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훌쩍 넘긴 냉면값… 1년새 7.3% 뛰어
소비자원 “서울 평균 1만692원”
우크라 전쟁으로 메밀값 인상 탓
자장면 가격은 3년새 32% 올라
평균 기온이 오르며 ‘냉면의 계절’이 찾아왔지만 냉면 한 그릇 값이 1만 원을 훌쩍 넘기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3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3월 서울 지역의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692원으로 1만 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3월(9962원)보다 7.3% 오른 수준이다.
면의 주재료가 메밀인 평양냉면 값은 더 비싸다.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 가게들은 올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평양냉면 체인점 봉피양은 3월 20일부터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고기 먹고 간단한 식사로 나오는 ‘맛보기 냉면’ 값만 1만 원에 달한다. 서울 중구 필동면옥도 올 초 평양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올렸다. 마포구 을밀대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사이드 메뉴로 만두라도 시키면 1인분에 2만 원이 훌쩍 넘는 셈이다.
평양냉면 값이 크게 뛴 데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강풍 피해 여파로 메밀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kg당 4677원으로 메밀 도매가격을 집계한 2004년 이래 가장 비싸다. 2020년만 해도 kg당 2950원 선이었다.
유명 평양냉면 가격이 뛰면서 냉면 평균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고기 주는 냉면’으로 인기를 끌었던 육쌈냉면도 7500원에서 8500∼9000원으로 올랐다. 싼값에 먹던 밀면도 최근엔 7000∼8000원 선이다. 고명으로 올라가는 오이 등 야채 값과 가스, 수도, 인건비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대표적 서민 음식인 짜장면, 칼국수 등 면류 가격도 뛰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하는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운데 절반(냉면·삼겹살·비빔밥·삼계탕)이 평균 1만 원을 넘겼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 만에 짜장면 값은 5115원에서 6800원으로 가장 큰 폭(32.9%)으로 올랐고 칼국수도 7269원에서 8731원으로 20.1% 올랐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외식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긴 하지만 원가 부담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 하반기(7∼12월)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