로제타 스톤을 읽고, 하무라비 법전과 십계명(十誡命)을 읽고,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을 읽고, 세익스피어를 읽고, 미켈란젤로의 수기를 읽고,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을 읽고, 김종서의 시조를 읽고, 다산과 율곡, 도산의 글을 읽을수 있다.
그건 몇십년에서 수천년 어간(語幹)을 넘나드는 정신의 위대한 대화다. 글, 기록이 남긴 위대한 생각, 마음, 언변, 정신을 읽을수 있다는 것은 독서만이 가지는 신비하고 놀라운 세계다. 그래서 독서는 고전들과의 대화다. 위대한 옛 정신들과의 대화다.
독서는 깨달음의 세계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닫고 잘못 알았던 것을 바로 잡아주는 학습의 세계다.
인간은 죽을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명제가 있다. 어린아이에게라도 배울것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 인간은 배우지 않으면 본능대로 만 살게 된다. 그게 동물적인 삶이다. 배 부르고 등 뜨시면 되는, 흙속에서 끝나는 생활이다.
그러나 정신적인 존재인 인간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출가(出家)도 서슴치 않는다. 그 길이 책안에 있다. 책이 기록으로 가지고 있는 위대한 정신들의 얘기는 우리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향도(嚮導)다.
눈으로 보고 지나가는것과 귀로 들어 잊어버리는 것에 비해 책은 생각을 유도하고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살아있는 정신에게 있어 배운다는것은 다른것과 바꿀수 없는 즐거움이며 행복이다. 그게 독서의 세계다.
▶️ 讀(읽을 독, 구절 두)은 ❷형성문자로 読(독)의 본자(本字), 读(독)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賣(매, 독)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讀자는 ‘읽다’나 ‘이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讀자는 言(말씀 언)자와 賣(팔 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賣자는 물건을 파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팔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물건을 팔고 나면 얼마를 벌었는지 셈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팔다’라는 뜻의 賣자에 言자가 결합한 讀자는 물건을 팔아(賣) 돈을 센다(言)는 것을 뜻했었다. 讀자에는 아직도 ‘계산하다’나 ‘세다’라는 뜻이 남아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讀자는 돈을 세며 중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후에 이러한 뜻이 확대되어 ‘읽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讀(독, 두)은 ①읽다 ②이해하다 ③세다 ④계산하다 ⑤구절(句節) ⑥읽기 그리고 ⓐ구절(두) ⓑ구두(읽기 편하게 구절에 점을 찍는 일)(두) ⓒ이두(두) ⓓ풍류의 이름(두)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책을 그 내용과 뜻을 헤아리거나 이해하면서 읽는 것을 독서(讀書), 책이나 신문이나 잡지 따위의 출판물을 읽는 사람을 독자(讀者), 글을 읽는 소리를 독음(讀音), 글을 읽어서 이해함을 독해(讀解), 지도나 도면을 보고 그 내용을 해독함을 독도(讀圖), 글을 막힘 없이 죽 내려 읽음을 독파(讀破), 글을 읽어서 익힘을 독습(讀習), 그림을 관상하며 음미함을 독화(讀畫), 책을 읽고 난 뒤를 독후(讀後), 단어 구절을 점이나 부호 등으로 표하는 방법을 구두(句讀), 자세히 살피어 읽음을 정독(精讀), 소리를 높이어 밝게 읽음을 낭독(朗讀), 처음부터 끝까지 내리 읽음을 통독(通讀), 책이나 신문이나 잡지 등을 사서 읽는 것을 구독(購讀), 풀이하여 읽음을 해독(解讀), 차례나 방법 및 체계가 없이 아무렇게나 읽음을 남독(濫讀), 식사나 축사 등을 대신 읽음을 대독(代讀), 글을 빨리 읽는 것을 속독(速讀), 많이 읽음을 다독(多讀), 열심히 읽음을 열독(熱讀), 글에 맛을 들여 자세히 읽음을 세독(細讀), 글을 소리내어 읽음을 송독(誦讀), 소리를 내지 않고 글을 읽음을 