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한방치료, 어제는 병원 물리치료.
번갈아 가면서, 물리치료 받느라 괜히 바쁘다 바빠~
어제 오전에는 물리치료를 마치자 마자,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 가구쇼'를 보러갔다.
사전등록을 해놓은 지라, 무료입장할 수 있었다. 영심님과 둘이서 찬찬히 둘러보았다.
쇼파/ 식탁/ 침대가 주류를 이루었다. 나의 관심사는 오직 쇼파였다.
작년부터 좌천동 가구골목에도 가보고, 우리동네 가구점에도 드문드문 다녀본지라
요즘은 주로 어떤 형태의 소파가 시중에 나오는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모양과 소재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쇼파는 편한 게 최고다. 그걸 이제야 알았다.
너무 많은 물건 속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는 건, 오히려 더 어렵다는 것도 알지만,
우리 동네에서 내가 봐둔 쇼파보다 더 편하고 나은 것이 있나없나를 확인하러 간 것이다.
한바퀴 휘익 둘러보고, 앉아도 보고 했으나, 그 속에서 결정내린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돌아나오는 길에 수제 가죽으로 만든 공예품점에서 영심님이 납작한 구두 하나를 샀다.
25만원 짜리 소가죽으로 만든 구두가 그럴 수 없이 편하게 보였다. 바닥은 생고무였다.
바로 그자리에서 운동화를 납작구두로 갈아신고, 벡스코를 나와 동백가는 지하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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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치호텔 옆으로 난 데크길을 따라 갈맷길 2─1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황동 인어동상쪽으로 내려가서 가지고 간 간식을 꺼내서 점심 대신 나눠먹고 또 걸었다.
걷고, 또 걷고, 또 걸었다.. 누리마루를 둘러보고 민락교를 지나서 광안리 쪽으로 접어들었다.
못 보던 구조물이 광안리 해변 여기저기에 보였다. 10월 들어, 송정, 해운대, 광안리를 차례대로 걸었지.
영심님은 광안대교의 불빛을 보며, 세 군데 해수욕장 중에서 화려한 광안리가 제일 좋았다고 하고
나는 그나마 옛모습을 고수한 송정해수욕장이 좋았다고 말하며 그동안의 소감을 주고 받았다.
3시부터 걷기 시작하여 얼추 8시까지, 이만 사천보를 걷고 수변최고돼지국밥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바다를 옆에 끼고 하염없이 걸었던 날. 요즘 들어서 영심님과 추억을 공유하는 날이 많아졌다.
영심님이 웃으며 말했다. " 있잖아요~ 내 태어나고 오늘이 가장 많이 걸은 날이예요~"
늘 신발이 불편해서 힘들었던 날들을 한꺼번에 보상받기라도 하듯, 새로 산 납작구두를 신고
그녀의 인생에서 또 다른 기록을 세운 날!
그 순간, 파도도 갈매기도 비둘기도 까치도 왜가리도 나도 하나같이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갈길이 멀어서 광안리 해변시장까지는 못 가고 돌아왔으나, 그녀도 나도 행복했던 하루였다.
첫댓글 길을 걸었네 누구와 함께~
걷는 것 좋아하는데 요즈음은 걸을 일이 없네요..
마음에 드는 쇼파 구입 하시고 행복한 날 되세요..
이미 마음에 정해 둔 쇼파는 있는데,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게
어디 있나 하고, 한번 둘러보고 왔지요! ^^ 편한 게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주말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