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온 사람은 아마 일천이형과 정숙이, 아영이이었을 것 같다.
도착했다고 내가 그들에게 12시에 전화를 받았으니까...
학교다닐때 거의 제시간에 온적이 없는 일천이형에게 의아한채 30분후에 내가 도착했고 식장 앞 까페에서 만난 우리는 식이 열리는 4층에 올라갔다.
식장에 오르자 우리의 신랑 박경수는 두꺼운 파운데이션이 더욱 강조 되는 그 특유의 눈 주름이 더욱 빛날 만큼 줄곧 입을 쫙벌리고 튀어나온 눈으로 허버 웃고있었고(^^), 전전날에 같이 술을 먹었던 경수형의 처제는 나를 모른척했다(TT).-27세의 처녀다-
경수형 어머니는 조금 귀여우면서도 고운 모습으로 웃고계셨다. 어머니는 나에게 '준희 결혼식에 꼭 엄마도 초대해 줘야해?'하셨다.(참고로 경수형은 엄마의 눈을 닮았다.)
아버지는 내 인사를 건성으로 받으셨기 때문에 설명생략한다.
성격이 좋은 경수형의 결혼식답게 많은 친구들 참여해-요즘은 친구대여해 주는 데도 있다더라만...- 식장은 시끌시끌했고(현이형 목소리가 젤 컸다.) 양측 하객들도 꽤 많았다.
곧이어 신부를 미리 못본 일천이 형이 신부를 보고싶다고 했고 형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내가 처제를 한번 더 불렀지만 쳐다 보지도 않았다(TT).
그래서 직접 결국 물어 물어 대기실에 앉아 있는 신부를 찾았고 형과둘이 어색한 웃음과 함께 '이뻐요..짱!짱!'하며 유치한 멘트를 치고(찐짜 이뻤다.흐흐...) 돌아섰고... 그때쯤 우리의 94아줌마 삼인방이 홀연히 식장에 들어섰다.
박민주, 노효원, 김은정이 그들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뭔가를 수군거렸는데 대충 엿들은 내용은 이런것들이었다.
'여기 윗층에게 분양권 나눠주나봐...'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그들은, 마치 주병진 공판에 참관한 개그계 여성파워 3인방 이경실, 박미선, 이성미이었다.
그들은 효원이가 광주가는 차에 오르기까지 쉴새없이 그들의 우애를 과시했고 그런 그들을 부러워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곧 94준형이와 96성희의 모습도 보였다. 오랜만이라 반가울지 알았는데 별로였다.(^^)
곧이어 95학번 대갈, 오교수등의 모습이 보였고-오교수가 등장하자 경수형측 고교우인들이 모두 벌떡 일어섰다. 아마 고교은사님인지 알았던것 같다- 식이 시작하는 1시가 다 되어서야 우리의 멍키트윈스 종탄과 광욱이가 등장했다. 그들은 유유히 힌봉투를 꺼내 보이며 식당의 위치를 물었다. 특히 광욱이는 매우 거만하게 행동하였지만 우리는 그를 어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곧 식이 시작되었고 주례사가 깊어갈쯤 어디선가 육중한 발걸음이 들리더니 우리의 호프 '광주 삼총사'가 입구쪽에 모습을 보였다. 얼굴이 터져버릴것 같은 두남자, 현우형과 창수가 땀을 삐질거리고 있었고 머리가 길어 냄새날까 부담스런 영찬브라더가 고개를 약간 젖히고는 특유의 폼으로 서 있었다.
스치듯 영찬이형을 본 몇몇 여성들이 관심을 가지는듯 했으나 가까이의 그를 확인하고는 뭔가 얌념이 빠진 찌게를 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서둘려 돌렸다.
난 창수를 한 3분갈구고는 현우형에게 간단한 멘트로 환영의 뜻을 전했다.
'형은 살이 쪄야겠어. 살이 찌니 피부의 굴곡이 없어지는군...'
