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복지관서 부모님들과 정기 모임을 끝내고 큰 애를 데리고 다른 일정을 소화하고 부랴부랴 8시쯤 국가인권위 농성장을 방문했습니다. 도착할 즈음 경기인천에서 오신 아버님들과 무기한 단식을 하고 계신 윤대표님, 최준기아버님께서 회의를 하고 계셨습니다. 지영이는 아빠에게 맡기고 데리고 가지 못했습니다.
현재 무기한 단식을 결의하신 부모님들은 경남 사천, 김해, 함안을 포함 현재 8분이신데, 어제 그 중 4분을 뵐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 중에 3년만에 다시 하게 되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아버님과 최준기 아버님은 2006년 2007년에도 40일 넘게 무리한 단식을 하셔서 이빨이 다 빠져 의치를 해 넣었는데도 이제 의치가 빠지면 치아를 심는 징 조차 들어가지 않을 꺼라며 주치의로부터 경고를 들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다시 단식을 강행하셔서 참으로 우려가 됩니다. 이 사태가 빨리 회복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단식에는 지역부모회 前 부회장님이 다은이 델고 오셨고, 아침에 다녀간 회장님이 다시 결합하셨고, 정총무가 아이 둘 델고 숭늉을 끓여 왔습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시속 100키로를 밟고 위험한 질주를 해 오신 이 총무님도 소민이와 함께 숙박을 했습니다. 어제 경운학교의 김민준 어머니 김지영회원님께서 몸소 약침을 가져오셔서 단식자들의 진맥과 상태를 점검해 주시고 침을 정성스레 놓아 주셨습니다.
아래의 농성일지에서 밝혀 드린데로 현 정부는 2011년 장애인 예산을 동결시키거나 감축해서 많은 장애아동들에게 돌아갈 복지가 전면 축소되게 되었습니다. 특히 장애복지예산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 꾸민 장애등급 재심사제도는 예산을 80억원이나 증액해 너무나 엄격해져서 아무리 중증장애인이라도 발가락 1개만 움직여도 1급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웃지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부모들이 늘 염원해 온 우리아이들의 자립생활을 고민함에 있어 반드시 전제가 되어야 하는 개인별 서비스 판정및 전달체계를 전면적으로 막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예산은 OECD 가입국중 최하위 수준이고 GDP 대비 5.7%로 OECD 평균지출이 20.7%의 25% 수준이라고 합니다. 장애관련 예산도 GDP 대비 0.29%로 OECD 의 평균 2.42%의 1/8 수준이며 멕시코와 더불어 최하위라고 합니다.
OECD의 권고대로 장애복지예산을 최소한의 국제수준에 맞추려면 매년 높은 수준의 증액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각종 토건사업에 막대한 치중을 하여 내년도 복지예산을 동결하고 삭감해 인권을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은 바로 예산이다." 부모연대의 구호입니다. 우리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서비스와 제도를 만들기 위해 당장 필요한 것이 예산기반입니다. 우리아이들을 위한 장애아동복지지원법과 발달장애인법 등 우리아이들의 자립을 준비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바로 예산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몇 분의 지역부모님들과 무더운 농성장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오늘 아침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들어오니 애교쟁이 지영이가 일찍 깨서 아빠가 깎아준 복숭아를 먹고 있었고 엄마를 보자마자 '피곤해?' 라고 해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2006년 2007년 장애인특수교육법 제정당시에는 저희 지역 부모회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물론 무기한 단식자들에 비해서는 세발의 피겠지만 그래도 낮에 그 정신없는 집회에 재활치료 스케줄을 다 소화하고 몇 일에 한 번씩 가서 숙박을 함께 하고, 매일 매일 조를 짜 숭늉을 날라가며 단식자들을 연명하게 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서울부모님들을 포함 우리 자신들이 너무 본인의 일정에 매달려 옆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때인 거 같습니다. 매 번 단식하시는 분들은 당신들의 가족과 시간과 생명까지 내놓아 우리아이들을 위한 서비스와 제도를 만들어 보려고 피고름을 짜고 있는데...우리들은 과연 내 새끼 내 가족빼고 다른 장애아동들을 위한 공익을 위해서 일상에서 얼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투쟁후원금 계좌를 알려드립니다. 단 한번도 농성장에 가보지 못할 것 같으신 분들은 개인당 2만원 이상의 투쟁후원금을 내 주셔서 이 농성이 열매를 맺고 복지부와 협상에 승리할 수 있을 때까지 유지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투쟁에 필요한 기물이며, 발전기며, 심지어 유인물이며 통신이며 모든 게 현금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농협: 301-0022-3227-41
예금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