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왁커피는 왜 그리 비쌀까?
커피를 잘 안마시는 사람도 루왁커피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라는 사실은 안다.
오늘은 루왁커피를 비롯해서 일반커피에 비해서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 커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우선 루왁커피가 어떻게 나온 커피인지 잠깐 알아보자.
인도네시아에 서식하고 있는 사향고양이를 루왁(luwak)이라고 하는데 이 사향고양이가 인도네시아
커피농장주변에 떨어져있는 커피열매를 주워먹고 배설한 뒤에 소화되지 않고 나온 딱딱한 콩
(bean)을 세척하고 건조시켜 나온 게 루왁커피다.
그럼 루왁커피가 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가 됐을까?
맛을 떠나 희소성에 기인한다.
거기에 고도의 상업적인 마케팅이 곁들어진 것이다.
희소성은 사향고양이가 자발적으로 커피열매를 먹고 배설한 걸 통해 얻어지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
그 커피열매 또한 인도네시아의 가장 우수한 품종의 커피열매를 먹은 것이어야 하기에 더욱 더 수확량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가의 커피가 탄생하는데 여기서 불량품의 루왁이 엄청나게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비싼 돈을 주고 마시고 있는 이 루왁커피가 과연 진품일까,
이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데 진짜와 가짜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마실 수밖에. 필자 또한 인증된 정품이라 일컫는 루왁을 볶아진 원두로도 그리고 생두상태로
얻어서 직접 볶아서 제법 먹어보았지만 뭐가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맛과 향으로 나름 판단해보건대 필자가 먹어본 루왁은 그래도 평균이상의 커피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정도의 가격대의 커피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발효된 커피 특유의 누룽지에서 느껴지는 구수하고 쌉쌀한 쓴맛이 특징인데 그런 정도의 맛은
우리가 시중에서 금액적인 측면에서도 큰 부담없이 접근 가능한 다른 산지의 커피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루왁은 비싼 가격대 만큼 굉장한 감동적인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커피는 아니라는 얘기다.
더군다나 이 루왁커피가 고가에 거래되다보니 지금의 현실은 사향고양이가 쇠창살에 가두어진
상태에서 하루 종일 억지로 저급의 커피열매만을 먹다 죽어나가는 참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먹는 저급의 커피열매에서 무슨 대단한 맛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싼게 비지떡이고 비싼 건 그 값을 한다는 말을 우리들은 자주 하지만 일정부분은 맞고 일정부분은틀리다.
똑같은 제품을 가지고도 판매하는 사람의 건전한 양심, 마인드, 가치관이 착한 가격을 형성할 수도
있고 이익에만 눈이 먼 업자를 통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보통커피에 비해 많이 비싸다고 알려진 커피들의 경우 맛과 향이 뛰어나기도 하겠지만 수확량이
적다는 희소성에 기인한 게 더 크다고 봐야한다. 거기에 교묘한 상업적인 마케팅이 더해지기 마련이다.
비싼 커피에 너무 기대를 하거나 맛에 대해 어떤 환상을 크게 갖지는 말자. 실망하기 십상이다.
나름 많은 커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로스팅해보고 맛을 봐온 필자의 견해로는 우리나라에 수입
되는 중저가의 아라비카 생두들의 품질은 제법 괜찮다고 생각된다.
핵심은 각각의 생두가 갖고 있는 좋은 특성을 잘 살릴 수 있게 로스팅해서 신선한 상태에서 나름
숙련된 스킬로 정성스레 잘 추출된 커피는 좋은 맛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커피는 가격이 비싸다고 그 만큼의 맛으로 가치를 증명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커피의 향미라고 하는 것도 개개인의 기호차이에 따른 선호도가 다 다르다.
비싸게 거래되는 커피가 정말 최상급의 커피인지도 온전히 믿을 수 없다.
예를 들면 여러분 앞에 볶은 지 한참이나 지난 오래된 원두로 내린 가격 2만~3만원대의 아주
유명한 커피가 있고 또 다른 한편엔 갓 볶은 신선한 향미가 살아 꿈틀거리는 5000~6000원대의
흔하게 맛볼 수 있는 커피가 있다고 하자. 여
러분은 어떤 커피를 선택하겠는가?
너무나 뻔한 답이 예상되는 질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좋은 커피 한 번 먹어보겠다고 큰 마음을 먹고 거금을 들여 먹었다가 후회하질 않는가?
가격에 현혹되지 말고 품질(본질)을 꼼꼼히 살피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자는 말이다.
출처/그린경제/구형서 카페 피베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