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구조대원들이 17일(현지 시간) 폭우 때문에 강으로 변한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에르프트슈타트에 있는 고속도로 위에서 보트를 탄 채 실종자를 찾고 있다.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이번 서유럽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에 대해 “1000년 만의 폭우”라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사망 180명 넘어, 천문학적 비용 예상
정우진 기자(2021/07/19)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우와 홍수에 대해 독일 기상청은 “1000년 만의 폭우”라고 했다. 그만큼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홍수가 지나간 자리는 모든 게 망가졌다. 이재민들은 천문학적인 복구 작업 앞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BBC 등 외신은 홍수가 잦아들면서 피해 복구 작업이 시작됐다고 18일(현지 시간) 전했다. 하지만 사망자만 무려 180명이 넘는 워낙 큰 홍수인데다 전기, 통신, 가스 등이 끊긴 상태라 복구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인 라인란트팔츠주 아르바일러에서 와인 가게를 운영하는 한 시민은 “전부 파괴됐다.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상황을 모를 것”이라며 울먹였다.
수해를 크게 입은 벨기에도 힘겨운 구조·복구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20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벨기에는 전체 10개주 가운데 4개주에 군을 파견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로이터는 이번 홍수 피해 복구에 독일에서만 수십억 유로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보험업계는 이번 홍수로 올해 자연재해에 따른 보상금 지급액이 2013년 기록된 최고치 93억 유로(12조5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안타까웠던 당시 상황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라인란트팔츠주의 마을 진치히에선 강물이 범람해 최대 7m 높이의 급류가 장애인 요양 시설을 덮치는 비극이 벌어졌다.
해당 시설엔 장애인 36명과 직원 1명이 머물고 있었는데,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장애인 12명이 갑작스럽게 밀려온 물에 목숨을 잃었다.
이 지역 거주자인 루이스 루피노(50)는 뉴욕타임스에 “요양원에 단지 한 명의 직원만 사람들을 돌보고 있었다. 침수로 불이 꺼졌을 때 그들은 공포에 빠져들었고 물이 들어왔을 때 그들은 기회가 없었다”고 슬퍼했다.
홍수 지역에선 지난 14~15일 이틀 동안 평소 한 달 치 강수량인 100~150㎜의 비가 쏟아졌다. 우베 키르셰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1000년 만의 폭우”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많은 비가 내려 범람할 가능성이 작았던 작은 강이나 하천에서도 홍수가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수 대책을 각 지역 당국에 일임하는 시스템이 화를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독일은 지역 정부가 해당 지역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이유로 각종 경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지역 정부가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해나 클로크 영국 리딩대 교수는 “여러 주의 다수 기관이 관여하는 파편화된 체계 때문에 지역별로 서로 다른 조치가 취해졌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의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관련 체계를 정비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헤일리 파울러 뉴캐슬대 교수는 “극단적 이상 기후에 대비해 기반 시설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현재의 치수 능력을 넘어서는 대규모 홍수가 올 수 있으므로 경보·비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댓글 1000년 만의 물난리...
이쯤 되면 '기후 변화'가 아닌 '하나님의 경고와 심판'이다.
자다가 깰 때다.
마라나타.