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또 다른 설레임, 나를 성숙케 하는 교과서이며
언제 어디서 어떻한 상황에 처해도 능히 헤쳐나가는 지혜의 창고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별의별 맛..멋..정취를 경험하게된다.
지난 일요일(11/19)...
경남 양산 영축산에 있는 통도사와 자장암을 찾았다.
통도사는 우리나라 3대가람의 하나, 한국불교 삼두마차로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寂滅寶宮)이요,
자장암은 신라때부터 암벽 작은 구멍에 살고 있다는 금개구리를 만나기 위해서...
자장암에 살고 있는 금개구리는
청개구리의 일종인데 눈 가와 입 언저리에 황금색 띠가 둘러져 있고,
등이 거북등처럼 되어있다는 희귀종이다.
불교에서 이 청개구리를 신성시하고 자장율사의 분신인 양 떠 받들고 있다.
그래서 그 호칭도 청개구리나 금개구리가 아닌 '금와보살(金蛙菩薩)'로 불려지면서
많은 스님과 불자들의 예경을 받는다.
☞061119 자장암 금와보살- 한 여름에 찍은 금와보살..챙개구리는 보호색을 띤다
불교에서 '보살(菩薩)' 은,
다음 생에 반드시 부처를 이룰 신분이다.
위로는 옳바른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많은 권속을 거느리고 부처님을 돕는 일생보처이기도 하다.
즉 상구보리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하는 대승불교의 이상형이며 표본이다.
불교에는 10단계의 생명이 있는데 이를 십계(十界)라고 한다.
즉,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하늘. 연각. 성문. 보살. 부처 등이다.
그러므로 보살이란 10계 중 부처 바로 아래 단계 지위로서 워없는 자리인데...
이 금개구리..청개구리에게 보살의 지위를 주어
금와보살(金蛙菩薩)이라고 부르면서 사부대중이 예경하니 획기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불교의 근본인 동체대비사상의 단적인 표현인지도 모른다.
생명존중사상과 무릇 생명은 다 불성이 있다는 개유불성의 발로이리라.
이제 금와보살의 연유를 살펴본다.
옛날 옛날 아주 옛날...
신라 진평왕과 선덕여왕(서기600년겅)때 자장(慈藏)이라는 고승이 살았다.
자장이 통도사를 짓기 위하여 현재의 자장암 터에 움막을 짓고 수행할 때
움막 옆에는 맑은 석간수가 샘솟았다. 자장은 이 물로 쌀을 씻어 메(쌀밥)를 짓고
정한수를 떠서 매일 부처님께 올리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 샘물에는 청개구리 두 마리가 살았는데...
샘물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으면, 청개구리가 물을 흐려놓곤 하였다.
스님은 청개구리를 집어서 멀리 가서 놓아주기도 하고, 쫓기도 하고,
별의 별 수단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청개구리는 언제나 샘물을 흐려놓았다..
☞061119 자장암 금와보살 사는 곳- 암벽 가운데 작은 구멍에 산다
어느 날,
스님은 샘물에서 유영하는 개구리를 유심히 살펴 보는데,
여느 청개구리와는 달리 눈 가와 입 가에 황금색 띠 두른 것을 발견하였다.
큰 법력이 있는스님인지라...
이 개구리가 부처님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영물이라 생각하고
도력으로 샘뭍 터 큰 바위 암벽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뚫어
청개구리 두 마리를 그곳에 살도록 옮겨 놓았다고 한다.
그러면서...청개구리에게 이르기를,
"이 바위 틈에 살면서 열심히 수행하고, 자장암과 통도사를 잘 지켜라." 라는
당부를 주었는데 이를 불교에서는 '부촉(咐囑)' 또는 '수기(授記)' 라고 한다.
청개구리는 이 바위 굴 속에 살면서
평소에는 사람의 눈에 띄지 않다가....나라의 큰 일이 있을때나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굴 입구에 모습을 보여 그 징조를 미리 알려주거나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기도 하여
언제나 세인들의 이목이 집중시켰다.
이때부터
금개구리의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고,
<삼국유사>에도 그 기록이 전해져 내려오니 신이할 따름이다.
