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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나도 사진 작가 스크랩 경북 의성 산운마을
하늘바다 추천 2 조회 472 11.08.01 09:57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경북 의성 산운마을

 

산운마을은 의성에서 대감마을로 불리는 전통반촌으로,

자연경관이 수려한 영천이씨(永川李氏) 집성촌이다.

마을은 수많은 전설을 간직한 금성산(金城山, 531m)을 뒤에,

비봉산(飛鳳山, 671m)을 옆에 두고 나지막한 구릉과 평지에 자리잡고 있다.

마을이름은 신라시대 불교가 융성할 때에 수정계곡(水淨溪谷) 아래

구름이 감도는 것이 보여 산운(山雲)이라 하였다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마을의 역사는 조선 명종 연간에 영천이씨(永川李氏)가 처음 입향하였다고 전하며,

그 입향조는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학동(鶴洞) 이광준(李光俊 :1531~1609)이라 한다.

 

이후 이 마을에서는 이민성(李民宬 : 1570-1629)참의,

이희발(李羲發 : 1768-1850) 형조판서,

한일합방시 애국지사로 건국 공훈을 세운 이태직(李泰稙 : 1878-1913) 등

많은 인물들을 배출하였다.

 

 

2011년 7월 14일 음력으로는 6월 14일,

오늘은 우리 아버지 기일이다.

초등학교에서 43년 몸 담으시고 정년 퇴직 후 의성군 춘산면 빙계리에서 작은 과수원을 하시는 큰형님 집으로 가는 길,

비는 퍼붇다가 멈추기를 반복한다.

 

 

비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오후 1시를 조금 넘긴 시간

구름이 금성산을 감돌고 있는 산운마을에서 가던 길을 비처럼 멈추었다.

 

 

학록정사와 금성산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42호로 지정된 학록정사(鶴麓精舍)는 조선 영조 26년 건축되었다

 

 

 

 

 

산운마을에 들어서자 할머니 우산을 받쳐들고 당신 길을 가신다.

오늘은 초복날, 아마 할머니 마을회관에 마련된 복날 보양식 드시러 가는 길이 아닐런지요!

돌아오실 땐 허리 쭉 펴질 수는 없는 걸까!

 

 

마을 길을 시작한다.

거추장스럽지만 혹시 몰라 큰 우산도 집어들었다.

 

 

"소우당" 중요민속자료 제237호 소우당(素于堂)

소우 이가발(1776-1861)

정원이 아름답다고 했으나 문은 잠겨있었습니다.

 

 

비가 그친 후의 산운마을은 정갈한 아낙의 부엌같습니다

 

 

운곡당(雲谷堂)

이 건물은 현 소유주 이목의 5대조인 운곡 이희발이 영월부사로 재직하던 1800년대 초기에 건립하였다고 전하는 집이다.

북쪽에 솟은 금성산을 뒤로 하고 남동쪽으로 향하고 있다.

안채에 사랑방 고방 등이 한 동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평면구성은 ㅁ 자형인데 앞채의 좌우에 전면으로 나와 있어 날개 집의 한 유형에 속한다.

안채의 왼쪽 뒤쪽에는 사당이 있고 문간채는 한말에 소실되었다.

 

 

운곡당은 경상북도 지정문화재 문화재자료 374호이다.

 

 

대문이 열려 있다.

한 발을 내딛으니 그 다음 발도 움직인다.

 

 

 

운곡당이라는 당호가 대문에도 있지만

사랑채에서도 보인다.

 

 

안채와 통하는 문이 집 안의 담으로 'ㄱ'형으로 가려져 있다.

 

 

 

조용하다.

주인없는 집을 마냥 ?고 돌아다닐 수 없어

아쉬움에 돌아서서 나오는데

대문 안으로 집주인 어르신이 들어오신다.

혼자 구경하고 있었다고, 집이 참 예쁘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다정다감하게 말을 걸어오시고

집 안 구석구석을 보여주신다.