묵독(默讀), 익숙하게 읽음으로 글의 뜻을 잘 생각하면서 읽음을 숙독(熟讀), 독서를 하기에 적당한 세 여가 즉 겨울이나 밤이나 비올 때를 이르는 말을 독서삼여(讀書三餘), 책을 읽느라 양을 잃어 버렸다는 뜻으로 마음이 밖에 있어 도리를 잃어버리는 것 또는 다른 일에 정신을 뺏겨 중요한 일이 소홀하게 되는 것을 비유한 말을 독서망양(讀書亡羊), 책을 읽음으로써 옛 현인과 벗한다는 말을 독서상우(讀書尙友), 아무 생각 없이 오직 책읽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상태 또는 한 곳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독서삼매(讀書三昧), 글 읽기를 백 번 한다는 뜻으로 되풀이 하여 몇 번이고 숙독하면 뜻이 통하지 않던 것도 저절로 알게 된다는 말을 독서백편(讀書百遍), 낮에는 농사 짓고 밤에는 공부한다는 뜻으로 바쁜 틈을 타서 어렵게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주경야독(晝耕夜讀), 쇠귀에 경 읽기란 뜻으로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이독경(牛耳讀經), 갠 날에는 밖에 나가 농사일을 하고 비오는 날에는 책을 읽는다는 뜻으로 부지런히 일하면서 틈나는 대로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청경우독(晴耕雨讀) 등에 쓰인다.
▶️ 書(글 서)는 ❶회의문자로 书(서)는 간자(簡字)이다. 성인의 말씀(曰)을 붓(聿)으로 적은 것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글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書자는 ‘글’이나 ‘글씨’, ‘글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書자는 聿(붓 율)자와 曰(가로 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붓’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말씀’을 뜻하는 曰자가 더해진 書자는 말을 글로 적어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曰자가 먹물이 담긴 벼루를 표현한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書(서)는 성(姓)의 하나로 ①글, 글씨 ②글자 ③문장(文章) ④기록(記錄) ⑤서류 ⑥편지(便紙) ⑦장부(帳簿) ⑧쓰다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책 책(冊), 글월 문(文), 글 장(章), 문서 적(籍)이다. 용례로는 책 또는 경서와 사기를 서사(書史), 편지를 서신(書信), 글 가운데를 서중(書中), 남이 하는 말이나 읽는 글을 들으면서 그대로 옮겨 씀을 서취(書取), 책을 넣는 상자 또는 편지를 넣는 통을 서함(書函), 글씨를 아주 잘 쓰는 사람을 서가(書家), 글방을 서당(書堂), 글씨와 그림을 서도(書圖), 책의 이름을 서명(書名), 대서나 필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서사(書士), 글자를 써 넣음을 서전(書塡), 책을 보관하여 두는 곳을 서고(書庫), 남편의 낮은 말서방(書房), 책을 팔거나 사는 가게서점(書店), 이름난 사람의 글씨나 명필을 모아 꾸민 책을 서첩(書帖), 글씨 쓰는 법을 서법(書法), 유학을 닦는 사람을 서생(書生), 글방에서 글을 배우는 아이를 서동(書童), 글씨와 그림을 서화(書畫), 문서를 맡아보거나 단체나 회의 등에서 기록을 맡아보는 사람을 서기(書記), 글씨 쓰는 법을 배우는 일을 서도(書道), 책 내용에 대한 평을 서평(書評), 글자로 기록한 문서를 서류(書類), 책을 갖추어 두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방을 서재(書齋), 문자의 체제를 서체(書體), 책은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는 서불차인(書不借人), 편지로 전하는 소식이 오고 간다는 서신왕래(書信往來) 등에 쓰인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餘(남을 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余(여)가 합(合)한 글자이며 먹을 것이 남아 돌다에서 '남다, 나머지'의 뜻으로 나중에 약자(略字)로서 余(여)를 쓴다. ❷형성문자로 餘자는 ‘남다’나 ‘나머지’, ‘여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餘자는 食(밥 식)자와 余(나 여)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余자는 나무 위의 오두막을 그린 것으로 ‘나’나 ‘남다’, ‘여분’이라는 뜻이 있다. 