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조사원들이 6일 세종시 금남면 황용리 벼 재배농가 김명성씨(오른쪽)의 논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조사원들은 올해 공익직불금을 신청한 김씨 농지의 형상과 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했다. 농관원 ‘공익직불제 준수사항 이행점검’ 현장 가보니 논밭 주변 배수로 정비 확인 영농폐기물 관리 등도 대상 “농업·농촌 공익적 기능 중요” 농민들 사이에 공감대 확산 114만농가 589만필지 신청 부적합 우려 높은 농지 조사 완료 후 지자체에 결과 통보 10월말까지 감액 규모 확정 11~12월 직불금 지급 계획 6일 오전 10시, 세종시 금남면 황용리 들녘. 유니폼 차림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조사원 2명이 한 손에 태블릿PC를 들고 논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었다. 태블릿PC에는 이 지역 번지와 지목(‘답’)이 자세히 나와 있다. 조사원 신지수씨는 “올해 공익직불금을 신청한 농지인데 관리는 잘돼 있는지, 폐경면적은 없는지 등을 직접 확인하러 나왔다”면서 “농지 형상이 잘 관리되고 있고 주변에 방치된 영농폐기물도 없다”고 말했다.
농가 김명성씨(66)는 “이곳은 2600㎡(787평) 규모로 지난해 직불금을 받은 농지”라며 “비단 직불금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농민이라면 논밭을 깔끔하게 관리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올해 기본형 공익직불금 신청 필지를 대상으로 준수사항 이행점검에 들어갔다. 농관원은 이달 1일부터 9월30일까지 3개월간 농민들이 준수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행점검은 지난해 부적합으로 판정된 필지를 비롯, 올해 처음 신청하거나 거주지가 농지 소재지와 멀리 떨어진 농민의 필지를 대상으로 한다. 항공영상을 통해 폐경지로 추정한 곳도 점검 대상이다.
농민 김씨의 논은 부적합 우려 필지가 아니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점검 대상에 포함했다. 농민은 점검 때 나와 있어야 할 의무는 없지만, 김씨는 조사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
농관원에 따르면 4월1일∼5월30일 전국 114만농가가 589만필지에 대해 2021년 기본형 공익직불금을 신청했다. 농관원은 전체 신청 필지에 대해 자체 ‘현장조사 맵’을 사용해 부적합 우려가 있는 필지를 추출했다.
안일권 농관원 충남지원 세종사무소 팀장은 “우리 지역 직불금 신청 농지는 전체 2만5000필지인데 이 중 2200필지가 점검 대상”이라면서 “조사원을 2인1조로 편성해 하루 평균 20∼30필지, 많게는 50∼100필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원 신씨는 “논은 그나마 경지 정리가 잘돼 있는 반면, 밭은 그렇지 않은 사례가 많아 점검 때 시간이 더 걸린다”면서 “너무 덥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점검이 어려운 만큼 오늘처럼 맑은 날엔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는 항공영상과 무인비행장치(드론)를 도입해 정확성과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했다.
조사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농지의 형상·기능이 잘 유지되는지 여부다. 이웃농지와 구분이 가능하도록 경계물이 설치돼 있는지, 농지 주변 용수로·배수로는 정비돼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영농폐기물 관리 여부도 함께 들여다본다. 다 쓴 비닐이나 농약병이 지상부에 버려져 있진 않은지도 살핀다.
김씨는 “내 논만 하더라도 송전탑 등이 있는 부분은 애당초 농지에 포함하지 않고 실경작하는 농지만 직불금 지급 대상으로 신청했다”면서 “직불금을 신청한 이웃농민들도 준수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고, 농업·농촌 공익적 기능을 우리 스스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식이 퍼져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 조사가 완료되면 농관원은 그 결과를 모아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다. 지자체에선 농관원의 점검 결과를 토대로 10월말까지 감액 규모를 확정하고, 11∼12월 직불금을 지급한다.
이주명 농관원장은 “공익직불금 신청 농가는 농업·농촌의 공익기능 증진을 위해 의무 준수사항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신청 농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세종=김소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