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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후 무더위…전력난 우려에 에너지 절약株 눈길
장마 후 여느 때보다 심한 무더위가 올 거라는 소식에 절약과 효율성을 중시한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위가 심해지면 전력 사용이 늘어날 텐데 당장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전력 사용량을 줄이거나, 전력을 많이 쌓아두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0개 업체가운데 상위 5개 업체는 모두 스마트그리드나 2차 전지와 관련된 곳이었다.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너지솔루션(067630) (2,280원▲ 30 1.33%)은 이달 들어 92.3% 올랐다. 포스코 그룹의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담당하는 포스코ICT도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14.78%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이 기간동안 4.2% 올랐다. 일진전기(103590) (3,680원▲ 25 0.68%), 비츠로셀(082920) (5,800원▲ 10 0.17%), 누리텔레콤(040160) (5,220원▼ 30 -0.57%)등 다른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들도 강세였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시스템이다.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 전력 사용량과 전기 요금 등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구성 요소인 2차 전지를 만드는 업체들도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힘을 내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020150) (15,350원▲ 600 4.07%)는 이달 들어 43.2% 상승했다. 피엔티는 38.81%, 피앤이솔루션은 16.22% 뛰었다. 이들 업체가 만든 2차 전지는 주로 전력을 저장해두는고 필요할 때 꺼내쓰는 ESS(에너지 저장시스템)를 구성하는 데 쓰인다. 삼성SDI(006400) (160,000원▼ 2,500 -1.54%)나 LG화학(051910) (278,000원▲ 2,500 0.91%)등 직·간접적으로 2차 전지 생산에 관여하는 업체들도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9.04%, 9.1%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9% 올랐다. 외국인은 삼성SDI를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여름 전력난에 대비해 에너지 저장장치 등 2차 전지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ESS를 구축하는 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앞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ESS 의무화'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5일 "전력 수요 분산과 전력 시스템 효율화를 위해 대규모 발전사업자에 대해 ESS 설치를 의무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에너지절약을 시스템화하고 실시간 지능형 전력 수요관리를 구현하는 것을 정책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새 발전소를 세워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파이크리서치는 전 세계 ESS 시장이 올해 16조원 수준에서 2020년 58조6000억원 규모로 불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