살이 무척찐 그들의 모습으로 보아 동영상사업이 아닌 보신탕집을 하는것일 거라고 나는 잠시 생각하기도 했다.
그렇게 곧 식이 끝났고 우리는 식권을 분배받고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서 난 우리의 94 아줌마를 쭉 주시하였는데 다행히 음식을 싸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밥을 먹고 나온 후 우리는 아까 그 까페에서 다시모여 오늘의 주인공을 기다렸다.
경수형이 온 한시간 남짓동안 난 태우머리를 소재로 약 5분을 웃겼고 일천이형의 빼빼한 체형으로 한 30분을 웃겼고 광욱이가 선그라스를 쓰자 '산소통하고 용접봉좀 가져오라'고 하면서 웃겼고 영찬이형의 실연의 이유가 느린말투에 갑갑함을 느낀 여인때문이었다고 한번 놀렸다. 그 동안 우리의 아줌마트리플은 팥빙수하나를 깨끗히 비웠다.
잠시후 약간은 느긋하고 또 약간은 정신없는 표정으로 경수형이 까페에 들어왔다. 그는 '뭐 아무렇지도 않다. 긴장도 안된다.'라고 하며 얼굴에 화장을 지우는 세수를 하러갔다왔고 그 사이 우리는 봉투를 준비하였다. 난 봉투에 머리카락과 손톱을 넣어두려고 했으나 아줌마트리플한테 들키면 해외토픽에 나올까봐 그만두었다.
우리는 경수형과 밖으로 나왔고 자연스레 입구쪽에 빙~둘러 서있었다.
이때 태우가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주먹을 쥐어가며 신방과 구호를 외치자고 했지만 대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곧 경수형이 떠나고 우리는 맘속으로 아쉬움들을 커버할 시간을 가졌으면 했지만 다음날의 출근때문인지 모두들 망설이는듯 했다. 광주삼인방이 먼저 귀향의 뜻을 보이자 효원이가 따랐고 그들이 사라지자 자연히 나머지사람들도 참 아쉽지만 자기 차에 그리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
난 그날 집에 돌아와 저녁에 약간의 몸살기를 느꼈는데...
그것은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그냥 맘에 두고온 이유였고,
또 하나는 친한 경수형이 장가를 감으로써 느껴지는 약간의 부담감때문이었고,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아이들 웃기느라 너무 까불었기 때문이었다.
첫댓글 98년 신입생때 과대였던 그리고 내 짝사랑 경수형 장가가븟네!! ㅇ ㅓ ㅁ ㅔ~ 새삼 미소가 지어지는군!! ㅋㅋㅋ 어빠 ㅊㅋ
가고 싶었는디...일욜이 없다~!! 젠장~~~~암튼 축하하고 집뜰이는 평일날 해주라~!!
주접대왕 준희형.. 우끼지도 않았으면서 아푸면 어떻게 하나? 그리고.. 우리 팥빙수 다 먹지도 않았고... 뒷모습을 보니.. 끝까지 먹는 끈기를 보이더만..--;; 항상 건강하고... 그렇게라도 우끼려구 노력해주니.. 고마워. ..^^
칭찬이냐? 엉?
아라도 정말 가고싶었는데... 경수오빠 정말 정말 축하해요..행복하세요... 그리고 야! 조은아..너 경수오빠 짝사랑했었냐? 이게 그땐 말도 않더니....연락해라 좀 갈궈줄테니.... 첫사랑이 먼저 가는군~~~나도 곧 가야지~~~
준희자식 내결혼식땐 어떻게 하나 지켜볼꺼야... 니가 사회보구 웨딩카몰구 다 해야한다...결혼식비디오촬영 특히 신경잘쓰고...
그래도 나도 94인데 경수오빠 결혼식 갔어야 했는데. 몰랐네, 변명같지만 그전에 효원이한테 잠깐 들은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남아서 잊어먹었네. 오빠 오래오래오래 행복하시길. 글고 은정이가 왔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