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빠트리고 간 요상한 물건들
엄니가 살아생전 나에게 사다 주셨던 쑥떡 맛이 생각나 시장에서 제일 큰 떡집을 찾아 쑥송편 한 팩을 샀다. 서울서는 한 팩에 8개가 들었는데 여긴 12개가 들어있다. 옛날의 맛을 떠올리며 하나를 집어 들고 한입 베어 씹어보니 웬걸 이건 아니다. 내가 살던 서울의 정릉시장 원조 떡집은 봄에서 초여름까지 쑥을 무진장 많이 사서 깨끗이 씻어 삶아서 냉동을 시켜 두고 일 년 내내 쑥송편을 만들어 내어 뱃속이 불편하면 그걸 사 먹고 나면 편안해지고 맛이 찰지고 좋았다. 다른 떡집은 쑥 분말이나 색소를 넣어 만들어 맛이 덜했다.
며칠 후에 반대쪽 골목으로 들어가 우리 집 뒤편에 있는 작은 떡집을 찾아 들어가서
“제가 바로 뒷집에 사시던 이 권사님 큰 딸인데요. 혹시 어머니를 아세요?”
“아다마다 우리 집 단골이셨는데 우리 집 양반이 어머니와 같은 경주 이씨여.”
반색을 한다. 방안에서 내가 하는 소리를 듣고 늙수레한 아저씨 한분이 나오신다.
“내가 경주이씨여. 어어 큰딸이구만. 이야기 많이 들었어.”
“저 엄니가 사다주신 떡 맛이 생각나서 떡 사러 왔어요.”
“그리여 우리 집 떡 어머님이 좋아 하셨구먼.”
출입문이 드르륵 밀리고 아저씨 한분이 들어오신다.
“있는감?”
목소리만 듣고 방으로 들어가 있던 아저씨가 나온다.
“어 왔는가.”
목소리가 낯익어서 떡을 보고 있던 내가 뒤돌아서 보니 어머니 살아생전 우리 집 일을 봐 주셨다는 경주이씨 아저씨다.
“아저씨이”
내가 반색을 하자
“떡 사러 왔는가?”
“네. 아저씨 서울댁이 짐을 안 빼가서 집을 짓지 못해 속상해요.”
“그려.”
하시고는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내게 보여주며
‘내가 알아보니 그 사람들 이걸 바라드만“
“지금 그 사람들 3개월째 방세 전기세 수도세 아무 것도 내지 않고 있어요. 기한은 1월5일이고요. 이 년 전에 금년 봄에는 집을 짓는다고 말했고요.
“사람마다 다 똑 같지 않아”
“도랑 위에 자기가 달아내서 십여 년 방세도 한 푼 내지 않고 살았는데 그 달아낸 값을 나더러 내래요.”
“글매”
“도랑 위를 사용하려면 수리조합에 사용신청서 내고 허락을 받아야 해요. 어디서 세입자가 집주인이 반대하는 것을 억지로 지어서 돈 한 푼 내지 않고 살고는 ...”
나는 고르던 떡을 골라서 이천 원어치를 샀는데 인절미를 덤으로 더 준다. 집에 와서 먹어보니 정말 옛날 맛 그대로고 이건 서울의 정릉시장 떡집 것 보다 훨씬 맛이 있다. 먹으면서도 그냥 미소가 입가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밤에 갑자기 요란스럽게 부엌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나가보니 서울댁이다. 그녀는 나를 보자
“25일까지 짐 다 빼가고 달아낸 것 뜯어가요?”
“뜯어 간다고요?. 그렇게 해 주면 좋지요.”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왔다. 정말 이번에는 다 가져가야 하는데 깨끗이 뜯어 갔으면 좋겠다. 두 손이 절로 모아지고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서울에서 며칠 있다 고창으로 내려와서 세입자가 살던 방을 열어보니 문이 꽁꽁 잠겨있다. 그리고 공터로 가서 보니 떼어가겠다고 한 부엌의 문을 떼어서 공터에서 태웠다. 기가 막혀서 떼어가겠다고 한 사람들이 양철문을 태워서 각목은 다 타고 양철은 아주 새까맣게 되었다.
며칠이 지나 앞집 아주머니를 만났다. 세입자 아주머니가 찾아와서 짐 다 빼갔다고 말 하였다고 나더러 문을 따고 들어가란다.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을 잘 아는데 귀중품 넣어 두었다고 트집 잡을 수도 있으니 증인을 세울 수 있는 사람과 함께 문을 부수란다.
또 며칠이 지났다. 복지관에서 일한다는 아주머니가 와서는
세입자 아주머니가 이사 갔으니 쓸 만한 물건 있으면 가서 가져가라고 하였다면서 유리병들을 주어갔다. 그래서 방문을 안에서 잠그고 가면서 열쇠도 안 주고 갔다고 하였더니 계약기한을 넘었으면 그냥 따고 들어가란다. 자기더러 이사 갔다고 말했다면서 그냥 문을 부수고 들어가란다.
나는 빠루를 이용하여 부엌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니 사방 벽에 달마상이 부적이 되어 붙어있다. 그래서 달마 상을 모두 떼어 내었다. 그리고는 옆방으로 가서 보니 비디오테이프 하나와 작은 핸드백이 있다. 비디오테이프를 들어서 보니 <애마부인>이다. 그리고 작은 핸드백을 열어보니 그 속에는 <음경확대기>라고 쓰여 있는 통이 들어있다. 두 사람은 왜 이 물건을 가져가지 않고 두고 갔을까? 잊어버린 것인가. 나더러 보라는 것인가? 아님 정말 진짜로 찐한 것은 가져가고 이건 별로여서 두고 갔나? 두 사람은 정말 어떤 사이????????????
아주머니는 얼마 전에 누군가가 자기 더러 총각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말했다면서
“세상에서 할 짓이 없어서 조카하고 붙어먹은 년이 있나 원~~”
말하면서 욕을 하며 길길이 날뛰던 일이 생각이 나서 씁쓰레하다. 몇 년 전에는 동생이라고 하고 지금은 조카라고 하더니 방에서 나온 물건은 무슨 뜻?????????
사랑을 해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정말 국경도 없고 나이도 뛰어 넘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다면 누가 뭐래나~~~~~~~~
"나한테 돈 한푼 못받고 나갔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니들이 달아낸 것 떼가지 않아서 떼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 알았니. 그리고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마라. 어떤 얼간이가 너희들한테 당하겠니. "
林光子 20080404
첫댓글*^^*하며*^^*고맙습니다*^^*"한번 고창은 영원한 고창 (Once 고창 Forever 고창)만복을 축원하며*^^*더욱 건강 다복하시기 바랍니다요 *^^*만사형통의 축원과 함께"고창" "<고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