 

 

시어머니의 시어머니 그리고 시어머니...

어른들로부터 꾸중을 들으시거나

마음 한켠 무거움이 있을 때

저기에 앉아 금성산을 바라보셨다고...

 

안채는 가리워진 곳이지만 그 안채는 금성산을 품고 있었다.

 

 

초복이라 마을회관에서 삼계탕 드시고 오셨다는군요.

그리고 안채를 돌아 뒷곁으로 저를 데려가셨습니다.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는 텃밭에는 풍요로움이 있습니다.

 

 

정년 퇴임을 하신 주인 어른과 두 분이 사신답니다.

잔디를 관리하는 일만해도 힘에 겹다고 하십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는 제가 안스러우셨는지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 한 잔 내어주셨습니다.

 

 

시어머니의 시어머니, 그 시어머니 때부터의 장독대랍니다.

 

 

사당의 담입니다.

이 사당은 한국전쟁 때 피난을 가며 마지막 제사를 고하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닫혀 있다고 합니다.

현재의 사당은 금성산쪽에 가장 좋은 곳에 멋진 경치가 있는 곳에 있다고 하십니다.

 

 

 

향나무 굽어져 사랑채와 잘 어울어져 있네요.

시집을 와 제사를 지낼 때 향을 피우기 위해

마당의 향나무에서 직접 채취했다고 하십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인사드리고 운곡당을 나섰습니다.

 

 

산의 흐름과 기와집의 흐름이 같고

계곡의 흐름과 골목길의 흐름이 같다.

 

 

담장을 넘어 수줍게 고개를 내민 배롱나무꽃이

옛날 옛날  세상이 궁금할 때 댕기머리 양반집 소녀가 돋음발로 내민 붉게 물든 얼굴로 겹쳐진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75호로 지정된 점우당(漸于堂)

 

 

점우당(漸于堂)은 현 소유주 이병직의 증조부인 죽파(竹坡) 이장섭(李章燮)이

1900년 경에 건립하였다고 전하는 가옥이다.

 

 

 

 

 

 

 

 

도시의 빌딩이 자연 앞에 오만하다면

한옥마을은 자연 앞에 겸손하다.

 

"겸손", 화두 하나 마음에서 영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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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1.08.01 09:57

    첫댓글 어울림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 11.08.01 11:27

    침묵, 정적, 한가로움, 평안함이 함께 몰려오네요~~

  • 11.08.01 17:44

    우리나라 다움이 저렇게 아름다운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 11.08.01 19:01

    큰 숨 쉬지도 못하고 조용히 조요~~ㅇ 히 보았네요.
    비가 곧 쏟아질듯한 하늘, 흙길을 밟으며, 아름다운 곡선의 한옥 지붕을.
    시어머니의 시어머니의 시어머니의 꾸중 산을 바라 보며 시름을 서운함을 달랬을 부인들.
    저의 올케언니를 생각해 보면서요.

  • 11.08.01 20:02

    한옥의 아름다움, 정갈한 시골길의 고요, 평화를 봅니다. 또한 겸손을 신부님 덕분에 다시 생각합니다.

  • 11.08.01 20:22

    방송에서 보고 황토담, 흙길, 아름다운 고택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부님 고향길에 산운마을 구경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11.08.02 07:06

    아~ 이런 집들 정말 좋아요.. 저도 어떻게든 저런 한국적인 미를 마당에라도 만들어 보려고, 향나무 소나무 대나무 은행나무까지 심었는데...욕심이 과했나봐요.. 좀 안 어울려요. 바로 저런 산과 지붕이 없어서 그런것 같네요.. 사진 속에서 비온 후에 나는 깨끗한 공기까지 나오는 것같습니다. ^^

  • 11.08.02 09:42

    부드러움이 있군요.

  • 11.08.03 14:01

    정말 고귀하고 정이 넘치는 어머니같은 느낌이 드는 집입니다. 신부님!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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