하지만 余자에 있는 ‘남다’나 ‘여분’이라는 뜻은 지금의 余자가 餘자의 속자(俗字)로 쓰이기 때문이고 본래의 의미는 ‘나’이다. 그러니까 여기에 쓰인 余자는 발음요소일 뿐이다. 餘자는 ‘음식이 남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食자가 의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餘자는 단순한 의미에서 ‘여분’이나 ‘남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余자는 餘자의 속자로 쓰인다. 그래서 실제 쓰임에서는 余자와 餘자가 혼용되는 예가 많다. 그래서 餘(여)는 (1)일정한 수를 나타내는 수사(數詞) 위에 붙어, 그 수 이상(以上)이라는 뜻을 나타냄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남다 ②남기다 ③나머지 ④나머지 시간(時間) ⑤여가 ⑥여분 ⑦정식 이외의 ⑧다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남을 잉(剩), 두터울 후(厚), 도타울 돈(敦), 짙을 농(濃), 풍년 풍(豊)이다. 용례로는 넉넉하고 남음이 있음을 여유(餘裕), 남은 땅을 여지(餘地), 큰 물결이 지나간 뒤에 남는 잔물결을 여파(餘波), 남은 시간을 여가(餘暇), 앞으로 남은 인생을 여년(餘年), 나머지의 것을 여개(餘個), 전문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로 하는 기술이나 재간을 여기(餘技), 주된 일을 하고 아직 남아 있는 힘을 여력(餘力), 종이 따위의 글자나 그림이 있는 이외의 빈 부분을 여백(餘白), 나머지 다른 것을 여타(餘他), 본디부터 소용되는 것 밖에 남거나 남긴 물건 또는 일을 여건(餘件), 일정하게 정해진 때까지 앞으로 남은 날을 여일(餘日), 한 가지의 질병에 곁들여 일어나는 다른 질병을 여병(餘病), 병이 나은 뒤의 남아 있는 증세를 여증(餘症), 다른 생각을 여념(餘念), 남아 있는 운치나 울림을 여운(餘韻), 쓰고 남은 것을 모아 둠 또는 그 물건을 여축(餘蓄), 어떤 양에 차고도 남는 부분이나 채 차지 못한 부분을 여분(餘分), 넉넉하게 갖춤을 여비(餘備), 한 번 실패하였으나 아직 남아 있는 희망을 여망(餘望), 쓰고 난 뒤에 남아 있는 돈이나 물건을 여존(餘存), 앞으로 남은 인생을 여명(餘命), 앞으로 남은 생애를 여생(餘生), 주되는 죄 밖의 다른 죄를 여죄(餘罪), 어떤 일을 겪은 다음의 그 나머지 세력이나 기세를 여세(餘勢), 다 쓰고 난 나머지를 잉여(剩餘),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남아 있는 것을 잔여(殘餘), 넉넉하여 저절로 남음을 자여(自餘), 쓰고 난 뒤에 남아 있는 돈이나 물건을 영여(零餘), 여유가 가득함을 일컫는 말을 여유만만(餘裕滿滿), 먹다 남은 복숭아를 임금에게 먹인다는 뜻으로 처음에는 좋게 보여 사랑 받던 것이 나중에는 도리어 화근이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담군(餘桃啗君), 나머지는 예를 갖추지 못한다는 뜻으로 편지 끝에 쓰는 말을 여불비례(餘不備禮), 대체가 이미 결정 되었으므로 나머지는 의논할 여지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무가론(餘無可論), 같은 행동이라도 사랑을 받을 때와 미움을 받을 때가 각기 다르게 받아 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여도지죄(餘桃之罪), 이미 있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다른 나머지도 다 이와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개방차(餘皆倣此), 나머지는 볼 만한 값어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여무족관(餘無足觀), 필요하지 아니하여 생각에 두지 아니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여사풍경(餘事風景), 빠듯하지 않고 아주 넉넉함을 이르는 말을 여유작작(餘裕綽綽), 여러 가지로 뒤얽힌 복잡한 사정이나 변화를 일컫는 말을 우여곡절(迂餘曲折), 막다른 골목에서 그 국면을 타개하려고 생각다 못해 짜낸 꾀를 일컫는 말을 궁여지책(窮餘之策), 독서를 하기에 적당한 세 여가로 즉 겨울 밤 비올 때라는 독서삼여(讀書三餘)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