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는 간소하게 - 오니기리
1 다시마 한 조각을 넣고 밥을 꼬들꼬들하게 짓는다.
2 밥에 참기름,소금 조금을 넣고 주걱으로 섞는다.
3 햄을 썰어 간장과 설탕을 넣어 조린다.
4적당히 식힌 밥 속에 조린 햄을 넣고 모양을 만든다,
(세모,네모,동그라미 다 좋다.나는 오니기리용 틀을 구입했다.)
5 완성된 밥 모양에 김을 잘라 붙인다.(좀 두툼한 오니기리용 김이
따로 있지만 구하기 어려울 땐 김밥을 김을 이용한다)
오니기리건 초밥이건 김밥이건 밥으로 만드는 요리의 핵심은 밥이라고
생각한다. 밥을 잘 지어야 한다. 물론 쌀이 좋은 것이어야 하고,
소금도 마찬가지. 요리의 간으로 주로 쓰이는 소금이 맛이 좋아야
다른 조미료가 필요 없게 된다. 뭐든 어디서나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종종 요리를 잘하는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디
소금을 쓴다. 어디 기름을 쓴다. 이건 어디산 후추다, 이런 말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을 허세로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료가 좋으면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좋은 요리가 된다.
오키나와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선 어디를 가도 쉽게 오니
기리를 만날 수 있다. 오키나와식 오니기리는 통조림 햄이 들어 있다
는 것이 특징이다.햄과 채소, 달걀 등이 더 첨가된 것도 있다. 오키
나와식 오니기리는 통조림 햄 때문인지 불량식품 같은 느낌이 들기
도 하지만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어린아이처럼 "그래도 좋아! 그
래도 먹을래!" 라고 마구 떼를 쓰며 달달한 그 맛을 즐기고 싶을 때
가 있다. 내가 오니기리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단품으로도 훌
륭한 한 끼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간단한 도형 모양의 그 형태가
예뻐서다. 그래서 그림으로도 꽤나 그렸다.
접시에 놓인 삼각형 모양의 오니기리 세 개를 커다랗게 그려 화면
가운데 배치하고 배경으로 산을 그린 그림이 있는데 이 그림을 미국
에서 전시한 적이 있다. 그때 오니기리를 잘 모르는 미국인이 꽤 있
었던가 보다. 이게 대체 무엇을 그린 것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내 그림이 무척이나 사실적 표현을 하지 않은 이유가 컸겠지
만), 그래서 내가 무엇으로 보이냐고 되물었더니 대부분이 집을 단
순하게 그린 것 아니냐고 대답했다. 배경이 산이다 보니 쉽게 집으
로 연상이 된모양이다. 그러니까 검은 문을 가진 하얀 집쯤으로 보
였나 보다. 나는 이런 식의 오해를 좋아한다. 하고 말하면 무척 이
상하겠지만 그렇다. 저 멀리 켜켜이 있는 산이 갑자기 갓 구워진 빵
으로 보인다거나 실개천이 여인의 머리카락으로 보인다거나, 뭐 이
런 거 말이다.
P158~P161
2022-08-08
레아-풀빛기쁨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