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와이프 73년 12월 생인데 5월 중순 화순전대병원에서 4기판정 받았었답니다.
머리엔 4.5cm 짜리 종양(다행인지 불행인지 뇌하수체 아래쪽 빈공간이라...)과 미세한 2군데의 뇌속 종양,
양쪽폐 CT 사진은 골고루 쫙 퍼진 양떼구름 같구요.
집에 담배피는 사람도 없는데 이렇게 억울한일이...
유전자검사에 해당없어 5월 말부터 전뇌방사선 10회와 더불어 탁셀,시스플라틴으로 8월초까지 4차례 주사 맞고,
머리속은 아주 살짝 줄고, 폐쪽은 양떼들 농도가 많이 옅어졌었는데,,,
8월 중순경 오전에 열이 있길레 얼른 응급실 갔다가 백혈구 수치 떨어져 입원해서 하루만에 괜찮아졌는데
간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가 2달정도 입원해 있는 동안 황달수치 25, 간수치 1600 정도 까지 올라가서 정말 보내는줄 알았습니다.
정말 간은 안좋아지면 속절 없더군요...소화기내과 재미없고 약간은 싸가지 없는 교수 말이 "간은 모아니면 도랍니다."
암튼 호홉기내과, 신경외과, 소화기내과 3군데 다니느라 바쁘네요. 교수들 있는 요일도 좀 틀리고.
황달수치 3정도까지 떨어져 이젠 이레사 먹은지 2주정도 되었구요. 얼굴에 여드름이 나는데 다른곳엔 별로 안나는군요
여드름이 많이 나야 효과가 좋다고들 하던데...
항암을 3개월동안 못해서 폐속 양떼들이 다시 커져있는데 이레사가 와이프한테 잘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6개월간 어떻게 지났는지 정말 생각해 보면 저절로 답답해 지네요.
와이프 입원해 있을땐 낮엔 제대로 일을 못해 새벽 1시쯤 병원 휴게실에서 노트북 펴놓고 새벽 3시정도 까지 밀린 일하기도 했고
여름방학 끝나고 나선 초등 2학년 딸아이 학교보내고 신경쓰느라 집하고 병원을 뻔질나게 왔다갔다 했답니다.
덕분에 안빠지던 살도 2~3키로 빠지고 ^^
요즘 와이프는 기력을 좀 차려가고 있습니다.
근데 와이프가 평상시 청소결벽증이 좀 있는 편이라 와이프 입맛에 맞게 청소할려면 정말 힘듦니다.
30평 넘는 집을 일주일이면 3~4번씩 청소기 돌리고 2~3번은 걸레질을 해야하고, 화장실 2개도 10일에 한번정도는
락스 뿌려가며 박박 문질러줘야 하고, 벤타라는 공기청정기도 날마다 물 넣어줘야하고,
그중 입맛이 너무 없어 세깨 밥먹이는것이 가장 힘드네요. 추석전 퇴원해서 6~7주가 되었는데 대략 4주정도 되니
제가 더 이상 해줄 음식이 없더군요. 최근 10일동안에 거의 일주일은 외식을 한것 같습니다.
본인도 무슨 음식이 입맛에 맞을지 몰라 부페도 3번 가고, 회전초밥집 가서 익은초밥만 먹어보기도 하고
짜장면, 돈까스, 삼겹살, 우동, 굴전, 잡채밥, 백숙 등등....정말 환자들한테 안좋은것만 먹었습니다만
그래도 하루에 3숟갈 먹을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나마 토마토, 사과, 감 등은 조금씩 계속 먹으니깐요.
다른분들처럼 현미밥에 청국장, 브로콜리, 유기농 먹였으면 좋겠지만, 이런것들은 정말 안먹네요.
와이프는 지금 딱 시너드오커너 라는 가수같습니다. 짧은 머리에 비슷한 외모..
지금처럼 나와 우리 딸아이 곁에 계속 있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
그나저나 오늘 저녁밥은 뭘 해먹일까, 또 걱정입니다. 된장.....
첫댓글 보기 좋습니다. 그런 남편이 있어 부인님께서는 행복하시겠어요 하실수 있을때 하세요.. 화이팅!!
73년생이면 올해 40이군요. 아직 젊은 나인데 안타깝습니다. 간병이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본인 건강도 챙기면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신의 가호를 기원하겠습니다.
저는 입 맛이 떨어졌을때 고구마와 포도를 먹으면서 버텨나갔습니다. 삶은 계란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세포 활성화로 면역력를 키우는 시술로 효과를 보고 입 맛을 찾았습니다. 화이팅!! 힘내십시요.
힘내세요.......아직 할일이 너무나도 많은데 .....저도 열심히 운동도 하고 회사도 잘 다니고 있습니다
입맛이 없을때는 비빔밥이 좋더라구요 유기농 채소에 약간은 매콤한 고추장 그리고 들기름 한방울.....저는 입맛없을때 이렇게 먹으니 좋더라구요.....
조언들 고맙습니다. 간때문에 무조건 쉬어야 해서리 , 운동은 언감생신입니다만, 그래도 근래들어 입맛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습니다. 5개월전 방사선 할때 극심한 두통이 많았었는데 다행히 간안좋아지면서 부텀 이상하게 두통이라도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어쩌면 심리적인 안정감이 제일 중요할것 같습니다. 치료에도 마음이 절반인것 같습니다.
정성에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본인의 절대적인 완치의 믿음이 생겨서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처럼 아픔이 한줌의 재가 되어
바람결에 남김없이 날아가 버리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