이 청개구리가 의인화되고 신성화 되어 '금와보살(金蛙菩薩)' 로 대접을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굴 앞에서 소원을 빌기도 하고
예경을 하기도 하니...별난 개구리임은 틀림없다 하곘다.
☞061119 금와보살 사는 곳- 자장율사가 손가락으로 뚫었다는 석굴에 산다
오늘날도 이 석굴에는 금 테를 한 청개구리가 살고 있는데
아마도 자장율사께서 굴 속에 집어 넣은 청개구리의 후손이 아닐까.
누구나 보고 싶다고 해서 보이는 것이 아니요,
앞사람에게는 보이다가도 바로 뒷사람에게는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등...
많은 영험담과 이적으로 인해 신비감에 싸인 금와보살이다.
내가 자장암을 찾은 지난 11월 19일 일요일
조용히 바위 구멍을 들여다 보는데, 금와보살과 눈이 마주쳤다.
몸은 보호색인 회색을 하고 있는데, 앞발이 어찌나 귀엽고 앙증맞은지.
나도 모르게 합장 반배하였다.
내가 합장 반배하면서 예경한 이유는...
첫째, 습기도 없고 숲도 아닌 살기가 열악한 바위 틈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과 기쁨을 주면서 살아가는 그 생명력을 존중함이요,
둘째는, 지금이 초겨울이라 모든 개구리들이 다 겨울잠에 들었는데...
유독 이 금와보살은 겨울잠 마다않고 동굴을 지키면서 찾아오는 사람들 맞이주는
그 심성이 아름답고 애처롭기 때문이요,
셋째는, 금와보살이 잘 살아가도록 자연경관을 지켜준 자장암이 고맙기 때문이다.
☞061119 자장암- 자장암은 한 폭의 진경산수화. 맞은편 영축산이 보인다
설령...
이곳을 찾아왔다가 금와보살을 보지 못했다 해서
실망하거나 서운해 하지말라.
왜냐면...그들도 하나의 생명이다.
역시 개구리이므로 동면(冬眠)을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며
운동도 하고 활동도 해야 하므로...무조건 아무때나 그 모습을 보일수는 없을 터.
이곳에서 마음자리 씻는다면 그 자체가 모두 금와보살의 덕화이거늘...
자장암 오가는 산 길은 예삿 길이 아니다.
공기 청정하고 계곡에 흐르는 물이 시리도록 맑고 깨끗하며,
빽빽한 소나무와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면서 천연림을 형성하고 있다.
자장암 뜨락에서 마주 보이는 영축산의 모습도 병풍을 둘러친 듯 일품이다.
이 정도의 자연환경이니..금개구리도 살고..그 금개구리 덕분에
너나없이 자장암을 찾으니 이미 금와보살은 우리 가슴에 살아 숨쉬는
수호신이요, 건강한 생태계의 바로메타가 왜 아니랴.
첫댓글저도 이날 통도사 들려 자장암으로 발길을 돌려 가다가 중간에 전을 펼친 행상의 도토리묵에 유혹되어 곡차 한잔에 목마름을 해소하고는 바쁜 일정 땜에 부산으로 돌아왔었다...자장암앞 까진 몇번 갔지만 금화보살과는 인연이 아직 닫지 안는다.,,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저도 이날 통도사 들려 자장암으로 발길을 돌려 가다가 중간에 전을 펼친 행상의 도토리묵에 유혹되어 곡차 한잔에 목마름을 해소하고는 바쁜 일정 땜에 부산으로 돌아왔었다...자장암앞 까진 몇번 갔지만 금화보살과는 인연이 아직 닫지 안는다.,,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보진 않았어도님의상세한 설명에 아름다운 산사 자장암 마음에 담아 갑니다 ㄳㄳ......()...
통도사는 갔었지만 자장암엔 아직..........잘 읽었습니다...감사 합니다...().
금와보살 보겠다고 까치발 들고 서서 애쓰던 일이 생각 나네요 결국 보긴 보고 왔는데...같이간 도반들은 못 보고 온 사람들이 많이들 아쉬워 했는데...
아~ 다음에는 통도사 자장암에 꼭 들러야 겠습니다. _()_
아~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